[사설] 을미년, 권토중래의 기백으로 다시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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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을미년, 권토중래의 기백으로 다시 달려가자
  • 법률저널
  • 승인 2015.01.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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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왔다. 새해를 맞는 심정이 더욱 각별하고 기대가 크다. 그만큼 저무는 2014년 갑오년(甲午年)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힘들고 길게 느껴졌던 한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공직사회에 대한 혁신의 주문이 쏟아졌다.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민간 전문가의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 5의 수준으로 맞춰가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고시와 같이 한꺼번에 획일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무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필요한 직무별로 필요한 시기에 전문가를 뽑는 체제를 만들어 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신설된 인사혁신처장에 ‘삼성맨’ 출신이 임명이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민간기업의 인사 전문가가 공직개혁을 주도하는 자리에 앉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30년 넘게 인사관련업무를 맡으며 글로벌 기업 삼성 인사시스템의 뼈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 처장의 등장으로 관가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기존 정치인이나 공직 출신과는 달리 민간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개혁 행보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직사회의 개방성과 전문성, 업무관행에 대한 개혁작업을 주문하면서 인사혁신처발 개혁 바람이 거세게 몰아닥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직사회의 개방이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공채의 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같은 기조에 따라 올해 5급 공채 선발인원은 평균 11.5% 포인트 줄어든 380명이었다. 특히 7급과 9급은 동결하거나 크게 증가한 것에 비해 5급 공채만 유일하게 줄인 것은 경력채용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고시와 경력채용 제도의 합리적인 조화없이 5급 공채를 일방적으로 감축할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은 현재보다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간경력자 채용 확대는 선례가 보여주듯이 ‘회전문 인사’로 오히려 지금의 관피아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자칫 민간전문가 채용 확대로 석ㆍ박사 자격을 얻은 소수의 계층만 혜택을 본다면 행정 불신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공직사회도 변화의 흐름에 따라 당연히 개혁되어야 하고 혁신되어야 하지만 단순히 공채를 줄이고 민간의 방식을 공직사회에 주입시킨다고 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5급 공채 감축뿐 아니라 사법시험도 올해는 150명 선발에 그치고 2017년에 완전 폐지를 앞두고 있다. 사법시험 수험생들은 희미해져 가는 등불 속에서 절벽의 낭떠러지에 서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지난해 법조계 안팎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갈망하는 목소리가 컸던 한해였다. 사법시험을 존치토록 하는 법안만 4번건이 발의된 것. 지난 12월 김학용 의원, 9월 김용남 의원, 4월 노철래 의원, 3월 함진규 의원 등이다. 이들 의원들의 발의는 사법시험 존치가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기회 균등의 법조인 선발제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사법시험 존치는 로스쿨 제도에 대한 보완책으로 대학을 못가는 사람, 대학을 진학하였으나 로스쿨을 못가는 청년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걸어주고, 희망의 작은 싹을 틔우자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로스쿨을 보완하고, 약자를 위한 작은 희망의 싹을 법조계에 남겨두자는 의미다.

올 한해 수험생들에겐 더욱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공채 축소와 사법시험 감축으로 가야할 길은 더욱 가파르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슴을 활짝 펴고 다시 달려가야 한다. 비록 실패했더라도 몰래 주먹을 불끈 쥐고 힘을 모아 거세게 다시 시도해 보자. 제 아무리 좁은 문이라도 통과할 수 없는 문은 없는 법. 더욱이 올해는 청양(靑羊)의 해다.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푸른색과 복을 상징하는 양의 이미지가 결합돼 개인과 가정에 행운을 가져온다는 속설을 가진 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양처럼 각자의 환경이 순조로운 가운데 모든 것이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그러나 행운은 기회만큼이나 거저 찾아오지 않는다. 자격을 갖춘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다. 행운은 우리가 얼마나 절실하게 꿈을 추구하느냐에 달려있다. 바로 지금이 그 첫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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