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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지정학으로 풀어보는 중국확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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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지정학으로 풀어보는 중국확장(2)
  • 신희섭
  • 승인 2014.12.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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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의 현재시점은 가장 독특한 지정학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지정학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간의 경쟁구조로 이해한다고 하면 현재 상황은 강력한 대륙국가와 강력한 해양국가간의 경합을 특징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지정학적 입장에서 볼 때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은 대륙국가가 강할 경우 해양국가가 약하거나 해양국가가 강한 경우에는 대륙국가가 약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강할 때 일본은 약했고 일본이 강해지면 중국이 약했다. 그런데 2014년 현재 강력한 일본은 더욱 강력한 해군력을 갖추고자 하며 반대편에 서 있는 중국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강력한 대륙세력이 강력한 해양세력과 마주 하고 있는 것이다.

지정학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떤 조언을 던져주는가? 과거의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은 변함없는 지리적 조건의 유용성을 제공한다. 지리적 조건을 활용한 이들의 혜안에서 우리 역시 한 수 배울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지정학이론들이 어떤 발전을 해왔는지를 살펴본다.

지난 시간에는 마한의 이론을 간략히 다루었다. 현대 해군전략의 아버지이기도 한 마한은 해양력이라는 개념으로 해군시대를 주장했다. 20세기에 진입하면서 미국은 농업국가에서 상업을 기반으로 한 무역국가로 전환되었다. 철강과 화학분야의 발전을 이룩한 제 2 차 산업혁명으로 미국의 산업구조가 재편된 것이다. 저렴하게 만들어진 물건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은 안정적인 무역관계가 중요해지게 되었다. 현재도 무역은 해양을 통해서 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무역을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해양운송로안전이 중요해진다. 그런 점에서 마한은 해양력의 중요성 즉 운송에 있어서 해양수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마한이 해양의 중요성이라는 논리를 통해서 해군력을 강조했다면 영국의 지정학자 핼포드 맥킨더(Sir Halford John Mackinder, 1861-1947)는 육군력의 중요성에 눈을 돌렸다. 1900년대 철도는 대륙이 가지고 있던 운송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많은 장비와 병력을 철도를 통해서 이동시킬 수 있게 되자 해양을 통해서만 대규모로 물자 수송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과 대륙지역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영국의 지정학 이론가인 맥킨더는 독일지정학에 영향을 받았고 대륙세력을 강조하였다. 그는 1904년에 ‘추축지대(pivot area)’개념 혹은 ‘심장지역(Heart Land)’개념을 제시하였다. 맥킨더 주장의 핵심에는 심장지역이 되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볼 때 심장지역이 되는 곳은 동유럽과 러시아이다. 심장지역이 되는 대륙의 중심을 장악하려면 먼저 동유럽을 지배해야 한다. 맥킨더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동유럽을 지배한 자가 동부유럽과 러시아로 구축된 심장지역을 지배한다. 이렇게 심장지역을 지배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그런데 전제주의 국가가 심장지역을 지배하게 되면 전제주의가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전제주의의 세계지배는 영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영국은 심장지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 맥킨더는 자신의 이론을 전개하면서 세계지리를 3개로 구분하였다. 세계섬, 근해섬, 외부섬의 3개로 구분한 것이다. 심장지역은 세계섬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지역이 된다. 맥킨더의 지리적 구분에서 심장지역은 실제로 동유럽에서 시작하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에서 시베리아로 연결된 공간이다. 즉 유라시아 대륙의 동유럽에서 시베리아로 연결된 지역이다. 이렇게 정리된 지리적 구분에 따라 심장지역에서 철도와 같은 교통이 발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현재 미개척지인 심장지역의 자원을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심장지역을 지배한 국가는 세계를 지배할 국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래에 자원개발을 통해 세계지배국가가 될 수 있는 국가의 심장지역 지배 즉 특정국가의 대륙패권화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이 지정학 전략의 핵심이 된다. 이를 위해서 영국은 1차 대전이전에는 독일을 통해서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정책을 세웠고 2차 대전에서는 러시아(당시 소련)를 통해서 독일을 견제하는 정책을 세웠다. 이러한 입장은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의 유럽 지배로 인해 영국이 대륙봉쇄령으로 받았던 고통의 경험을 반영한다. 유럽 대륙내의 패권국가 등장은 무역이 생존에 필수요소인 작은 섬나라인 영국의 사활적인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맥킨더 이론은 해양국가인 영국의 입장에서 대륙세력의 강화와 그 위협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해양력과 대륙의 패권화에 대한 지정학 논의는 니콜라스 존 스파이크만 (Nicholas John Spykman 1893-1943)에 의해 다른 각도로 설명된다. 스파이크만은 주변지역(Rimland)이론을 제시했다. 1944년 『평화의 지리학』에서 스파이크만은 맥킨더 이론의 약점을 언급하면서 심장지역과 주변지역의 결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맥킨더가 심장지역을 강조했던데 비해 스파이크만은 주변지역(다른 말로 초승달지역)을 강조했다. 주변지역은 심장지역이라고 하는 동유럽과 러시아와 시베리아를 제외한 유라시아 대륙 지역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북유럽과 서유럽에서 시작하여 중동과 인도를 연결하여 동남아시아와 한반도를 지나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의 캄차카반도까지를 연결한 공간으로 연결하면 초승달모양으로 생긴 공간이다. 스파이크만은 내부초승달지역과 외부초승달지역을 나누었다. 유럽에서 캄차카반도까지 유라시아 대륙에 연결된 지역이 내부초승달지역라면 유라시아 지역에서 떨어진 공간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 일본과 미국이 외부초승달지역이 된다.

유럽에서 중동과 아시아로 이어지는 주변 지역은 기후가 농업활동에 유리하고 인구밀집지역이며 해상진출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미국은 미주대륙만을 방어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변지역을 연결하여 심장지역이 성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지정학논리는 봉쇄정책으로 연결되었다. 냉전시기 러시아와 동구진영의 사회주의블록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미국이 중심이 되어 초승달지역들인 유럽과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동맹을 넘어 한국과 일본과의 동맹으로 포위망을 연결하여 봉쇄정책을 만든 것이다. 주변지역을 조직적으로 연결하면서 심장지역 주변의 해양을 지배할 수 있다면 심장지역을 봉쇄할 수 있다는 논리는 해군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실제로 스파이크만의 이론은 냉전시기 미국의 외교관 조지 케난(George Kennan)이 봉쇄정책을 세우는 데 영향을 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적으로 해군력과 공군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현실적으로 지정학전략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은 해군력이 강조되던 2차 세계대전 시기에 공군력을 이용한 항공모함전략을 통해서 전함위주의 전략을 완전히 뒤집었다. 거대 전함이 포격을 통해 상대국가를 위협하는 전략은 더 큰 전함과 더 구경이 넓은 함포를 요구했지만 실제 이러한 전함이 해군간 경쟁에서는 기대보다 실용적이지 않았다. 전쟁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참전한 미국은 전함을 빠른 시간에 구축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함상에 갑판을 깔고 비행기를 옮기는 항공모함을 전략의 중심에 세운 뒤 적대국가의 전함을 비행기로 격파시켜나갔다. 엄청난 고가의 전함을 저렴한 비행기를 이용해서 격침시킬 수 있다면 합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함은 유용한 군사력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공군력이 강조되는 시기에 알렉산더 드 세버스키(Alexander P. de seversky 1894-1974)는 결정지역(area of decision)이론을 제시했다. 세버스키는 1942년 ‘결정지역’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공군력을 강조하는 이론을 제시했다. 결정지역이란 한국가의 공군력이 타국가의 공군력을 물리쳐 지배할 수 있는 지역범위를 의미한다. 즉 제공권을 결정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이 지역을 지배하는 것이 세계의 지배권을 가진다는 것이다. 1차 대전이후 발전한 공군력은 해양과 대륙으로 갇혀 있던 2차원 공간에서 하늘이라는 3차원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실제 2차 대전에서 영국이 독일에 대해 제공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나 미국이 일본의 제공권을 장악함으로서 전쟁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점은 공군력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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