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4년도 법원행시 수석 최송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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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4년도 법원행시 수석 최송이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12.23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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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구제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원사무관 되고파”

합격하기 어려운 것은 모든 시험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법원행정고등고시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으로 꼽을 수 있다.

법원행시는 매년 10명 남짓한 극소수의 인원을 선발하는 합격의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은 시험이다. 또 어지간한 시험은 명함도 내밀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시험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삼대가 덕을 쌓아야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 2014년 법원행시 수석 최송이씨
아무리 어려운 시험이라도 합격자는 매년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합격의 비법도 있지 않을까. 올해 법원행시 수석 합격자 최송이씨의 수험생활과 공부 방법을 통해 법원행시 합격, 그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비법을 찾아 봤다.

수석 합격의 소감을 묻자 최씨는 “지난해 수석 합격한 김민희씨의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두고 ‘내년에는 나도 꼭..’이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는데 수석 합격을 하게 돼 너무 영광이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수석합격의 비결에 대해서는 “합격한 것으로도 너무 영광인데 더 잘하고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수석이 된 것 같다”며 겸손을 보였다.

건국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최씨가 다른 많은 시험들 가운데 법원행시를 선택한 이유는 “재판도 너무 중요하지만 법원행정절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재판에 이르기까지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법원공무원이고 내가 더 잘하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법원행시에 있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법원행시는 선발인원이 워낙에 적기 때문에 1차시험을 통과하기도 만만치가 않다. 최씨는 어떻게 1차시험의 난관을 통과했을까. 그녀가 1차시험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판례를 꼼꼼히 숙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원행시 1차시험에서 모든 지문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모두 고르기’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부 전략도 여러 종류의 책을 보거나 내용을 늘리는 것보다 기본서와 최신판례, 기출분석을 반복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시험이 있는 연도의 변호사시험과 사법시험 기출문제도 풀면서 최근 시험경향을 익히려는 노력을 더했다.

1차시험을 한 달 앞두고는 그 동안 공부하고 정리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 기본서와 최신판례 위주로 반복 학습했다. 기출문제 중에서 틀렸던 지문을 계속 틀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지문은 따로 표시해 두고 마지막까지 보고 들어갔다.

최씨는 “법원행시 1차시험의 경우 세 과목을 두 시간 동안 한 번에 풀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일주일 전이나 시험이 근접했을 때 전년도 기출문제를 시험시간과 동일하게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

법원행시는 시험과목이 유사한 사법시험 수험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출제경향은 사뭇 다르다. 1차시험도 그렇지만 2차시험에서 차이점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최씨는 법원행시 2차시험의 특징에 대해 “사법시험이 사례를 주고 그 문제해결능력을 물어보는 시험이라면 법원행시는 실무상 많이 소제기 되는 논점이나 실제 재판에서의 절차, 제도, 개선돼야 할 방안 등에 대한 전체적 흐름과 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를 묻는 시험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목별로는 행정법의 경우 기출빈도가 높은 부분을 파악하고 그 부분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서술하는 연습에 집중했다. 특히 최근 특별법원 활성화를 위한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행정법 개정안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이와 관련된 처분성의 확대, 원고적격 확대시도 등 행정분야의 변화 흐름을 파악하고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법원행시 민법은 실제 실무절차와 같이 민사소송법과 연계된 통합사례 문제를 묻거나 해당 민법논점과 관련된 민사소송법상 절차를 함께 묻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임대차에서 임대인이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임차인이 보증금반환청구소송, 건물매수청구 등 반소를 제기한 경우 가부를 묻고 가능한 경우 주문이나 가능한 항변 등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 최씨는 임대차와 채권자 취소권, 저당권, 건물인도청구소송 등 빈출 논점을 따로 모아 통합형 문제에 대비해 연습을 했다.

민사소송법은 법원사무관이 업무상 자주 접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딘지를 생각하면서 공부했다. 최씨는 “병합소송부분의 중요성은 언제나 언급됐던 것이고, 소제기 부분이나 무변론승소판결, 소의 종료, 증거 등 실무상 중요한 부분을 신경 써서 공부했다”고 전했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최신 판례를 시험 한 달 전 것까지 보고 시험장에 들어갔던 것이 도움이 됐다. 이번 시험에서 올해 최신판례를 사례화 한 문제가 출제된 것.

형사소송법은 사례연습에 공을 들었다. 다만 여러 사례집을 풀어보는 것보다 한 권을 반복적으로 풀어보는 것에 비중을 뒀다. 형사소송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히는 증거파트를 공부하면서 최씨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판례지문을 숙지하고 이를 답안에 충실히 적시하는 것이다. 최씨는 “위법수집증거의 원칙이나 사인의 증거수집의 증거능력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해 판례가 정확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판례가 제시하는 기준을 정확히 답안에 기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형법은 공동정범이나 사기, 횡령, 문서에 관한 죄, 뇌물죄 등 기출빈도가 높은 부분이나 최근 입장이 변화되고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봤다. 형법도 실무상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자주 출제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주관식 시험의 특성상 어떻게 논리적인 답안을 작성하느냐는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최씨는 답안작성에서 시간 내에 정확하게 답안을 기재하고 한 줄이라도 더 적기 위해 애를 썼다. 법원행시 2차시험의 경우 불의타보다는 대부분 모두가 알 만한 논점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인 셈이다.

특히 “‘내가 법원사무관이라면’이라는 관점에서 제도의 개선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 등을 기재하는 것이 고득점에 유리한 것 같다”며 “물권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 기억나 이를 답안에 기재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과의례 수준으로 치러지던 면접시험이 최근 몇 년간 계속 탈락자를 내며 만만치 않은 마지막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더욱이 법원행시 면접은 관련 정보도 많지 않아 수험생들이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씨도 정보 부족으로 애를 먹었다. 그녀는 먼저 합격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법원사무관이 하는 일이나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사법부와 관련된 문제와 공직과 관련된 문제, 법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답변을 준비했고 면접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썼다. 실제로 ‘최근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2차시험에 합격한 후 제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는 인성질문의 바탕이 되므로 솔직하고 진실하게 기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면접시험은 하나의 주제를 두고 토론하는 집단면접이 50분간 진행되고 잠시 쉰 후 3명씩 한 조로 개별면접을 치르게 된다. 올해 집단면접은 ‘사법부에 대한 불만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최씨는 “순차적으로 발언권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 토론방식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발언을 경청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면접에서는 주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고 시사적인 문제나 기본적인 법지식에 대한 질문도 나온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석 합격자의 사진을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두고 합격의 의지를 다졌다는 최씨, 이제는 그녀도 누군가의 목표가 됐다. “긴 수험생활을 겪었고 지금도 공부하는 분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누구보다 잘 안다”는 그녀다. 최씨는 수험생들에게 “기약 없는 싸움이 너무 불안하고 힘들겠지만 간절함이 큰 만큼 언젠간 꼭 영광의 날이 올 것”이라며 “혹시라도 더 묻고 싶은 것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주면 도움이 되는 한 열심히 대답하겠다”는 진심을 담은 응원을 전했다.

수험기간 동안 그녀와 함께 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하늘에 계신 사랑하는 우리 딸바보 아빠, 힘드셨을 텐데 묵묵히 그래도 네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라며 기다려준 엄마, 나를 믿고 응원해준 종휘오빠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다른 길을 가게 되었지만 법조인으로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까 항상 같이 고민해주는 송윤 변호사 고마워. 언제나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는 장교식 교수님 감사합니다. 건국대학교 고시기숙사 일우헌에 있는 선배님들, 후배님들 내 동지들 언제나 파이팅입니다!”

“간절히 바라던 길에 들어선 만큼 더 열심히 준비해서 국민들이 만족하고 법의 구제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발걸음 할 수 있는 사법부가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의 새로운 꿈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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