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5급공채 축소·폐지, 재고(再考)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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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5급공채 축소·폐지, 재고(再考)가 필요하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4.12.19 12: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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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되 그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제7조를 합친 것이다. 소위 모든 국민들이 사회적 계약을 통해 한반도라는 영토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만든 셈이다. 또 국가를 운영하는 구성원을 공무원이라고 칭하고 나름의 책임을 지우되 권력과 권한도 부여했다는 것이다.

지난 정권의 이명박 대통령은 권좌에 오른 얼마 후 미국 방문길에서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언급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기업 구성원인 사원을 먹고 살게 한다며 미국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한민국이 기업이라면 당연히 대한민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CEO가 분명 맞다. 사원 5천만명의 거대한 기업체. 주권(主權)은 주권(株券)이 되고 국민은 사원이, 권력은 경영권, 공무원은 주요 임원인 셈이다.

하지만 국가는 결코 기업체가 될 수 없다. 국가란 가치가 우선이지만 기업은 이윤추구가 먼저다. 국가는 소수자, 약자를 안고 가야하는 공동체지만 기업은 강한 자만을 더욱 살찌게 한다. 대한민국 주식회사가 이윤을 추구해 국민들을 살찌우면 되지만 단지 그것에 그칠 뿐이다.

최근 대한항공의 활주로 회항을 두고 국내외가 뜨겁다.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사건 수습은 치를 떨게 하고 있다. 마치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보는 듯해 낯짝이 후끈해 진다. 항공기업의 관리·감독기관인 대한민국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의 자회사 행태를 보였다.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참여 조사위원(항공감독관) 6명 가운데 공무원은 4명, 대한항공 출신 항공안전감독관 2명이 참여했고 결과적으로 대한항공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공정한 조사였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사고 직후부터 드러나고 있는 국토부의 행태들이 이를 방증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부실한 수사가 아니었다면 굳이 이제와서 자체 감사를 할 턱도 없다. 차라리 당당하다면 감사원 감사가 옳다.

특히 공(空)피아 또는 항(航)피아라는 전형적인 관피아가 드러난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해피아의 문제점들을 속속 경험했고 급기야 현 정부는 관피아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높이겠다며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5급공채(행정고시) 축소 및 점진적 폐지, 민간경력 특채 확대라는 카드를 꺼냈다. 수년전 한 외무부 장관 자녀 특채 비리사건을 통해 특채 일괄채용으로 전환된데 이어 세월호 사건은 특채 확대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자는 관피아 척결과 민간경력 특채 학대와는 별개일 수 있다는 것을 금번 대한항공 회항 조사과정을 통해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 거듭 주장하지만 선발과정 못지않게 내부 인사 및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다가오는 2015년 공무원 채용계획에 수험생들은 주시하고 있다. 혹여나 공채 ‘감소’ 특채 ‘확대’가 현실화 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이들의 심정은 차치하고 특채 확대는 자칫 공직문제를 한 층 더 심화시킬 수 있다.

민간경력과 효율성이라는 장점이 자칫 국가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 공채, 특채간 적절한 비율에 의한 균형과 조화가 시급한 만큼 지나친 공채 축소 및 폐지를 추진하기에 앞서 현 시점에서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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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2014-12-19 16:15:32
애초 고시축소운운..은 진단도 처방도 모두 틀렸다. 구원파수사와 세월호수습을 구원파출신 특채 해경국장이 맡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때부터 관피아해결의 대안으로 제시된 민간특채확대는 그 명분을 완전히 잃은것이다. 대한항공출신이 특채돼 대한항공조사를 맡는 코메디는 재벌의 심어놓기와 공익의 사익화라는 재앙의 서곡에 불과하다.

참.. 2014-12-19 16:15:32
애초 고시축소운운..은 진단도 처방도 모두 틀렸다. 구원파수사와 세월호수습을 구원파출신 특채 해경국장이 맡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때부터 관피아해결의 대안으로 제시된 민간특채확대는 그 명분을 완전히 잃은것이다. 대한항공출신이 특채돼 대한항공조사를 맡는 코메디는 재벌의 심어놓기와 공익의 사익화라는 재앙의 서곡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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