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고시낭인, ‘미생’의 또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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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시낭인, ‘미생’의 또 다른 얼굴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11.21 11:2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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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 기자

최근 드라마 미생이 많은 인기를 누리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를 그다지 즐겨 보지 않는 기자도 원작인 웹툰은 물론 드라마의 팬으로서 열심히 챙겨 보고 있는 중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겠지만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프로 바둑 기사가 되는 것을 꿈꾸며 고등학교도 검정고시로 대체하고 바둑에만 몰두했던 ‘장그래’라는 이름의 청년이 꿈을 접고 회사원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처음 입사한 장그래에게 선임인 김동식 대리는 “26살이 되도록 대체 무엇을 했기에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느냐”며 혀를 찼다. 장그래는 그저 고개를 떨구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고시 공부를 하다가 뒤늦게 다른 길로 방향을 돌린 사람들은 마음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이력서를 쓰려고 하는데 아무것도 쓸 것이 없다. 눈 앞에 놓인 빈 칸들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허망함을.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이력서의 빈 칸처럼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공허함을.

어떤 말로도 바둑 기사가 되기 위해 쏟아 부은 노력과 시간을 설명할 수 없음을 아는 장그래는 김동식 대리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고시생들도 그렇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 받을 수 없는 시간들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 다른 꿈을 꾸려고 해도 쉽지 않다. 꿈만 보고 달리느라 스펙을 쌓지 못했고 나이를 먹었다. 스펙이 없고 나이가 많기에 꿈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인 로스쿨에도 갈 수 없고 취업도 어렵다. 결국 일부는 공무원시험이나 자격증 시험으로 눈을 돌려 또 다른 고시생의 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고시낭인이라고 지칭하며 실패자로 낙인 찍는다.

장그래는 그를 실패자로 여기는 시선을 피해 자신을 숨겼다. 자신을 향한 부당한 대우나 평가에 대응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늘리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런 그를 김동식 대리는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몸을 낮춘 장기수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장그래가 마음을 열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내보였을 때, 김동식 대리는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이룬다는 것은 성공이라기보다 하나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고 말이다.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나오고 다시 그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나온다고. 그리고 열 수 있는 문은 하나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고시낭인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열릴 때까지 아무리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계속해서 두드리고 싶어하는 문이 영영 닫히려 한다. 그 고시낭인들에게는 다른 문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많지 않다. 그야말로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완생’이 될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사법시험의 존치일까, 예비시험 도입이나 야간.통신 로스쿨의 도입이 그 길일까. 온갖 생각과 이해관계와 당위가 얽히고 설켜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만이 열 수 있는 문일지라도 그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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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4-12-29 11:34:11
나이 많은 사람들도 다 로스쿨 옵니다.
너무 객관성이 없는 기사네요.

낭인1 2014-11-29 17:07:03
수능낭인도 있습니다 뒤늦게 7급공무원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하였으나 자식같이 품어온 꿈을 버리려니 자꾸만 아쉬움이 남네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어린가요?

ㅇㅇ 2014-12-29 11:34:11
나이 많은 사람들도 다 로스쿨 옵니다.
너무 객관성이 없는 기사네요.

낭인1 2014-11-29 17:07:03
수능낭인도 있습니다 뒤늦게 7급공무원시험을 준비하여 합격하였으나 자식같이 품어온 꿈을 버리려니 자꾸만 아쉬움이 남네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제 생각이 너무 어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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