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평범한 노력파의 4년 6개월 행시 수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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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평범한 노력파의 4년 6개월 행시 수험기
  • 법률저널
  • 승인 2014.1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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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ㅇㅇ/행정고시 일반행정직 56회(2012년 합격)

♣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저는 제56회 일반행정직(전국)에 합격한 김ㅇㅇ입니다. 현재 충청북도에서 실무수습을 마치고 올해 봄부터 감사원에서 열심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음에도 조금 먼저 합격해서 수기를 쓰려니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합격과 불합격은 한 끝 차이인 것 같습니다. 노력과 실력은 충분한데 운이 좋지 않아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일까요? 이제 준비된 분들께 제가 받았던 행운이 다시 찾아가길 바랍니다.

저는 총 4년 6개월 정도 공부했습니다. 평범한 노력파죠.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제 수기는 똑똑해서 단기간에 합격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묵묵히 엉덩이에 진물이 나도록 자리에 앉아있는 분들에게 팁이 되는 방향으로 작성했습니다.

공부량은 충분한데 계속 낙방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해서 갈팡질팡하시는 분들은 공부 방향을 잡는데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시험과목별 경험과 팁

1. 1차 PSAT

일반론

시간관리가 중요함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저는 2페이지(펼쳐서 양 면) 단위로 할당된 시간에 다 풀지 못하면 무조건 찍었습니다. 미리 찍으면서 당황해보니 마지막에 당황하지는 않더라고요.

전체적으로 5개 찍고 35개 맞추자는 전략이었는데, 실전에서는 언어·자료 1∼3문제, 상황 6∼8문제 정도 찍었던 것 같습니다.

푸는 문제들은 정확해야 합니다. 오답률이 높다면 시간을 조정하고 찍는 문제 비율을 높여야겠죠. 스스로 감이 있으실 겁니다. 이 때 과감함도 필요합니다. 첫 보기에서 바로 답이 보일 때 과감히 넘어가면 시간절약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넘어가는 문제가 3∼4문제만 되도 시간 세이브는 충분합니다.

분명한 것은 등수가 아닌 합격선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실수나 오답은 감수하고 마음 편히 합격선만 바라보세요. 이러면 몇 문제 막히는 정도에 당황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그리고 빨간 펜으로 문제의 ‘틀린’이라고 쓰인 부분은 역삼각형으로, ‘옳은’이라고 쓰인 부분은 정삼각형으로 크게 표시해 보세요. 저는 이렇게 한 이후 문제를 잘못 읽는 실수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처음인 분들은 기출문제 전부를 아침마다 30분·1시간 정도씩 여유를 가지고 보기 하나하나 세세하게 분석해보세요. 한 주기만 하시면 PSAT에 대한 감이 오실 겁니다.

시험 전 며칠은 고향에 내려와서 빈둥거리며 놀았습니다. 벼락치기가 통하는 것도 아니기에, 쉬어서 머리를 부드럽게 하려고 했습니다. 조금 불안한 것 빼고는 꽤 괜찮습니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컨디션 조절도 됩니다.

언어논리

지문이 어려운 문제는 제쳤습니다. 지문에 바로 접근이 안 되면 풀더라도 시간 낭비의 위험이 있습니다. 어떤 지문이 자신에게 맞는지는 스스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자료해석

일단 표를 보기 쉽게 구분합니다. 수치들이 개략적으로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 보기 편하게 펜으로 표를 쪼개놓습니다. 이후 보기를 보시면, 표의 어떤 부분에 보기에 해당하는 자료가 있는지 바로 파악이 됩니다. 표 쪼개는 시간은 5∼20초 정도입니다. 문제를 제치는 기준은 표가 잘라지지 않고 한 눈에 잘 안 들어올 경우입니다.

상황판단

이 분야는 저도 못해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수 분들의 수기를 보시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2. 2차 논술

일반론:쓰면서 공부하기, 악필과 펜, 스터디, 마음가짐

‘암기’와 ‘이해’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소리입니다.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은 논리 매커니즘 전체(판례구조 등)를 일단 암기해 두시면 나중에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암기가 이해를 돕는 경우이지요.

조심하셔야 할 부분은 암기가 무턱대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항상 연습장(2차 시험 답안지와 똑같은 용지)에 시험장에서 실제 사용할 펜으로 정리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서브노트 만든다는 느낌으로 쓰면서 공부했습니다(물론 연습용지는 버립니다).

이렇게 하면 논리구조도 보이고 암기도 자연히 됩니다. 다만 팔이 조금 아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실전에서 쓸 10장 답안지에 대비해 손목 훈련 및 글씨 연습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열 번 읽는 것보다 한 번 말하는 것이 낫고, 열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쓰는 것이 낫습니다.’ 공부량은 순공부시간이 10∼12시간일 경우 교과서 100∼150페이지 가량 충분히 가능합니다. 숙달될수록 공부량이 늘어납니다.

펜은 만년필을 사용했습니다. 저도 악필이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펠리칸 M200, M400, 워터맨 찰스톤 등을 써보고, 펠리칸 M400이 가장 잘 맞아서 붙던 해에 사용했습니다(초시 M200, 재시 찰스톤, 삼시 모나미 사용했습니다). 가벼운 무게(무거우면 팔 아픕니다), 적당히 거친 촉(악필들은 볼펜 사용시 미끄러워서 글씨 날아갑니다) 등 가장 쓰기 편하더라고요.

잉크는 연습 시 가장 싼 것을, 시험장에서는 세일러 극흑을 썼습니다. 값싼 잉크는 답안지 뒤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년필은 촉이 본인 손과 습관에 맞게 변형되기 때문에 적어도 2∼3달 정도 미리 사용해 길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스터디는 가끔 했지만 다른 합격생 분들과 달리 큰 효용은 못 느꼈습니다. 답안만 쓰고 리뷰 없이 헤어지는 스터디는 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답안은 많이 쓸수록 좋습니다. 저는 2차 기간에는 150∼200점 정도 썼습니다. 평소 연습장에 쓰면서 하는 타입이라 이보다 더는 힘들더라고요. 판단은 스스로 하십시오.

학원에서 나오는 1, 2, 3순환 모강은 최근 2∼3년치 정도 전 과목 다 풀었습니다. 문제가 겹치고 간단히 푸는 경우도 많으니 2차 기간 내에 다 커버할 수 있습니다. 재시 때 시험장에서 남들 다 본 문제 혼자 어려워서 전전긍긍하며 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브노트는 키워드 중심으로 간략히 정리하세요. 다만 ‘왜 그것이 키워드인가’를 아셔야 합니다. 왜 키워드인지 생각해보고 책 보면서 논리 흐름에 따라 정리하시면 암기 부담도 줄어들고, 구조적 이해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스톱워치로 찍을 때 하루 순 공부시간 8~12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12~15시간 정도 나왔습니다. 엉덩이가 터져서 진물이 나온 적도 있죠. 그 때는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지더라고요. 물론 2차 시험 후 발표 때까지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놀았습니다. 낮에는 주로 학교 뒷산 돌아다니고, 밤에는 친구들과 놀았습니다.

합격하던 해에는 공부방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혼자 교수님들 찾아다니면서 답안지 보여드리고 지도받고, 백강 고시체도 써보며, 답안지도 목차 잘게 나누는 방식으로 바꾸고, 스톱워치도 버리며, 공부 안 되면 집에 가서 쉬었습니다.

마음 편히 먹고, 나의 문제점에 따라 변화를 시도하니 운도 따라줬던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조금만 변화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조금 변하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크게 변하더라고요.

경제학:문제풀이와 정답, 이해

시중에 있는 문제 거의 다 풀어봤습니다. 이렇게 하시면 어지간한 폭탄이 아니고 실수만 없다면 시험장에서도 큰 무리 없습니다. 2차 시험 기간에는 항상 아침 30분~1시간 정도는 무조건 경제학 문제를 풀었습니다.

문제 풀 때 답을 정확하게 내는 것에 초점을 두세요. 문장을 아무리 멋지게 쓰더라도 답 틀리면 그만입니다. 여러분이 채점자라면, 수백 부를 채점해야 하고 정답자와 차등도 줘야 하는 상황에서 답이 틀린 답안지를 세세하게 읽고 충분한 점수를 주실 수 있을까요? 고로 정답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간이 없으면 최대한 간략히 정답만 쓰셔도 답안지 꽉 채웠는데 답 틀린 것보다 좋습니다.

문제 꾸준히 풀면서 책 읽으시기 바랍니다. 경제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서브노트가 별로 필요 없습니다.

저도 황 트리니티와 김 zip 등에 정리해 봤지만, 교과서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교과서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읽고 또 읽으세요. 미시는 임봉욱, 이준구, 서승환, 김영산·왕규호 저를 봤고, 이영환, 삼인공저 발췌독했습니다. 주교재는 임봉욱 저였습니다.

임봉욱 연습문제집, 이영환 해설미시도 반복 풀이했습니다. 거시는 정운찬·김영식, 김경수·박대근, 이종화·신관호 저를 봤고, 이우헌, 맨큐, 주상영, 조장옥 저를 발췌독했습니다. 주교재는 매해 바뀌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문제풀이와 정답, 교과서 이해 중심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행정법:쟁점이해와 강사선택, 법전

행정법은 논점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쟁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잡아내면, 이후 학설·판례·검토는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저도 처음에는 답답했는데, 논점을 이해한 후에는 가장 편하고 공부량 적은 과목이 됐습니다. 책은 홍정선 저, 박균성 저 봤습니다.

행정법이 어려우신 분들은 강사선택을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쟁점도 강사마다 설명방식이 다른데, 이 경우 자신에게 적합한 설명방식이 있습니다. 이건 강사님들 문제라기보다 그냥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사고구조가 다르니 발생하는 문제 같습니다.

저는 정선균 선생님께 법전 활용을 배웠고, 김정일 선생님께 쟁점이해를 배웠으며, 류준세 선생님 모의고사로 논점추출 연습하고, 김기홍 선생님 쟁점정리 노트 활용했습니다.

서브노트는 3순환 때마다 새로 만들었습니다. 분량은 30페이지부터 200페이지까지 만들어봤는데, 50 페이지 넘어가면 시험 전날 소화가 버겁습니다.

저는 30페이지 정도로 대충 만들었던 초시 때 행정법 점수가 가장 좋았었습니다. 근데 재밌는 것이, 서브노트 정리를 하면 할수록 김기홍 강사님 쟁점정리처럼 됩니다.

법전은 최대한 활용하세요. 소송법 등은 누구나 다 적으니 반드시 적시하시고, 개별법도 찾아서 쓰셔야 합니다. 평소 법전 찾는 연습하시면 실전에서 새로운 조문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실전에서는 개별법 조문 활용하는 문제가 반드시 나옵니다. 저는 실전에서 적으면 1~2개, 많으면 4~5개까지 개별법 조문 적었습니다.

행정학

행정학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책은 유민봉 한국행정학, 이종수·윤영진 외 새행정학, 이달곤 테마행정학, 박경효 재미있는 행정학, 권기헌 행정학 봤습니다. 주교재는 이달곤 테마행정학이었습니다. 테마행정 사례연구도 반복해서 봤습니다. 저에게 행정학은 상황판단 같은 존재라서 다른 분들의 수기를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정치학

특별한 교재는 없었습니다. 정원준 선생님 논문, 최승호 선생님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특히 많이 본 것은 김비환 교수님 정치철학 강의자료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정치와 문화’였는데, 정치철학을 답안지에 많이 활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답안지 서술시 주의할 점은 생각보다 키워드와 명쾌한 서술을 원하는 교수님들이 꽤 많다는 점입니다. 물론 키워드는 이해에 기반해 들어가야 할 곳에 정확하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키워드의 단순 암기와 나열은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목차를 잘게 나눠보세요. 합격하던 해에 1개 목차 당 3줄을 넘지 않았습니다. 목차 나누고 내용 충실히 쓰면 가독성도 높고 풍부해집니다. 논리적 흐름에 따라 들어가야 할 말이 들어가야 할 곳(키워드)에 들어가고 읽기 쉽게 배려하며(목차 구분) 합리적 결론을 도출한다면 점수가 낮게 나오지는 않겠지요.

지방행정론:행정학과 정치학의 사이 어디쯤

학원 강의도 없고 기출문제밖에 없지만 책 보면 되니 크게 상관없습니다. 기출문제 정리해 보시면 책으로 충분함을 알 수 있습니다. 도시행정 분야가 폭탄일 수 있으나 최근 출제빈도는 저조합니다.

책은 김병준 지방자치론, 이달곤 지방자치론, 최봉기 지방자치론, 소진광 외 한국 지방자치의 이해, 이명훈 HI PASS 지방행정론 등을 봤습니다. 김병준 저로 체계를 잡고 다른 책은 참고했습니다.

그리고 최신 트렌드 이해를 위해 2차 시험 1∼2달 전에 도서관에서 6개월 분량의 ‘지방자치’ 잡지에서 이슈되는 부분을 복사해서 공부했습니다.

답안지 연습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선택했을 때는 시험장 들어가서 써본 것이 다였고, 이후에도 비슷했습니다. 행정학 답안지 쓴다 생각하시고 공부한 내용 쓰면 충분합니다. 행정학·정치학 지식도 적극 활용하세요.

3. 3차 면접

면접은 2차 발표 끝나고 해도 충분합니다. 미리 준비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2차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준비가 제대로 되기는 어렵습니다. 평소에 필요하신 것은 공무원임용시험령의 평정기준인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 등 5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면접은 토론, PT, 인성을 통해 위 5가지 항목에 맞춰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틈틈이 다큐멘터리나 시사특집을 보시기 바랍니다. 2차 답안지뿐만 아니라 면접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그 외에 헌혈 꾸준히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봉사활동으로 괜찮은 방법입니다.

♣ 끝내며

공부기간 내내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했던 것은, 거울을 보며 “안녕하세요 김ㅇㅇ 사무관님”하고 인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최면 또는 자기만족이겠죠. 불안한 마음을 덜 방법이 없었으니. 그래도 인사하면서 최면이 생겼는지, 이 길만 바라보고 간절하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지금은 비록 많이 힘든 상황이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긴 휴식이 옵니다. 분명히 올 테니 믿어 의심치 마세요. 잘 풀릴 때가 있고, 잘 안 풀릴 때가 있죠.

저는 다행히 2012년이 과분할 정도로 잘 풀리던 해였습니다. 여러분들도 분명히 곧 올 겁니다. 그 때를 위해 조금씩 변하면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5급 사무관이 돼 조국과 민족의 디딤돌로써 국가를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하는 그 날만 바라보시길. 건승을 기원합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 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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