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공감'(22)-외모지상주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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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의 '공감'(22)-외모지상주의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이유진
  • 승인 2014.11.1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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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KG패스원 국어 강사

얼마 전, 조교가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보여 주었습니다.

‘노량진 여강사 외모순위’

수험생들이 드나드는 커뮤니티 중 하나에 정기적으로 누군가 순위를 매겨 올리고 있더군요. 저는 어디쯤 있었을까요? 네, 처음 보았을 당시 ‘7위’였습니다. 피식 웃고 뭐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 더 지나 조교가 7위에서 10위를 거쳐 1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고 알려 주더군요. 저는 몇 주 사이에 당연히 좀더 늙기야 했지만, 막~ 못생겨지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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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발끈하는 마음이 들어 제 위(?)에 계신 분들을 좀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니 더 발끈하게 되더군요. 신이 공평하다면, 외모와 지적 능력은 좀 반비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대체 똑똑하고 예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습니까!

고백하자면, 제 스스로 엄청나게 예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지적 수준 대비로는 괜찮은 외모라고 생각해 왔었거든요. 초조해졌습니다. 외모로 수강생을 끌 생각은 없지만, 못나서 수강생이 적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듣기 싫습니다.

동영상을 통해 제 외모적 문제점을 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를 아는 수험생들이 지금 어떤 부분을 떠올리실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카페를 통해 리서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네요.) 카메라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제 친구들의 공통 의견은, ‘팔자주름’이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얼마나 웃으며 살았는지 보여주는 ‘낙천적 성격’의 흔적인데도, 잔인하게 ‘노화’의 증거로 폄하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지금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저의 둔함에 놀라더군요. 관리실은 다니느냐, 탄력에센스는 쓰느냐, 정기적으로 시술은 받느냐는 공격을 당했습니다. 잘 먹고 잘 자면 되지 않느냐고 응수하는 제게, 친구들은 혀를 찼습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부모님이 이 정도 낳아주신 것에 만족하며 살았는데, 서른이 넘도록 잘 지켜온 제 얼굴에 의사 선생님을 ‘제2의 부모’로 맞이해야 하나요?

수험생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누군가에 의해 외모로 순위를 매겨지는 경우는 흔치 않겠지만, 또 지금은 그런 거 생각할 때냐며 한 글자라도 더 공부하겠지만, 그래도 어느 날은 길을 걷다가 무심코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쉬기도 할 겁니다.

네, 우리는 모두 ‘외모를 잣대로 한 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후에 여러분이 사회생활을 하실 때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외모 수준이 타인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덕을 볼 정도의 외모 수준이 되려면 대략 상위 5퍼센트쯤 되어야 할 것 같고, 불이익을 볼 정도의 외모 수준도 약 하위 5퍼센트 정도가 아닐까요? 나머지 90퍼센트는 환경이나 능력, 다른 상황들을 잣대로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저는 중간을 구성하는 90%인 것 같아요(자가 평가 기준) 외모 덕을 보려면 어마어마한 노력으로 5%안에 들어가야 할 거예요. 생각만 해도 피곤합니다.

우리 눈은 상대를 보면 순식간에 상대의 ‘외모’를 파악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읽히는 정보가 눈, 코, 입의 절대적 크기나 키, 몸무게의 정확한 수치는 아닐 것입니다. 막연하지만 저는 그 정보의 전체적인 이름을 ‘분위기’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작지만 조합이 좋은 이목구비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표정이나 자세일 수도 있겠지요.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목소리나 화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수만큼 외모의 구성요소도 다양하겠지요.

언젠가 TV에서 모델 장윤주 씨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 제 얼굴이 너무 좋아요.” 객관적으로 예쁜 얼굴이 아니라는 점에는 스스로도 동의하리라 생각합니다.

우스개지만 ‘못.친.소’의 초대장을 받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장윤주 씨는 심지어 외모로 먹고 사는 직업을 가진 분입니다. 그리고 그녀를 보면 신기하게도 참 매력적입니다. 그 작은 눈도 주인이 사랑하니 예쁘게 보입니다.

자, 이제 슬슬 ‘외모지상주의’와 대치하지 않고 이 시류의 덕을 볼 방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소수의 저항으로 깰 수 없는 사회의 흐름은, 올라타는 것이 스스로를 돕는 길입니다.)

‘개성’과 ‘자신감’이 바로 답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에너지는 나를 아름답게 만들고 다른 이들의 눈에 나를 예쁘지는 않더라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심지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말도, 자신감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매력적입니다.

제 친구 한 명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말한다고 합니다.

‘아, 예쁘다. 오늘도 사랑해.’

이 친구를 알고 지낸 지 십 년인데, 십 년 전에 비하면 정말 등급(?)이 달라졌죠.

저도 이제부터 매일 실천하려고요.

지금 혹시 책상 위에 거울을 올려두고 뾰루지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계시진 않나요?

엄청나게 아름답고 잘생긴 스타들도 이런 말을 듣습니다.

“그냥 그런데?”, “얘보다 얘가 낫지.”, “늙었네, 늙었어. 쯧쯧”

남의 눈에 들려고 하면 끝이 없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이상형’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거울을 보며 씽긋 웃어 보세요. 나 자신의 ‘이상형’이 되자고요.

예쁜 건 몇 달, 매력은 평생입니다.

매력은 ‘의느님’이 주시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만들어 줍니다.

오늘 칼럼은 제 스스로 파이팅하는 글이군요. 여러분 대부분(90%)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근거도 없이 자신있게 외쳐 봅니다.

   ▲ 그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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