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수험생들의 울분을 법무부에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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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수험생들의 울분을 법무부에 고합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3.12.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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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발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컷라인 42.64 905명 합격! 나머지 4007명 과락으로 탈락!!! 발표결과가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잘못 된 점을 말씀드리니, 이의 시정을 바랍니다.


첫째, 상대평가시험에서 합격예정인원보다 적게 뽑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일 컷라인 이하 점수의 면과락자가 없다면 사법시험령 제5조 제2항의 ‘4할’이라는 문구에 충실한 선발이기는 하지만 상대평가라고는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기형적 형태의 절대평가선발이 되고 말았습니다. (과락이 없는 자는 모두 합격!) 이러한 선발은 사법시험법 제3조, 제4조에의해 스스로 필요하다고 심의했고 법무부장관이 정하였으며, 사전에 공고한 선발예정인원의 규정을 무시한 것으로 법령위배와 신뢰보호원칙위배입니다. 선발예정인원규정이 이처럼 무시되고, 저점수 채점방식하에 4할 기준의 과락제도가 운영되면 극단적으로 시험합격인원을 임용에 필요한 인원이하로 줄일 수도 있게 됩니다.

둘째, 기형절대평가의 기준이 된 과락선 40점!!! 과락제도자체도 올해 같은 경우 기본실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한 과목에서 실수를 한 실력자(6과목53점, 1과목39.5)보다 저득점-면과락의 럭키맨(6과목 41점, 1과목51.22점)을 선발하는 역기능이 오히려 크게 작용합니다.

컷라인이 40점대 후반에서 50점대 초반까지 형성되었던 예년에는 이런 과락제도가 불합리하지만 그나마 수긍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컷라인이 42.64인 올해 같은 경우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로 재고되어야 합니다. 요컨대 우수인재 선발기준으로 제도 적합성이 없는 것이지요. 또 과락제도는 국가고시전반에 예로부터 채택된 제도이나 현대사회는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오히려 필요로 하며 이러한 추세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라 생각합니다.

셋째, 과락자가 많이 나올 경우 매년 그 과목의 점수를 상향조정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러나 올해 컷라인이 지나치게 낮아진 것으로 보아 이런 작업을 일부러 생략한 듯 합니다. 그렇다면 고득점 과락자 구제 측면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또 채점도 재량이라지만 선발예정인원에 미달케하고, 보다 우수한 인재의 고득점 과락을 양산한 점에서 목적위배, 재량권 불행사의 위법이 있는 것이지요.

넷째, 수험생들 사이에는 올해의 선발기준변화를 로스쿨 또는 교수의 책 판매 혹은 변호사 수 조정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들까지 있습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옥석을 가려 유능한 인재를 선발해야하는 시험에서 갑작스런 기준변화로 수년간 공들여 공부해온 수험생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연수원수료자 취업난 등은 국가 인력정책에 의해 제도적으로 조정될 수는 있어도 출제 채점과정에 의해 고려될 사항은 아닙니다.

다섯째, 모든 문제에는 난이도가 있다는 점, 문제 출제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점수분포가 변화한다는 점은 상식에 속
합니다. 면과락자 전원합격시험의 결과를 수험생들의 잘못만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출제에도 문제가 있다는 말이 많습니다. 문제출제는 출제위원들의 고유권한이나, 과락자가 속출한데는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최근 기출 유사 문제가 재출제 되거나 설문의 출제의도가 수험생에게 애매하게 느껴지게 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만... 이는 수험생입장에서 교수님들의 문제에 대한 의중을 왈가왈부 하는 것이 좀 외람되어 뭣하지만 아무튼 이러한 체감 난이도가 채점에 반영되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섯째, 채점상 문제입니다. 과거와 달리 채점위원이 1문, 2문을 분리 채점하는 관계로 과연 이 수험생을 해당과목에서 과락 시켜야 할 지에 대한 고려가 생략되게 된다는 점에 과락제도의 불합리성을 완화할 수단이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채점의 신속을 위한 것이므로 수험생의 부담으로 전부 돌릴 수는 없고 채점후의 점수조정 필요성과 과락기준의 변동이 필요한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시험관리 당국은 이러한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원래의 예정인원대로 100여명을 추가합격 시켜주기 바랍니다... 기준은 과락을 고려하지 않은 최고득점순으로 하는 것이 공평할 듯 합니다. 이러한 처리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 중에 현재 발표된 합격자에 못지 않은 유능한 인재가 많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상황의 발생원인이 수험생의 질저하 때문이라고만 매도하고 있는 데 분노하고 있습니다. 1차 수험공부 때문에 2차 준비할 시간이 적었다는 말도 44회 1차 합격자가 2천5백 이상 있었음을 감안할 때 납득할 수 없습니다. 과연 작년에 비해 수험자들의 질이 그렇게 저하됐을까요? 이를 검증하기 위해 답안을 샘플링해 재채점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는 사랑으로 제자들, 보다 크게 이 나라의 인재들의 육성에 힘쓰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수험생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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