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난이도 논란…P/F제 찬·반 논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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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난이도 논란…P/F제 찬·반 논쟁 ‘활활’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11.1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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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목 점수차 44.35점…최근 5년새 최대
동일과목 롤러코스터급 난이도 변동도 문제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 난이도 편차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51회 변리사시험 합격자가 지난 5일 발표됐다. 발표 직후부터 수험생 커뮤니티는 선택과목 편차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일부 수험생들은 언론이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등에 선택과목 난이도 차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거나 또 행정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 난이도 편차, 얼마나 심각하고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까.

▆ 회로이론 응시자 493명 중 302명 80점 이상 획득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에 대한 불만은 매년 터져나왔지만 올해는 강도가 한층 더 거세다. 매년 대박과목과 쪽박과목이 있었지만 올해의 대박과목이 회로이론이었던 점에서 파급효과가 크다.

2차시험 전체 응시자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회로이론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로이론의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합격자의 75.38%가 회로이론 선택자로 채워지게 된 것.

특히 수험생들은 회로이론에 고득점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시험 난이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회로이론 응시자 493명 가운데 302명이 80점 이상의 고득점을 얻었다.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과목과 가장 높은 과목의 점수차가 44.35점에 달하며 최근 5년새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점도 문제시되고 있다.

지난 2010년 평균 점수가 가장 높았던 과목은 화학반응공학으로 75.38점을 기록했다. 가장 점수가 낮았던 과목은 철근콘크리트로 32.22점에 그쳤다. 과목간 점수차이는 43.16점으로 올해에 이어 2번째로 큰 점수편차를 보였다.

2011년에는 약품제조화학 73.43점, 전기자기학 34.05점이 각각 최고∙최저 평균점을 나타냈고 점수차는 39.38점으로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2012년에는 제어공학이 76.21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자기학이 전년에 이어 44.76점으로 가장 낮았다. 점수편자는 31.45점으로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최고 점수는 분자생물학의 74.66점, 최저 점수는 금속재료의 41.66점으로 점수차는 33점이었다. 올해는 회로이론이 77.53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자기학이 33.1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최고∙최저 평균점을 기록한 과목들은 지원자가 최대 32명, 최소 7명 정도의 소수과목이었기 때문에 올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급력이 작았다. 하지만 매년 4백명 이상의 많은 인원이 도전하는 회로이론의 점수 폭등은 선택과목 복불복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 변리사 2차시험 선택과목 난이도 편차로 인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P/F제를 도입하는 경우에도 올해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전기자기학은 14.28%, 회로이론은 84.17%의 선택과목 합격률 격차를 보이게 된다. 이에 수험생들은 선택과목 난이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은 금년도 제2차시험에서 고사장을 나서는 수험생들(법률저널 자료사진)
과목간 점수 불균형 뿐 아니라 동일 과목의 난이도가 매년 롤러코스터급으로 변동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회로이론의 평균점수는 2010년 62.25점에서 2011년 46.71점으로 급락했다. 2012년에는 57.13점으로 10점가량 높아졌다가 지난해에는 48.86점으로 다시 곤두박질쳤다. 올해는 무려 28.67점이 높아지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회로이론 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과목이 매년 10점에서 30점 이상까지 점수 변동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39.56점 하락한 전기자기학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전기자기학 지원자 7명 가운데 1명도 합격자를 내지 못한 것.

이처럼 동일 과목에 대한 난이도가 매년 급변하면서 수험생들의 예측가능성과 시험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선택과목 복불복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 P/F제 도입시 선택과목 합격률…전기자기학 14.28%∙회로이론 84.17%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만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좀처럼 모아지지 않고 있다.

오는 2018년부터 시행이 유력시 되고 있는 2차 선택과목 P/F제의 경우 기존 선택과목 수를 유지하면서 선택과목 편차가 최종 합격 여부에 미치는 영향력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선택과목의 비중이 약화될 수 밖에 없어 변리사의 기술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택과목 P/F제 도입에 변호사에 비해 변리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인 기술 전문성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로스쿨 제도 이후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변호사와 변리사간의 경쟁 구도가 한층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의견이다.

특허청 공무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수험생들은 “변리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부러 시험 난이도 조정을 하지 않을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P/F제 도입안은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번 시험 결과가 확인된 이후 선택과목 편차가 줄어들 수 있다면 도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음으로 고려될 수 있는 방안은 공인노무사시험과 사법시험 등에서 선택과목간 난이도 편차를 줄이기 위해 도입하고 있는 표준점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표준점수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모집단이 형성돼야 하는데 변리사시험의 경우 지원자가 한 자리수에 그치는 과목들이 많아 제도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택과목 수를 대폭 줄이고 표준점수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지만 변리사의 전공 다양성이 약화되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P/F제를 도입하는 경우나 과목 수를 줄이고 표준점수제를 도입하는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난이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이다.

지금처럼 같은 과목의 난이도가 매년 급변하고 그로인한 과목간 편차가 계속되는 한 과목 선택에 의한 불평등한 결과도 정도만 다를 뿐 계속해서 문제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결과를 개정안이 규정하고 있는 50점을 기준으로 P/F제를 도입한 경우에 적용해보면 전기자기학 지원자는 14.28%, 회로이론은 84.17%의 선택과목 합격율을 보이게 된다. 여전히 결과의 불공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운영하는 산업인력공단에 보다 철저한 시험출제관리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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