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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와 책임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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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와 책임총리
  • 송희성
  • 승인 2003.12.04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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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희 성
수원대 법정대학장·법학박사

최근 정치권의 일각에서 “책임총리제” 운운하고 있다.  우선 정치와 헌법의 우열 내지 상관관계에 대한 논쟁은 제쳐 두고, “책임총리제”를 논하는 사람들의 주장 내용은 무엇인가, 현행 헌법하에서 그것이 채택이 가능한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책임총리제를 채택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거는 첫째,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비대하여 물리적으로 처리 불가능일 뿐만 아니라, 남용의 우려도 있다는 것이고, 둘째 그 내용은 개괄적으로 말하면 대통령에게는 외교·국방 등의 문제만 전담하게 하고, 내정은 국무총리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보통인 것 같다.  그리고 간혹 여소야대 정국 상황에서 대통령의 발목잡기 정치를 피하게 하려면 국무총리는 야당이 지명하는 자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기도 하다.

이 문제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대통령이 취임초기에 다소 혼잡스럽고 흔들리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그런 현상은 현직 대통령에 국한한 현상일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60년대후 지금까지 어느 대통령도 취임초기에 다소의 시행착오를 보여 왔다고 본다.  그것은 국정을 전체적으로 조감하는데 시간 걸려서 그렇게 한 경우도 있고, 자기를 당선되도록 선거운동을 한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여 그렇게 된 경우도 없지 않다. 
이것은 앞으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나라든 취임 후 상당한 기간 반대파도 비판을 가볍게 하는 것이 상례이기도 한 것이다.  원인이 이렇다면 이른바 “책임총리제”를 두어 총리가 책임지고 국내행정을 수행해 나가면 보다 안정적일까. 
오늘날 나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국내행정이 외교·국방과 상호 연결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국무총리가 책임지고 독자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대통령과의 마찰은 불 보듯이 뻔하고, 특히 다수의석을 차지하는 야당이 추천하는 사람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경우 정권 쟁탈 전화될 우려가 많은 것이다.  사실 지금 현재도 국내행정의 중요문제들은 장관들이 국무회의에서 타장관들과 협의하고 결정하는 체제가 되고 있고 의견이 대립하여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결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현행 대통령제에서 문제점은 대통령이 국무총리의 의견, 장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귀착한다.  다소간 대통령이 독주하는 면이 있다면 오랫동안 일인독재·권위주의에 의한 인치(人治)주의에서 시스템에 의한·법에 의한·여론에 의한 객관적 결정을 필요로 하는 제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인 것 같다.
여기서 집고 넘어갈 것은 결정권자도 민주주의적 방식에 따르고 신중하여야 하겠지만, 비판자들도 대안 없는 비판·파괴적 비판을 일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지역구도에 기대어, 당선에 영향이 없는 한, 자기 뱃속에도 변이 있음을 무시한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어떤 제도·구조를 택하던 양보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여 나라의 먼 장래를 위하고, 젊은이들이 귀감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책임총리제”를 채택한다고 가정할 때 헌법상·민주주의와의 관계상 문제는 없겠는가 하는 것이다. 
첫째 우리 헌법 제86조 제2항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말할 것도 없이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으나,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통령의 명시적·묵시적 의사에 반하여 행정각부를 통할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국무총리임명에서 국회동의를 얻도록 하여 약간의 민주성 가미 내지 의회의 견제장치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대통령이 명령 없이는 책임 있는 정책결정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바, 이것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지면 관계상 두 가지 문제만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지 않고, 자기가 책임지는 최종적 결정을 할 권한을 가지려면 헌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둘째, 국무총리가 최종 결정을 하고 책임지게 하려면 그것이 국내 행정에 국한하는 것이라도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선거시 국무총리를 대통령 러닝메이트로 하여 국민이 직접 선거하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만일 이렇게 한다면 대통령제하에서 부통령제를 채택하는 것이 될 것이고 그 인물선정은 행정에 밝은 사람보다 “정치적 인물”이 입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  “책임총리제”는 다시 말하거니와 오랜 행정경험을 가진 자가 책임 있는 행정을 하도록 하려는 것이나, 이렇게 하려면 민주적 정당성도 문제가 되고, 또 임기를 보장하는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현재 의회의 상황상 국가권력이 사실상 이분화 되어 있는데다, “책임총리제”를 택하는 것은 국가권력을 삼분화하여 “배가 산으로 간다”는 형국이 되는 것은 남·북상황, 합리적인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모자라는 우리나라에서 곤란하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기 어려운 점이기도 하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정치개혁상 시급한 것은 정치자금제도의 변경과 국회의원선거에서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되, 당리당략 차원에서만 결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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