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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도입 6년,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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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도입 6년, 아직 갈 길이 멀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10.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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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정상화·고비용·실무수습 등 난제

[법률저널= 안혜성 기자] ‘법조인 배출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도입된 로스쿨, 어느새 5년이 지났지만 제도 안착을 위해 갈 길이 아직 멀어 보인다.

최근 로스쿨의 현황을 짚어보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담론의 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된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에서도 이같은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로스쿨 교육 정상화 방안, 고비용 문제, 최근 이슈가 된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실무수습 문제 등 로스쿨에서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교수들도 모르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 교수들이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행 로스쿨 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로스쿨생들 실력 없다는 비판이 나오면 변호사시험에 붙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로스쿨에는 실무자 교수가 너무 적고 연구자 교수가 너무 많다”며 “이미 기득권이 된 로스쿨과 그 기득권을 가장 잘 이용하는 교수들이 이 틀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무엇이 실무인가, 로스쿨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이 던져져야 한다”고 도입 6년을 맞은 로스쿨 제도에 다소 걸맞지 않는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한 교수와 다른 관점에서 “훌륭한 실무가가 훌륭한 교육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로스쿨은 실무를 연마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기초법학의 고사 위기를 가져왔다”며 “법학부를 되살려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최된 제9회 한국법률가대회에서 로스쿨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급증하는 변호사 수에 관해 다양한 논의가 전개됐다.

박찬운 한양대 교수는 보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학벌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향후 2~3년 후 로스쿨 정원의 대부분을 비법대 출신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예측 하에 법학부 부활을 통해 로스쿨 내 법학 전공자를 확보하고 실무교육과 심화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비법대생의 경우 1년의 교육기간을 더 늘릴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국운 한동대 교수는 “3년의 교육기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학부에서 법학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로스쿨에서 선발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학벌주의를 깨기 위해 로스쿨이 있는 것”이라며 “법대생을 뽑거나 로스쿨을 반납하고 법학교육을 하면 되는 것인데 왜 풀 수 있는 문제를 일부러 어렵게 만드냐”고 꼬집었다.

로스쿨 교육 정상화와 제도 도입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급되고 있는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 문제도 거론됐다.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의 입학인원을 제한하는 총입학정원제를 폐지하고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하면 현재 로스쿨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와 달리 박찬운 교수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높아지기를 바라지만 로스쿨 교육의 정상화가 전제 되지 않으면 누구의 지지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즉 로스쿨 교육 정상화가 자격시험화 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법학부 부활을 통한 심화교육과 비법대 출신 4년 교육의 체계가 완비되는 경우 응시자 대비 80% 수준의 합격률이 적정할 것으로 판단했다.

“로스쿨은 직업교육기관, 왜 장학금 줘야 하나”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고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현행 로스쿨은 ‘서민들의 법조계 진출을 막는 돈스쿨’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다른 전문대학원 등에 비해 장학금 비율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다른 학부와의 형평성 문제, 국비 재정 지원의 정당성 문제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록 교수는 로스쿨의 등록금이 높을 수밖에 없는 원인을 장학금 인가 기준과 총입학정원제에서 찾았다. 김 교수는 생업을 유지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야간로스쿨이나 통신로스쿨의 도입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학금 인가 기준을 고비용의 원인 중 하나로 꼽으면서도 장학금 혜택이 있는 로스쿨이 사법시험에 비해 경제적 약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라는 다소 모순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찬운 교수는 원칙적으로 직업교육기관인 로스쿨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 일정 기간 공익 근무를 전제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유형의 국가 주도형 장학금 제도나 대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변호사가 되는데 왜 국가가 돈을 대줘야 하냐”며 “이는 개인에게 맡기는 것이 맞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그는 “로스쿨에는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의 학생들이 들어온다. 돈을 벌어서 들어오라고 해야 한다”며 경제적 취약자에 대한 특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야간 로스쿨 등을 만들어서 스스로 돈을 벌어서 로스쿨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증하는 변호사, 취업난에 실무수습 자리도 없어”

현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6개월간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법률사무에 종사하거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주관하는 실무연수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거나 법무법인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변호사 수를 시장이 모두 수용하지 못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한변협의 실무수습에 참여한 변호사들이 소위 ‘땡땡이’를 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은묵 변호사는 “변시 합격자에 대해 사실상 실무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한변협이 주관하는 집체교육에 오는 이들은 열등의식 속에 참여의 열의가 없어 강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법률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우려했다. 특히 최근 신규 변호사들이 사무장 급여 이하의 200~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경우가 30~40%에 달하고 일부는 월급이 없는 반취업 등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이 심화되면 우수한 인력의 법조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 것. 이 변호사는 변호사 배출 인원의 감소를 해결 방안으로 꼽았다. 그는 “인구와 소득 등을 대비하는 경우 600~700명이 적정하지만 갑자기 크게 줄일 수 없는 상황과 통일까지 고려하면 1,000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제안했다.

변호사들의 낮은 급여 문제가 6개월 실무연수에서 시작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로스쿨 재학생과 변호사들의 커뮤니티인 로이너스를 개설했다고 밝힌 한 변호사는 6개월 의무 연수 때문에 초임변호사가 받아야 하는 시장에서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6개월의 실무수습 기간 중 많은 경우가 변호사사무실에서 사실상의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서면 사무장을 대체하는 자리 수준으로 아주 적은 돈을 받으며 실무수습을 하고 이후 연봉협상을 하면서 200~300만원 수준의 낮은 임금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낮은 임금에 야근까지 하게 되니 차라리 개업해 나가자고 해도 개업 비용이 충분치 않아 재택변호사나 1인 변호사 등 새로운 개업 형태가 늘고 있다는 것. 그는 “이같은 구조가 비슷한 수준의 연수원 변호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사실상 노동을 제공하면서 교육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현행 실무수습 형태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업계의 견해와 달리 서민의 법조 서비스 문턱을 낮추기 위해 변호사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해외시장을 비롯한 적극적인 시장 개척과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해결방안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를 위해 로스쿨 입학 단계에서부터 국제 경쟁력이 있는 외국어 특기자를 30% 정도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 국제 업무 교육과 외국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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