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한국사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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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한국사 박민주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4.10.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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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어느덧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각종 공무원시험 수험생들은 머리띠를 바짝 부여매고 내년도 시험을 향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채용규모 확대, 시험과목 변경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필(必)합격의 신념만은 하늘을 찌르는 기세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젊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기본서 습득 후 취약점 보완이 고득점 열쇠”

박민주 강사(KG 패스원 한국사)

 
공무원시험 한국사에서는 얼마나 많은 양을 암기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어떻게 암기를 하고, 이를 어떻게 구조화하며, 어떻게 응용하느냐, ‘어떻게’ 즉 방법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되는 과목이다.

노량진 수험가에서 가장 정선된 보편기본서로 정평이 나 있는 “민주국사”의 저자인 박민주 강사. 본지에서는 박민주강사가 전하는 한국사에 대한 공부법과 합격 비법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고득점 하기는 까다로웠던 2014년 시험, 서술형 많아져”

2014년도 공무원 시험이 어느덧 마무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올 한해 시험에 대해 박민주 강사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먼저 박 강사는 준비기간이 꽤 되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 수험생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수험생들, 또한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과 커트라인 바로 안쪽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은 다 다를 것이라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공통과목인 만큼 안정적인 점수를 맞아야 한다고 보는 한국사의 경우 전반적으로는 어느 정도 평이한 편이었던 반면 95점 이상의 고득점을 맞기는 쉽지 않았던 시험이라고 분석했다.

7·9급 등 모든 시험에서 공통적으로 수험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부분들이 포함돼 있어 만점을 받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며 특히 단편적인 공부를 한 수험생들에게는 꽤나 어려웠을 수준이었다는 것.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도 전반적으로 지엽적인 문제의 비중이 좀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사 시험의 문제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료형, 사례형, 서술형, 단답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 중 사료형과 사례형 문제는 한국사에서만 볼 수 있는 문제 형태다. 박 강사가 꼽은 올해 시험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2013년에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사료형 문제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서술형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올해 유형의 비중이 조금 바뀐 것은 사실이나 공무원시험은 상대평가이고 매해 어떻게 달라질 지 쉽게 예측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골고루 잘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신이 부족한 유형, 단원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것이 합격으로 다가서는 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민주 강사는 현재 공무원시험에서 한국사 문항의 수를 법원직처럼 25문항정도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항수를 늘려 단 하나의 실수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이 전체적으로 시험의 변별력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 이뤄져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능,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공무원시험 등에서 한국사를 검정하고 있다. 이들 모두 크게는 한국사를 다루고 있지만 수험생들은 각 시험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다르게 접근해야만 할 것이다.

먼저 수능의 경우 기본자료를 제시하고 답을 추론하는 문제 형식의 비중이 가장 높다. 따라서 세세한 부분을 암기하지 않아도 기본틀을 갖고 접근을 하면 답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말 그대로 자격시험이기 때문에 고득점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가장 큰 특징이 있으며 유형자체가 지도나 그림 등 사료를 제시하는 사료형문제의 출제빈도가 높다고 차이를 뒀다. 반면 공무원시험의 한국사는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맞아야하는 동시에 서술형의 비중이 높아 부분적이고 세세한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된다고 분석했다.

박 강사는 사실 이 세시험은 ‘동일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고득점을 맞기 위해서는 동일한 점보다는 다른 점들을 파악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국 공무원시험에서의 한국사는 부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고득점을 받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수험에 들어가야 한다.

흔히 한국사는 ‘흐름을 아는 것’이라고들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무원시험에서 한국사는 그저 흐름을 알아서는 풀 수 없는 문제들로 이뤄져 있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박 강사는 두 입장 모두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봤다. 사물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사를 볼 때에는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것이 분명 필요하다는 것.

결국 박 강사가 말하는 한국사의 올바른 공부의 순서를 보면, 첫 단계는 바로 기본서 통독을 통해서 빠르게 회독수를 들려가면서 흐름을 잘 잡는 것이다. 이때 흐름은 시대구분과 주도세력 등을 연계해서 시대 상황을 잘 파악해야만 한다. 어느 정도 흐름을 파악하고 나면 암기가 필요한 부분이 생기고 이때가 바로 나무를 보는 단계다. 여기까지 단계를 거치고 나면 사료가 남게 되는데 이전까지 이해하고 암기한 내용을 사료로 다시 한 번 파악하는 수순을 밟으면 된다. 수험생들이 사료에 너무 집착하고 그저 분석하려고만 한다면 재미와 흥미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에 대한 부담감, 자신감으로 극복해야”

‘한국사는 양이 많다’ 이는 수험가의 중론이다. 박 강사는 이 말과 관련해 사실 한국사는 다양한 내용들을 섭렵해야 하는 과목인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공통과목인 영어와 국어와는 다르게 국사는 ‘구석기~현대’까지의 시기, 즉 범위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너무 양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흐름 속에서 맥락을 파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맥락이란 예를 들어 나라가 개창되면서 제도 정비를 통해 중앙집권과 왕권을 이룬다던가, 어느 시대든 말기에는 나라가 멸망하는 분위기 속에서 결국 여러 가지 폐단이 일어난다는 등의 공통 흐름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또한 기출문제를 통해서 범위를 확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출, 모의고사 등 다양하게 출제된 내용을 너무 폭넓게 공부하다보면 끝이 없다는 것. 특이하게 한 두 문제 나온 부분에 집착을 하다보면 범위가 너무 넓어져서 결국엔 다른 과목과의 안배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 또 난이도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출제되었는지를 파악할 필요도 있다.

조정점수제가 적용되지 않는 공통과목인 한국사. 나머지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등에서 고득점을 노리기 쉽지 않은 수험생들은 한국사에서 남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 보는 경우가 많다.

박민주 강사는 이렇게 한국사를 고득점 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자신이 부족한 유형과 단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 중에는 눈에 익은 부분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합격을 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부분을 알고 깨우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이라는 것.

한국사를 공부할 때에는 중요한 것을 가장 먼저 채운 다음 전단원에 걸쳐 ‘쭉’ 가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우선 넘기자’식이 아닌 꼭 메우고 넘어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부분은 시험 시행되기 2~3개월 전에 다시 한 번 점검해주는 것이 점수의 경쟁력을 높여주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같은 취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한국사 과목 내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공무원시험은 한과목의 점수를 보는 시험이 아닌 여러과목을 치르는 시험이기 때문에 어느 한 과목의 고득점보다는 취약과목을 커트라인 안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먼저 초점을 맞줘야 한다고 전했다. 우선순위를 잘 생각해서 수험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박 강사는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본서에 대한 중요성을 꼽았다. 수험생들은 수험생활 내내 자신이 선택한 기본서를 익숙하게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의시켰다. 분량이 너무 많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구조화가 잘되어 있고 시험범위와 잘 맞는 기본서를 선택하고 이를 충분히 체득화하는 것이야 말로 정공법이자 동시에 합격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는 것.

시험 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도 기본서의 전체적인 정리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처음 접한 수험생들이 기본서를 판별할 눈이 있기에는 만무하기 때문에 보통은 보편적으로 많이 보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자신감은 갖되 자만감은 버려라”

수험가에서는 본인만의 틀에 갇혀 제대로 된 수험을 하지 않고 있는 수험생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서 자만심을 갖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박 강사는 “80점이나 30점이나 합격을 못하는 것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자만감을 갖고 아는 것만 반복하거나 수험의 강도를 낮춰 결국 끝에 가서 좌절하는 경우들을 많이 봤다는 것. 이들은 모르는 부분은 인정하고 알고 가려는 의지를 상기해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나는 암기 위주다, 혹 나는 이해위주다 라고 스스로를 선입견 속에서 판단하고, 그 틀에 맞춰 공부를 함에 있어서의 위험도 전했다. 더불어 강사들의 경우 너무 재미, 흥미 위주의 강의 또한 피해야 할 것으로 주문했다.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기출문제 혹은 모의고사를 정확하게 시간을 정해놓고 풀어보면서 수치화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틀린 문제를 그때그때 분석하고 이 자료들이 쌓이면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가 정리가 된다. 그런 뒤에 이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수험을 이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커리큘럼이라 할 수 있다.

공무원시험은 다른 자격증 시험이나 기업체 취업 등보다 공정성이 갖춰진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박 강사는 “공무원시험은 나름대로 성실하고 목표의식이 있는 수험생에게 대가가 가는 시험”이라고 얘기했다.

날이 갈수록 공무원 시험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 수험생들은 공부하는 과정에 있어서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만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목표 속에서 전략을 짜고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이 바로 ‘수험’이라는 것.

처음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커트라인 싸움이 관건이라면 지난 수험에서 실패를 맛본 수험생들은 생활습관 등 지난시험에서 실패한 요인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변화를 맞아야만 합격에 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사를 공부할 때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시대순 나열일 것이다. 대개 수험생들은 연도를 달달 외우면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시간소모가 많을뿐더러 뒤돌아서면 까먹는 ‘일회성 암기’가 될 확률이 많다고 말했다. 아무리 달달 외운다고 해도 그 많은 내용들이 시험장에서 딱 하고 떠오르지는 않을 뿐러더 오히려 하나가 가물거리기 시작하면 그 전체가 헷갈리고 결국 기억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것.

한국사에서는 원인, 경과, 결과, 이러한 인과관계를 파악한다면 연도를 굳이 암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론을 중심으로 해서 흐름을 잡으면서 암기가 병행돼야지 무조건 암기를 하는 것을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이다.

박민주 강사의 강의 또한 이러한 ‘흐름을 잘 잡아 준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사를 강의해오면서 어떻게 해야 수험생들의 실력이 오를 수 있을까를 연구한 결과를 농축시킨 것.

노량진 수험가에서 가장 정선된 한국사 책으로 정평이 나있는 ‘민주국사’도 이러한 박 강사의 경력이 묻어 탄생한 결과물이다.
 

2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같은 곳만을 바라보고 쉼 없이 달려온 박민주 강사. 그는 좋은 책과 강의를 통해 수험생들이 자신과 함께 하는 것에 있어 “후회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강사생활 시작 후 지금까지 이어온 바람이라고 말한다.

수험생들을 통해 자신 또한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박 강사는 수험생들에게 끝으로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 공혜승 / 사진 김현섭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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