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비전공 단기 합격수기>“하루라도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하루하루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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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비전공 단기 합격수기>“하루라도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하루하루 최선”
  • 법률저널
  • 승인 2014.10.23 21:20
  • 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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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경·제56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 합격·서울대 경제학부 4년 재학

 
1. 들어가며

사법시험 준비를 하면서 힘들 때마다 합격한 뒤의 제 모습을 그려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너무 아득하고 먼 미래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난 약 3년간의 힘들었던 시간을 딛고 지금은 2차 합격자로서 수기를 쓸 수 있게 되다니 믿어지지 않습니다. 법률저널로부터 합격 수기를 써줄 것을 제의받았을 때, 아직 3차 면접이 남아있는데다가 수석도 아니고 최연소 합격자도 아니며 재시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일 뿐이기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불안한 마음에 법률저널 사이트에서 이리저리 합격자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힘을 얻었던 제 모습이 떠올랐고,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부족한 저의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2. 사법시험 도전 시작과 1차 시험 준비

(1) 1차 시험 준비
2011년 8월부터 공부를 시작했기에 2012년 1차 시험 응시를 위한 자격요건 구비는 불가능했고, 2013년 1차 시험 합격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법학도여서 법학과목 35학점 이수를 위해 학점은행을 이용해 2011년 2학기부터 2012년 2학기까지 총 3학기 동안 35학점을 취득하였습니다.

1) 2011년 2학기
불합격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볼 때 휴학 가능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했기 떄문에, 2011년 2학기는 학교 수업과 기본3법 기본서 학습을 병행하였습니다. 민법의 경우 2011년 8월부터 2달간 지원림 교수 저 민법강의를 기본서로 하고 김동진 강사의 민법강의를 인터넷으로 하루에 5~6개 정도씩 듣고 복습을 하였는데, 판례의 표현들이 너무도 낯설고 어려워 판례 이해를 위해 판례 원문의 사실관계를 찾아가며 공부해야 했습니다. 이 탓에 하루 종일 책을 봐도 20~30페이지 정도만 소화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10월부터는 헌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헌법은 강의를 따로 듣지 않고, 정회철 저 <헌법 기본강의>를 기본서로 하여 <판례강의 헌법>에 실린 헌법재판소 결정례의 원문을 읽으면서 판례의 법리를 익히는 데 주력했습니다. 12월부터는 신호진 강사의 <형법요론>을 기본서로 하여, 신호진 강사의 형법 총론 강의를 인터넷으로 수강했습니다. 각론 부분은 혼자서 책을 읽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만 선별하여 수강하는 방식으로 학습했습니다. 기본강의를 다 듣고 나니 어느새 2012년이 되어 있었고, 2012년 1차 시험장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2) 2012년 1학기
2012년 1학기도 학교 수업과 기본서 학습을 병행하였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2011년 하반기에 1회독한 기본3법을 반복해서 읽는 방식으로 공부하였습니다. 민법의 경우 조문암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민법 조문집을 구매하여 식사시간이나 학교를 오갈 때 틈틈이 보았습니다. 2012년 여름에는 선택과목으로 국제법을 선택하여 기본강의를 수강하였으며, 그때부터는 진도별 모의고사 대신에 학원에서 1달에 한 번씩 시행하는 전범위 모의고사를 응시하는 것으로 실력을 측정하고자 하였습니다.

3) 2012년 2학기
2012년 2학기는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기본서를 반복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 때는 선배의 조언을 바탕으로 기본서를 읽는 것과 더불어 과목별로 OX 기출문제집을 사서 반복 학습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시 기출문제와 전범위 모의고사를 시간을 재서 푸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특히 2007년 이후의 사시 기출문제의 경우 3번 이상 풀어보고, 그 기출 여부를 책에 표시하며 중요도를 체크하였습니다. 전범위 모의고사 내지 OX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틀린 내용은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주말마다 보고자 했습니다.

4) 2012년 12월 중순~1차 시험
학원 진모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2012년 중순부터 10-5-3-1로 계획을 세워 마무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10일간 책을 볼 때는 오답노트와 진도별 기출문제집을 풀었고, 5일간 볼때는 08년도부터 12년도까지의 5년간 기출문제집을 반복함과 동시에, 전범위 모의고사 3회분 정도를 풀어서 감을 유지했습니다. 10일간 책을 보는 기간 중이었던 1월 첫째 주부터는 대구에 있는 집에 내려가 독서실에서 공부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독서실에 스스로를 가둔 채 공부하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지만, 그 결과 정말 다행히도 1차 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는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2차 시험 준비

(1) 예비순환
1차 시험장을 나올 때까지만 해도 동차 준비를 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으나, 1차 시험 준비를 위한 마지막 2달 간 독서실에서 스스로를 지나치게 몰아붙이며 공부했던 탓인지, 저는 너무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초시 준비를 도저히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2013년 1학기는 다시 복학을 하여 학교를 다녔고, 그 외의 시간에는 인터넷으로 후사법 예비순환 강의를 듣고 복습하면서 밑줄을 쳐두었습니다. 후사법을 다시 1회독 하고 나니 6월이 성큼 다가왔고, 기본 3법은 책을 다시 펴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어차피 포기한 시험이라도 백지를 내기는 싫은 마음에 3순환 모의고사 문제를 구하여 억지로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고자 했지만, 이 시기에는 기본서의 내용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채 모의고사 문제만을 보다 보니 생소하고 막막해서 늘 좌절만 하였던 것 같습니다. 부끄럽지만 시험장에서 처음으로 답안을 작성하였고, 상법 한 과목이 40.xx가 나온 것 외에는 예상대로 모두 과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2) 1순환
1차 시험 때와는 달리 2차 시험부터는 학원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판단 하에, 인터넷 강의 대신에 학원의 영상반 내지 실강반을 따라갔습니다. 모의고사는 1순환부터 매번 빠지지 않고 응시하였습니다. 교재는 행정법은 류준세 강사의 <행정법 워크북>, 헌법은 김유향 강사의 <헌법핵심정리 300>과 정회철 변호사 저 <헌법 사례연습>, 민소법은 이창한 강사의 <통합 민사소송법>, 상법은 김혁붕 강사의 <상법신강>, 형소법은 정주형 강사의 <형사소송법 강의안>, 형법은 이재상 강사의 <새로 쓴 형법 case의 바이블>과 <더 형법 (각론부분만)>, 민법은 윤동환 강사의 <민법의 맥>을 기본서로 삼아 공부했습니다.

매일 오전 영상반 수업을 들으러 가기 전에, 윤동환 강사의 <민법 사례의 맥>에 실린 문제들을 1시간씩 써 보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 저는 7개월 전에 1차 시험을 준비하면서 갖고 있던 민법 지식밖에 없어서 전혀 다른 쟁점을 쓴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제 부족한 식견으로는 1순환 강의를 듣고 사례풀이구조에 익숙해 진 뒤에 민법 사례를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순환 때는 3일에 한번 정도씩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이에 대비하여 모의고사를 보기 전날 밤 내지 시험날 당일 아침에는 3시간 정도를 투자하여 3일치 진도를 눈에 바르고 학원에 감으로써 최대한 잊어버리는 것을 막고자 노력했습니다.

(2) 2순환
시간이 지날수록 초시를 제대로 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컸기 때문에, 2순환 때부터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암기에 주력했고, 1순환 때 학원모의고사를 준비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학원 수업을 가기 전에 학교에 와서 1시간동안 전날 봤던 진도부분만큼을 빠르게 읽어내려 가면서 판례의 문구들 위주로 책을 보고 갔습니다. 사실 저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었고, 책 내용은 어차피 보고 나서 또 잊어버릴 테고, 벼락치기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서 학교에 와 졸린 눈으로 책을 읽고 학교에 가는 일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일 시험보기 직전에 시험범위와 관련된 내용을 눈에 바르고 모의고사를 치게 되면, 제가 아는 쟁점이 무조건 나올 수밖에 없게 되고, 아는 쟁점에 대해서 잘 서술해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며, 모의고사 성적도 나쁘지 않게 나오므로 어느 정도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하고도 모의고사 성적이 나쁜 경우도 많았는데, 그럴 때는 ‘한 시간 전에 책을 한 번 더 보고 왔는데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시험을 못 봤다’는 생각에 좌절을 배로 하곤 하였습니다. 그래도 2차 시험 직전에 소위 말하는 4-2-1을 하는 것을 미리 체험하는 효과가 있고, 같은 순환기간 내에 한 번 더 책을 읽게 되는 효과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2순환은 (오전) 강평반을 수강했으며, 다음날 있을 모의고사 범위를 예습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저는 책을 느리게 읽는 편이라 예습하는 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려, 다음날 예습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필요한 경우에만 강평을 들었습니다. 그럭저럭 답안지를 써 낸 날의 경우나 해설지를 보고 스스로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싶은 경우에는 학교 도서관으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직후에는 당일 친 모의고사에서 다룬 내용 중 틀리거나 누락한 내용 위주로 간단히 복습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매일 1시간 반 정도를 할애하여 <민법의 맥>을 보았습니다. 민법 공부를 낮에 먼저 하고 다음날 시험범위 예습을 시작하면, 민법 공부를 강제적으로 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좋았습니다. <민법의 맥>을 볼 때는 불필요한 각주를 지우고 형광펜 작업을 하였습니다. 또한 맥에 실린 관련 사례를 풀어보고 사안의 해결(결론) 부분만이라도 직접 3~4줄을 실제 답안지에 현출하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1시간에 10페이지도 채 못 읽었지만,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민법에 투자하다 보니 2순환 민법 시작 전에 기본서를 2~3번 읽고 <민법의 맥>에 실린 맥 사례를 한 번 다 푼 뒤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순환 때부터는 예비·1순환 때 밑줄을 친 것에 더하여 문제의 소재·학설·판례·검토를 색깔을 달리하여 형광펜을 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 때 학설, 판례, 검토 모두 키워드 위주로 형광펜을 쳤고, 검토의 내용으로는 주로 책에 실린 다수설을 택했습니다. 또한 판례의 원문을 현출하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판례 두문자를 많이 땄습니다. 두문자가 너무 많고 길어서 암기할 수 있을지가 걱정되었지만, 두문자를 포스트-잍이나 손바닥에 적어두고 식사시간 내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등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중얼거리며 암기하고자 노력한 결과, 3순환 즈음에는 두문자가 어느 정도 입에 붙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시기부터는, 헌법은 추상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암기가 가장 요구되는 과목이라는 김유향 강사의 말씀에 공감하여, 김유향 강사의 <헌법 핵심정리 300>에도 형광펜 작업을 마무리한 뒤, 당일에 외워야 할 판례 두문자가 많지 않은 날에는 <헌법 핵심정리 300>을 자투리 시간마다 보았습니다. 이 덕분에 3순환 때는 헌법의 상당 내용이 암기가 되어 있어서, 3순환 때도 정회철 변호사의 <헌법 사례연습>을 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진도 밀리는 것에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주중에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어서 운 적도 많았지만, 진도를 밀리지 않아야 주말에 민법을 볼 시간이 나고 나름대로의 휴식시간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진도를 밀리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3) 3순환
2순환 때와 마찬가지로 다음날 시험 볼 부분을 예습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되, 최종적으로 형광펜 작업 및 키워드 정리, 그리고 두문자 정리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도 민법에 매일 1시간~1시간 반 남짓 할애하여 30페이지 정도씩 보았고, <민법의 맥>에 실린 민법사례의 개요작성 및 답안현출작업을 했습니다. 주말에는 역시 밀린 진도가 없는 한 <민법의 맥>을 보았습니다.

(4) 4순환
4순환은 기본3법 3순환 과정을 할 시기부터 주말의 휴식시간을 줄이고, 책의 진도를 당겨서 4-2-1을 맞출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이 때 민사소송법과 상법은 양이 많아서 4-2-1에 따른 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 버거웠기 때문에, 이 두 과목을 봐야 하는 기간은 각각 4.5-2.5-1.5의 방식으로 계획을 짰습니다.

4순환 때 후사법은 별도로 모의고사를 응시하지는 않았고, 2, 3순환 모의고사 문제지를 모아 두었다가 매일 아침에 50~100점씩 직접 써 보거나 개요를 잡아봄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추가하기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던 지식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기본3법은 4순환을 등록하고 학원에 가서 100점짜리 중 어려워 보이는 1문제를 직접 써 보고, 나머지 50점은 개요만 빠르게 잡아보았습니다.

4. 기타(이하는 재시 수험기간 동안 실천한 사항들입니다)

(1) 모의고사 단권화
저는 지난 해 초시에 낙방한 이후 법률저널에서 합격수기 등을 읽으며 공부 방법에 대해서 좋은 조언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는데, 그 단적인 예가 모의고사 단권화입니다. 모의고사 문제로 출제된 쟁점 옆에 빨간 펜으로 SW2, SW3, SW4라고 표시를 해두었고, 이는 다시 모의고사 문제지를 펼쳐 보지 않더라도 예상쟁점 내지는 중요쟁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순환별로 펜 색깔을 달리 하여 제가 당시 그 쟁점에 관한 문제를 풀 때 틀렸던 점, 누락했던 점에 대하여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이를 적어두고, 최신판례는 가필 내지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책에 잘라 붙여두었습니다. 누락한 부분은 다음에도 또 누락하기 일쑤여서 ‘누락’ 표시가 많이 되어 있었고, 그런 표시가 많은 부분은 다음 번에 책을 다시 볼 때 보다 집중해서 봄으로써 누락을 줄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이 역시 조언을 활용한 것으로서, 모든 과목의 책 앞장에 제가 자주 누락 내지 실수하는 것(예컨대 형법에서 죄수처리, 주거침입, 폭처법 적용, 헌법에서 미성년자의 기본권 주체성 논의, 민법에서의 청구권경합 등)을 써 두고, 누락 내지 실수할 때마다 맨 앞장으로 돌아와서 누락 쟁점을 눈에 익히고자 하였습니다.

(2) 체력관리
저는 공부를 하면서 체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을 느꼈고, 1차 막바지에 받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함 내지는 우울한 기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2013년 4월부터 2014년 1월까지 10개월 간 일주일에 세 번, 30분~40분씩 스쿼시를 쳤습니다. 다음날 예습을 할 시간부족으로 허덕이면서도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그래도 공부할 때 체력이 점점 좋아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스쿼시를 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공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3) 잠, 휴식시간 내지 스트레스 해소법
저는 잠이 많은 편이라, 하루에 6시간은 (시험을 치는 동안에도) 꼭 잤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식후에는 늘 졸음이 찾아왔고, 이때는 핸드폰 알람을 진동으로 맞추고 이를 손에 들고 엎드려 10~15분씩 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피곤한 날에는 그 진동조차 느끼지 못한 적도 많았지만, 잠을 제대로 자고 맑은 정신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을 많이 잔 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떨쳐 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루 단위로 휴식시간을 살피자면 식후 잠자는 시간 외에는 쉬는 시간을 일부러 두지 않았습니다. 쉬는 시간을 정해두게 되면 그 시간 무렵만 되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녁 식사 시간 내지는 집에 돌아가는 시간까지, 4시간~5시간씩 화장실 갈 때 이외에는 자리에 앉아서 계속 공부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데는 4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도 힘들고 숨이 막혀왔기에 저녁식사 시간만 되면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곤 했지만, 습관이 잡히니 공부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는 날이 많았고, 이런 경우에는 운다든가 잠시 엎드려 잠을 청한다든가 일기를 쓰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운동도 저의 스트레스 해소책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적어도 재시 기간 동안에는 주중에는 친구들을 만나지 않았고, 2순환 때까지는 주말(토요일) 저녁에는 정신건강을 위해 꼬박꼬박 쉬었습니다. 3순환 때부터는 주말에는 거의 집에서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먹고 싶은 것을 혼자서 실컷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일요일은 아침에 9시까지 학교 도서관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만, 10시는 되어서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고 늘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계속 졸다가 오후가 되어서야 공부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4) 답안 작성
아직 점수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라 답안에 대한 제 생각을 밝히는 것은 다소 조심스럽습니다. 저는 과목마다 누락하거나 일탈한 쟁점이 많아서 합격자 발표일까지도 불합격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답안을 쓸 때 정신없이 쓰다 보니, 학설, 판례, 검토를 목차의 구분 없이 통글로 쓰면서 ①, ② ③ 번호를 붙여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① 학설은 ~가 있으며, ② 판례는 ~라고 한다. ③ 생각건대 ~이므로 ~가 타당하다’는 식으로 기술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논점 누락·일탈이 많아서 제가 합격한 것이 의아하기까지 할 정도였지만, 굳이 저의 답안의 장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면 ⅰ) ‘왜’를 충실히 서술하고자 노력한 점(예컨대 ‘왜’ 당해 쟁점이 사안에서 문제가 되는지, 논란이 많았던 형법 1문에서 ‘왜’ 乙·丙의 죄책이 강도죄라고 생각하는지, 헌법에서 ‘왜’ 당해 법률이 위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등), ⅱ) 사안해결 부분에서 판례(내지는 검토)의 논거를 차용하여 甲, 乙, 丙을 넣어 쓰면서 사안에 관련한 질문에 답을 한다는 느낌을 주고자 노력한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답안작성은 사람마다 써 내려가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 방법은 저에게는 유용한 방법이었지만 당연히 무조건 正道는 아닙니다. 글을 씀에 있어 자신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학원 강사나 학원 채점자 분들에게 채점을 받아가면서 단점을 보완해나감으로써 자신만의 답안 작성 방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나가며

사람마다 공부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100% 맞는 합격수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작년에 이맘때쯤 여러 합격한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활용하여 저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얻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부족한 제가 사용한 공부방법을 비롯하여, 다른 좋은 글들을 많이 참고하셔서 본인만의 공부방법을 정립하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저 역시도 수험기간(특히 재시 준비기간) 동안 운 날도 많았고, 매일 진도에 쫓기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합격 여부에 관계없이 나의 수험기간을 되돌아봤을 때 하루라도 후회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일념 하에 그러한 힘든 날들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더 먼 미래에서, 이제 앞으로 겪게 될 수험생활을 되돌아 볼 때 후회하는 일이 없는 수험생활을 보내실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노력하신다면 당장 내년에라도 합격의 기쁨을 누리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2차 합격은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응원이 더해져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도전을 믿어주시고 묵묵히 응원해 주신 아버지, 그리고 언제나 친구처럼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으셨던 어머니,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지난 해 돌아가셨지만 저를 늘 자랑스러워하셨던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도 감사하고 보고 싶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제게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 삼촌, 제게 같은 길을 먼저 거쳐 간 선배로서 공부 방법을 아낌없이 가르쳐 주고 응원해 주셨던 이현식 선배님·권원명 선배님 그리고 정인 언니, 저의 멘붕 담당이자 여전히 배울 것이 많은 인생 선배인 지원이, 고시생 동지이자 인생 선배로서 진심으로 존경하는 용준 오빠, 도서관에서의 외로운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친구들이자 이기적이고 못난 저를 늘 반갑게 맞아준 소영언니와 현호, 아직도 잊지 못할 감동의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준 가람이와 민정이·상민이를 비롯한 대학 친구들,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에 말동무가 되어 준 잊지 못할 해리 언니와 나현 언니, 그 밖에도 부족한 제게 ‘너는 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 주었던 영우 오빠와 혜진이, 스쿼시 사람들, 대학 선후배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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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03-07 21:40:48
대단대단!!~^^

21 2015-02-07 09:17:19
11// 헛소리하고 앉았네 ㅋㅋㅋ 연대생이심?
연법이 고법한테 비비고 앉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고간다 열등감에 찌든 아이야

고시생 2014-11-28 14:35:22
합격수기 잘 보았습니다. 제게 강한 도전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ㅇㅇ 2014-11-18 21:50:22
축하해요언니!

부라보 2014-10-28 05:43:49
참 야무지게 생겼네요. 이뻐요. 훌륭한 ...모두에게서 존경받는 법조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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