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즉시임용폐지’ 탓 로클럭 인기 ‘뚝’
로펌 선호도, 14.9%→20%로 높아져
법조일원화로 법관즉시임용이 폐지되면서 사법시험 합격생들의 선호 직업이 판사-검사-로펌에서 검사-로펌-로클럭(재판연구원)으로 눈에 띄게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는 검사-로클럭-로펌 순이었지만 올해는 로펌에게도 밀리면서 법원의 우수한 인재 확보에 ‘빨간불’이 켜짐에 따라 존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변호사회가 하급심 심리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로클럭처럼 불필요한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그 예산으로 판사를 대폭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법률저널이 최근 6년간(2009년∼2014년) 사법시험 합격생들의 진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2009년에는 판사 선호도가 61.1%에 달한 반면 검사는 19.7%에 그쳐 법원 선호도가 절대적이었다. 2010년에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갔다. 판사 선호도는 60.6%로 나타났으며 검사는 24%로 여전히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과거 사법연수원 수료 즉시 법관으로 임용되던 때에는 사법시험 합격생들의 선호 진로는 판사가 60∼7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사법연수원 출신 역시 성적에 따라 법원-검찰-로펌 등의 순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법조일원화 ‘로드맵’에 따라 201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제42기부터 재판연구원(로클럭) 선발로 대체되면서 이후 줄곧 법원 선호도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판사 선호도가 46.6%로 전년도에 비해 20% 감소한 반면 검사는 26.2%로 전년도에 비해 2.2% 증가했다. 2012년에도 판사가 34.6%로 전년도보다 12% 줄었다. 반면에 검사 선호도는 26.2%에서 39.8%로 껑충 뛰면서 판사와 검사의 선호도가 역전됐다.
특히 지난해 같은 설문에서는 검사 선호도가 41.1%로 더욱 증가한 반면 로클럭에 대한 선호도는 16.7%로 추락하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올해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검사 선호도는 무려 45.1%로 인기 절정에 달했다. 사법시험 합격자의 거의 절반이 검사를 선호한 셈이다. 하지만 로클럭에 대한 선호는 15.8%로 더욱 떨어지면서 인기가 급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수료 후 판사로 바로 임관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2년 계약직의 로클럭 체제로 법원 인사시스템이 변경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로클럭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검사와 더불어 로펌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로펌 선호도는 14.9%로 로클럭에 뒤졌으나 올해는 20%로 증가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검사-로클럭-로펌에서 검사-로펌-로클럭이 된 것.
사법시험 합격생 뿐 아니라 로스쿨에서도 로클럭보다 검사나 중·대형 로펌 변호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로펌 선호는 경제적인 이유도 크지만 처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전문지식을 쌓아두면 법조일원화로 언제든지 법원에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
판검사 경력을 쌓고 나서 변호사 개업을 하던 패턴에서 이제는 변호사로 활동한 뒤 판사를 지망해도 늦지 않다는 커리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 공공기관에 대한 선호도는 7.3%였고 다음으로 개업(3.0%), 기업(1.2%) 등의 순이었으며 ‘미정’은 4.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