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법조인, 형제복지원사건 모의재판 통해 인권 되짚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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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법조인, 형제복지원사건 모의재판 통해 인권 되짚어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4.09.3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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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44기 인권법학회 “무관심이 피해 만들어”
재판법인 동천, 공익·인권 활성화위해 후원자로 참여

예비법조들이 모의재판을 통해 인권의 중요성을 되짚어보고 사회적 관심을 이끄는 유익한 기회를 가졌다.

사법연수원 44기 인권법학회(팀명: 44Law利)가 지난 29일 오후 2시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학관 모의법정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모의재판」을 진행했다. ‘44Law利’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이 출원해 설립한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이정훈)에서 매년 진행하는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의 4회 활동팀 중 하나다.

이번 모의재판은 사법연수원 44기 인권법학회가 주관하고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와 형제복지원사건피해생존자·실종자·유가족모임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재단법인 동천이 후원했다.

이날 모의재판은 사법연수원 44기 인권법학회가 모의재판의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 진행했고 참여를 희망한 일반 신청인 중 배심원으로 선발된 11명이 공판 절차를 지켜본 후 피고인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모의재판에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및 관계자를 비롯한 참관인들로 120여 관람석이 가득 찼으며 일부 참관인은 재판과정 내내 서서 참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먼저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영상을 관람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국민법정이 준비되어 온 과정에 대한 경과보고가 있었고 이어 실제 재판과정이 진행됐다.

 
 
재판은 검찰 측에서 두 피고인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형제복지원 원장 피고인 박인권(실제 피고인 박인근의 가명)의 살인, 사체은닉, 폭력, 미성년자약취유인과 당시 재임 중이던 전두환 전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대한 공소사실 진술과 변호인 측의 변론으로 진행됐다.

이후 검찰과 변호인 측 증인이 차례로 등장해 증언을 이어갔다. 증인 중에는 실제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 2명도 포함됐고 모의재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겪었던 피해사실과 목격담을 이야기하던 중 감정에 복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피고인 신문 중에는 “부랑자에게 무슨 인권이 있냐”는 피고인의 진술에 참관하던 피해자 중 한 명이 “부랑인도 인권이 있다!”고 외치며 흥분해 재판정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다.

긴 재판과정을 모두 지켜본 11명의 배심원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부분 만장일치, 그리고 일부는 절대적 다수가 유죄로 최종 평결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사회적 약자인 국민을 부랑인으로 낙인찍고 인권을 유린했고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형제복지원은 오늘도 계속되는 악몽이다.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망각과의 싸움에 이 재판이 일말의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또 피고인 박인권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피고인 전두환에 대해서는 22년 6개월의 형을 선고했다.

▲ ↑ 이상 기사 및 사진 제공: 재단법인 동천
이번 모의재판을 준비한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 44기 권재호 연수생은 “우리의 무관심이 과거 형제복지원과 같은 인권유린 사건을 만들어 냈고 앞으로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최종 소감을 전했다.

공동주최 및 동천 측은 “형제복지원 사건은 이미 최종 판결을 받은 사건이기 때문에 다시 실제 재판이 진행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모의재판을 통해 당시의 인권침해적 상황을 법리적으로 다룸으로써 국가의 묵인하에 진행된 범죄의 중대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사건의 진상규명과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보상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모의재판을 후원한 재단법인 동천은 <동천 공익·인권 활동 프로그램 공모전>을 통해 이번 사건 외에도 <새터민의 생활경제 적응 지원 프로그램>, <아동복지시설 퇴소 예정 아동들의 자립을 위한 법률지원 프로그램>, <비수급 빈곤층을 위한 법률지원 프로그램>, <장애인 차별 및 권리구제에 대한 법률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후원하고 있다.

동천의 공익·인권 활동 프로그램 공모전은 예비법조인들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향후 공익·인권 영역에서 활동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동천은 앞으로도 공익과 인권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법률 및 경제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성진 기자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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