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인회계사 최단기 합격한 박종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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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인회계사 최단기 합격한 박종홍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9.01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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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홍·2014년 제49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성균관대 경영학과 3년        
            

“수험생활, 길이보다 ‘밀도’가 중요하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인데, 최연소로 합격했다. 게다가 최종 합격까지의 수험기간이 1년도 채 안된 10개월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중순에 공부를 시작해 6개월 만에 1차시험에 합격하고 이어 동차로 2차시험까지 통과한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일반인과는 다른 출중한 지능의 소유자인가보다 싶다. 하지만 그의 수험생활을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공부한 기간의 장단이 아니라 밀도가 중요하다는 것. 박종홍씨가 누리게 된 최연소 합격의 영광은 바늘 하나 들어가기도 어려울만큼 꽉 찬 수험생활 끝에 성취한 열매였다.

박종홍(20세, 사진)씨는 청주 세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2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내년에 3학년 1학기에 복학할 생각이었지만 삼정회계법인에 입사가 확정돼 다시 휴학을 할 예정이다.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에 이어 내로라하는 회계법인에 들어가게 된 박씨, 요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일 것 같다. 그에게 최연소 합격의 소감을 물었다.

“1차시험의 최연소 합격자가 따로 있던터라 최연소 합격에 대한 예상은 전혀 없었어요”라는 첫 마디.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얻은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하고 기쁩니다”라는 박씨의 합격 소감을 통해 기쁨 속에서도 책임을 놓치지 않는 성숙함을 엿볼 수 있었다. 박씨의 성숙한 마음가짐은 “최연소 합격을 떠나서 조만간 월급을 받으며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게 돼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는 말에서도 드러났다.

“시장의 언어를 다루는 전문가를 꿈꾸다”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박씨도 처음부터 회계사를 꿈꿨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저 두루뭉술하고 막연히 금융맨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특히 1학년 때 ‘회계사는 3D 전문직’이라는 뜬 소문만 믿고 ‘회계는 기업의 언어’라는 말은 포장에 불과하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재무관리와 투자론을 배우는 기간동안 회사원 선배들을 자주 만나게 되면서 점차 생각이 바뀌었다. 박씨는 “금융 실무에서 시황예측과 가치분석은 ‘재무정보의 개연성’을 파악하는 데서 상당부분이 이뤄지고 재무정보는 회계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를 분석해내지 못한다면 그저 명함만 내밀고 영업을 하는 금융맨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회계의 가치를 깨달음과 동시에 회계사가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큰 두 언어인 ‘법과 시장의 언어’ 중 하나, 시장의 언어를 가장 잘 다룰 줄 아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회계와 금융, 세법의 전문가인 회계사를 꿈꾸게 된 이유다.

시장의 언어를 다루는 최고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으로 시작한 박씨의 수험생활,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월등히 짧았던 그의 수험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말을 대신하고자 한 것은 김현식 회계사의 ‘노력과 꿈’이라는 동영상이다. 이 동영상이 전하고 있는 조언을 요약하면 ‘정열을 다 바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미친듯이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박씨는 이 조언을 충실히 실현한 수험생활을 보냈다. 수험기간 내내 거의 쉬는 날이 없이 공부에만 전념했다. 일요일에도 별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도서관에 나와서 공부를 했다. 박씨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하던 올 2월 같은 경우는 하루에 15시간 정도 공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쉴 틈 없이 공부하다보니 어느새 6월 말이 되더라”고 말했다. 깊이 몰입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는 경험을 많은 수험생들이 해 봤을 것이다. 박씨의 수험기간이 얼마나 높은 몰입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같은 몰입은 후유증도 남겼다. 만성비염이 심해져 2주에 한 번은 이비인후과에 가야 했고 체력도 부족해졌다. 어깨에도 무리가 왔다. 박씨는 “원래 손에 장애가 있어 펜을 잘 잡지 못하는 터라 글씨를 쓸 때 어깨가 많이 개입될 수 밖에 없었다”며 “그 때문에 2차시험 기간 내내 오른쪽 어깨가 많이 아파서 한의원을 5~6월 내내 30번 이상을 갔고 현재도 아픈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밀도 있는 수험기간을 보낸 그도 처음부터 집중하기 쉬웠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박씨는 “처음에는 도서관에 오면 낮잠 자기 일쑤였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관계를 정리한다는 핑계로 9월초에 술도 마신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2달가량 꾹 참고 도서관에 나오다 보니 나올 때만큼은 중간에 졸지도 않게 되고 도서관 내에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공부의 ‘관성’을 합격의 비결로 꼽았다.

“2차 동차합격, 시간관리가 비결”

구체적인 공부방법을 들어보면 2차의 회계감사 GS모의고사반을 제외한 모든 과목을 인터넷 강의로 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처음 들어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과목도 반복 학습을 통해 차츰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이 박씨가 전하는 조언이다.

1차시험 과목 중에는 세법과 재무관리가 특히 어려웠지만 객관식 강의까지 듣고 계속 풀다보면 어느 순간 이해가 된다는 것. 이 외 과목들에 대해서는 재무회계는 가장 먼저 공부를 시작하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머리가 아니라 손으로 열심히 ‘분개’(journalizing)하는 것이 실전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원가회계는 처음에 이해가 잘 되는 과목으로 그 기세를 살려 매일 복습을 해야 한다고, 경제학의 경우 미시를 꼼꼼히 하되 거시를 너무 열심히 하지 말 것을 권했다.

수험기간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마무리 전략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D-30일은 점점 일회독의 공부량을 줄여가며 무한반복하되 못 푸는 문제 위주로 회독수를 늘려가는 것 방법을 제시했다. 시험 일주일 전략은 하루에 한 과목씩 보는 것보다 일주일 내내 전과목을 매일 볼 수 있도록 안배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 내에 1차시험에 합격한 비결에도 관심이 가지만 무엇보다 2차시험 동차합격 비결이 궁금했다. 박씨는 “회계감사를 제외하면 1차때 풀던 방식이 좀 더 거대해지고 세련된 것 뿐이지만 1차보다 준비기간이 짧으므로 쉴 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며 2차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시간관리라고 꼽았다.
 
박씨는 회계감사를 미리 충실히 공부해 두고 시험 직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는 “회계감사 유예생 인강을 3월 첫째주부터 둘째주까지 듣고 이후 매일 2시간씩 반복을 하면서 GS반에서 실전검증을 하고 5월 이후 하루에 한 시간 정도로 공부시간을 압축한 것이 다른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차시험의 마무리 전략도 1차시험과 다르지 않다. 1회독 공부량을 줄여가며 점점 회독기간이 짧아지게 할 것. 여기에 산식 또는 풀이 구조를 미리 잘 잡아두는 것을 답안작성의 노하우로 덧붙였다. 실전에서 깔끔하게 적시하고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이다.

박씨가 시험장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2차과목은 재무회계였다. 신유형이 많이 나와서 후반부로 갈수록 당황했다는 것. 그래서 우선 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문제를 풀되 못 푼 부분은 답안지에 공란으로 남겨놓고 빠르게 끝까지 풀었다. 이후 남은 시간 동안 부분점수를 얻기 위해 알든 모르든 열심히 답을 적으려고 했다.

문제풀이법이 모호해 부담이 됐던 관리회계가 포함된 원가관리회계의 점수가 가장 높았던 점은 의외였다고 한다. 그는 원가관리회계의 예상치 못한 고득점에 대해 “부담스러운 과목도 꾸준히 하면 극복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열정을 다해 수험생활을 보내고 당당히 최연소 합격자로 이름을 올리며 꿈꾸던 ‘시장의 언어’ 전문가로 거듭난 박씨,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했다.

그는 “감사부서에서 책임자가 될 때까지 경력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3~4년간 감사부서 경력을 쌓으면서 제조업과 금융, IT, 엔터테인먼트를 투자은행 애널리스트에 비견될 정도로 익히겠다는 당찬 의지를 드러냈다. 그 후 감사에서 보다 전문성을 발휘할 것인지, 금융권을 염두에 두고 범용성을 더 갖춰 경영자문 부서로 옮길 것인지는 입사 후에 고려하겠다는 박씨, 그는 꿈을 향해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새로운 도전의 길 앞에 선 박종홍씨, 그는 마지막으로 최연소 합격에 이르기까지 함께 해 준 가족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아무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아낌없는 조언을 준 가족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안혜성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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