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한국사 이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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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한국사 이명호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4.08.2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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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 어느 듯 하반기에 접어들었다. 각종 공무원시험 수험생들은 머리띠를 바짝 부여매고 내년도 시험을 향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채용규모 확대, 시험과목 변경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필(必)합격의 신념만은 하늘을 찌르는 기세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젊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기본을 충실히, 당일 복습으로 기억을 유지해야 ” 

-이명호 강사(아모르이그잼 한국사)
 

 

‘한국사는 흐름을 파악하면 된다?’ 이명호 강사는 옛 말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변화되고 있는 한국사 출제의 경향에 맞춰 수험도 바뀌어야한다고 말하는 이 강사. 현재 공무원 수험가에서 한국사 강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이명호 강사가 전하는 한국사의 올바른 공부방법과 고득점에 대한 열쇠는 무엇일까?
 

“한국사 검정하는 세 시험, 상호 수렴 추세”

현재 한국사를 검정하는 시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그리고 공무원시험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규모가 큰 시험들인 이 세시험을 다 따로 두고 봐야할까?

이명호 강사는 이 세 시험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나 그 차이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된다고 말했다. 점점 한 쪽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라는 것.

먼저 수능의 경우 초창기에는 추리력, 논리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주가 됐다면 점차 공무원 시험의 성격인, 암기 쪽으로 넘어온 모양새를 띄고 있다. 또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인물, 지역문제들이 공무원시험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 시험이 비슷한 성격으로 수렴되고 있는 것. 이는 계속해서 움직임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단정지을 순 없지만 공무원시험 수험생들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수능시험의 기출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 강사는 이러한 수렴이 알맞은 변화라고 봤다. 특히 예년의 공무원시험에서는 왕과 제도 중심의 문제가 많았다면 최근 한국사능력시험에서 주로 다루던 인물 중심의 문제가 7·9급에서 4문제 정도 나오고 있는데, 한국사라는 것 자체가 ‘어떠한 인물이 무슨 일을 했는가’에 대한 정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는 매우 적절하다고 보는 것.

그는 고등학교 교육에서의 한국사와 공무원시험의 한국사의 차이는 사실 난이도의 차이보다는 양의 차이라고 구분했다. 공무원시험에서는 처리해야 되는 정보의 양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 양에 대한 차이를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중간·기말고사를 준비하던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절대 소화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을 과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세워야 할 원칙은 2가지가 있다. 먼저 절대로 어느 것 하나 버려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 첫 번째 원칙부터 어기고 시작하는 수험생들이 매우 많다. ‘양이 많으니 특정부분은 포기하자’ 이런 생각으로 실제 시험에서 그분에서 나오는 문제는 찍는다는 것은 1문제로 합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공무원 시험에서는 결코 옳지 못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욕심을 내서 다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이러한 막대한 양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방법이란 바로 정보를 그룹화 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10개를 외워야 한다고 할 때 비슷한 유형, 개념의 두 가지씩을 모아서 조금 길어진 5개를 외우라는 것.

국사는 순수 암기과목이고, 외워야 할 것들이 몇 천개씩 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파편화된 정보를 일일이 각개격파하려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전체 정보의 양은 줄어들지 않고 암기의 개수만 줄인다는 것이 가장 큰 요점이다. 이런 부분은 사실 수험생 스스로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수업을 통해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험의 커리큘럼으로 봤을 때 가장 우선돼야 할 부분은 바로 ‘어디서’와 ‘언제’, 이 두가지를 습득하는 것이다.

이명호 강사가 처음 수업을 할 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바로 지명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강, 섬, 고개 등의 이름을 모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런 지명을 모르고선 시험을 풀 수 없을뿐더러 그 다음 단계의 수업이 허사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지명의 암기를 꼭 하고 넘어가게 한다고 전했다. 지명, 즉 ‘어디서’를 알았다면 다음은 ‘언제’를 알아야 한다. 세기의 개념 등 역사에서 구체적으로 쓰이는 시기·기간의 개념들을 파악하고 이를 암기해야 한다. 이 때 지명과 시기는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정도가 아닌 즉각 튀어나올 수 있는 수준으로 외워야만 실전에서 유리할 수 있다.

“과목의 균형을 잡아야 합격한다”

이처럼 외워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한국사. 하지만 공무원시험이라는 특성상 한국사 암기만을 붙잡고 있을 순 없을 터.

현재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암기의 기술과 방법을 모른다. 그들이 알아야 할 암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암기란 것이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을 말하는 데 현재 수험생들은 그저 반복, 횟수에만 초점을 맞춘 채 잊은 것을 다시 새로 외우고, 그것을 반복하는 과정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복습주기가 잘못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일 복습이다. 실제로 외운 것이 지속되는 시간은 고작 1시간정도인데 다들 며칠씩 지난 후에야 모아서 복습을 하려다 보니 이미 잊은 것을 다시 새롭게 공부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17번 잊으면 18번째에는 암기된다’는 말은 맞지 않다. 흐릿해진 것은 이미 잊힌 것이며 머릿속에 전혀 남아있지 않는 다는 것을 인지해야만 한다. 결국 잊지 않도록 계속해서 유지해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처음 인상적으로 강의를 듣고 나서 그날만 복습해주면 3일이 선명하게 유지되고, 3일째 다시 봐주면 일주일이나 간다. 강사의 음성의 느낌, 분위기 등이 그대로 합쳐져서 암기가 되는 것이지 어떠한 정보로만 되는 것은 아닌데, 며칠 후에 이러한 것들이 싹 사라진 채 필기된 정보로만 복습하려고 하는 것은 복습이 아니라 다시 새롭게 공부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된 복습의 습관이 들지 않으면 나중에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이 강사가 처음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잔소리를 하는 부분도 바로 이 복습에 대한 습관이다.

이 때 당일복습에 대한 부담감은 크게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날 배운 내용을 완벽하게 외운다는 생각보다는 리뷰(review)를 한다는 생각으로 상기시킨다는 데 목적을 두고 하라는 얘기다.

‘비오는 날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이 강사가 공무원시험 수험을 두고 빗댄 말이다. 처음 진도를 빼고 나서 쉬고 ‘한국사는 여기까지 했으니 이제 다른 과목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걸음을 멈추면 그 진도에서 쭉 미끄러져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험생들 중에는 한 주에 한 과목씩 몰아서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그 순간의 만족감만 있을 뿐 전체 점수에 악영향을 미치는 최악의 공부법이라고 꼬집었다. 공무원시험이라는 특성상 9급에서는 5과목, 7급에서는 7과목, 이 과목들의 균형을 맞추면서 수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은 한 과목을 잘한다고 해서 붙는 시험이 아니다. 시험이 끝난 후 응시생들은 무슨 과목 때문에 떨어지겠다라고 표현하지 전체 점수가 떨어졌다고 얘기하지는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목의 균형을 잃기 때문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는 것. 따라서 어떤과목에 주력하거나, 모든 과목을 고득점한다는 욕심보다 어느 한과목도 놓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전체 과목의 균형을 맞춰 수험의 양을 조절하면서 수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험의 만족감과 재미는 일순간 한 과목의 수직 상승한 점수가 아닌 진도 욕심을 버리고 매일매일 모든 과목을 일정량씩 했을 때 최후에 오는 균형 잡힌 점수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쓰러져가고 있는 과목을 모르는 채하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득점의 키워드, 사료해석 능력을 키워라”

한국사에 대해 나름대로 많이 알고, 정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사실 시험에서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사례가 많이 있다. 요즘 한국사 시험은 바로 사료해석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 사료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는다면 절대 원하는 고득점을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험에도 80%가량이 사료문제였다. 사료란 역사 연구에 필요한 문헌이나 유물, 문서, 기록, 건축, 조각 따위를 이른다.

예를 들어 예전의 ‘왕의 업적으로 옳은 것은?’같은 형태가 아닌 삼강행실도의 사료를 두고 ‘이것이 편찬된 때의 왕의 업적으로 옳은 것은?’식으로 출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사료에 대한 경험이 꼭 필요하게 된 것.

문제에 출제되는 주개념과 종속개념이 있다면 요즘 추세는 주개념을 빼고 종속개념으로 주개념을 떠오르게 한 뒤 또 다른 종속개념을 답으로 골라야하는 식의 출제 형식을 띠고 있다. 이때 지문에 언급되는 종속개념을 사료형태로 나타내기 때문에 사료의 키워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문제 자체를 풀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방대한 사료를 모두 다 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사료 고유의 키워드를 체크하고 이를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화수업, 문제풀이? 기본강의 반복 과정 돼야”

한국사는 그 어떤 과목보다도 기본이론이 중요한 과목이다. 이 강사는 현재 기본이론보다 심화수업과 기출문제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기본강의 때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으면 그 다음에도 무엇을 봐야 하는지 길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사를 공부할 때 “국사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이처럼 스토리, 흐름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기본강의를 듣고 난 뒤 전혀 다른 형태로 이뤄져 있는 문제풀이로 넘어가면 절대로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 5년 전부터 한국사 출제 시대는 흐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키워드를 그때그때 짚어 줘야 풀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따라서 기본수업 때 보다 세밀하고 폭넓은 교육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 지를 완전하게 파악한 후에야 심화수업으로 넘어가야 한다. 심화수업과 문제풀이 수업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이 아닌 기본수업 때 했던 내용을 활용하는 수업이 돼야 한다는 것.

이 강사가 이번에 개설한, 주제별·연도별로 묶어 기본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등 기본수업때 했던 것에 대한 심화 과정인 ‘암기강화프로젝트’도 이같은 취지다.

기본이론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로 넘어가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했다. 처리도 못한 정보만을 잔뜩 쌓게 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학을 떼고 포기를 해버리게 되는 것. 기본강의 때부터 어렵게 가야만 심화, 문제풀이 같은 다음 단계로 갈수록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필수과목 중 영어와 국어는 평소 고득점자라 하더라도 당해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본인의 점수가 달라지는 편이라면 유독 한국사의 경우만 시험의 난이도가 크게 높았더라도 점수를 상위에 유지하는 고득점 수험생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위에서 말한 수험방법을 꿰고 터득을 했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금방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특히나 잘 발휘되는 과목이 바로 한국사라는 것. 때문에 수험생들은 시험이 쉽게 나오는 것을 바랄 것이 아니라 어떤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만한 정도의 수험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시험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료제시형, 사료를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식의 문제가 늘어나고, 단순한 문제가 아닌 사고를 요하는 출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험생들에게 고난이도 5문제를 꼭 맞히고 간다는 생각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고득점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선명한 기억으로 문제를 푸는 데에 있다. 보통 수험생들은 ‘어느 정도 알면 풀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절대로 성립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료의 키워드란 무엇인지 알고 숙달이 돼, 문제를 맞닥들였을 때 순간적으로 선명하게 머릿속에서 내용이 튀어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숙달은 좋은 머리보다, 반복, 그리고 빠른 속도에 키포인트가 있다. 

 
이명호 강사는 현재 제대로된 수험을 시작조차 못하고 그릇된 방법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이 너무도 많다고 했다. 누군가 올바른 방법만을 알려준다면 누구보다 잘 할 수 있기에 더욱더 안타깝다는 그.

앞으로 자신의 목표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는 것이라는 이명호 강사는 사실 한국사, 아니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부할 수 있는 자세가 됐는지의 여부라고 말했다.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등 마음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수험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 이러한 걸림돌이 있다면 언제든지 본인을 찾아와 상담을 했으면 한다는 그는 수험생들이 자신을 그저 강사, 선생이 아닌 인생 한켠의 동반자로 봤으면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 공혜승/ 사진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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