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상황은 어려웠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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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상황은 어려웠지만 이상하게도 힘이 났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8.28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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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사회복지직 9급(2014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14년 서울시 공채 9급 사회복지직에 합격한 예비 공무원입니다. 학창시절에 공부도 안 하고 놀기만 했던 제가 10년 만에 펜을 들고 공부를 시작해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드리고자 하는 것은 수험생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 공무원 시험 지원 동기

저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으며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 같은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대 초반, 고등학교 졸업 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자유’를 외치고 놀았습니다.

친구들과 술도 마셔보고, 열심히 한 달 일하고, 돈을 펑펑 써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철이 없었을까 싶습니다. 힘들게 고생하는 부모님 생각은 안 하고 그저 내 인생 즐기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지나 나이가 차고, 여기저기 직장도 옮기게 되면서 초조해졌습니다. ‘뭘 하고 살아야 할까?’, ‘이제 친구들은 직함을 달고 자기 자리를 찾는데 난 뭐지?’, ‘부모님께서 언제까지 나를 돌봐 주실 수 있을까?’ 등 한동안 이런저런 고민을 했습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저는 어느 날 정신을 차리게 됐고,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안 하던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1급 합격 후 바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때 집안 형편이 나빠졌고, 어쩔 수 없이 계약직으로 직장을 다녔습니다. 일과 수험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는 퇴근하고 4∼5시간밖에 없었으므로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그 힘겨운 시간에 더더욱 공무원이 돼야겠다는 열망이 커졌고, 이상하게도 힘이 났습니다. 나 스스로 당당해지고 싶었고, 고생하신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낸 것 같습니다.

저의 총 수험생활은 대략 2년 정도입니다. 1년은 일과 함께 병행했고, 나머지 10개월은 오로지 공부만 하기 위해 독서실에서 살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 힘들게 수험생활을 버텨가고 계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저는 공부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습니다. 학창시절에 공부라고는 벼락치기 말고는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도통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우선 저는 1년, 월간, 주간, 일간으로 계획표를 촘촘히 짰습니다. 직장을 병행했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강의는 모두 온라인 강의를 이용했고, 필요할 때는 스터디를 짜서 공부했습니다.

국어

기본강의는 재정국어를 들었습니다. 수업내용이 느릿느릿 지루할 수도 있지만 저는 가끔 교수님께서 던지시는 농담에 피식거리면서 강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강의가 좋았던 점은 기본서가 정말 알차다는 느낌이 들었고, 기본 내용 옆에 지난 기출문제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략 ‘이런 내용에는 이런 문제가 나오는구나.’하고 알 수 있기 때문에 시험문제에 맞춰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복습은 항상 철저하게 했습니다. 강의 들으면서 1번, 복습하면서 1번, 이렇게 하루에 최소 2번 본다는 생각으로 온 집중을 다 했습니다. 이것은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이 그렇습니다.

완강 후에는 기본서만 줄곧 봤습니다. 하루 볼 수 있는 분량으로 책의 범위를 나누고, 매일 매일 꾸준히 정해진 분량을 봤습니다.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다 안다고 자만하지 않고, 충실히 4번 회독 후 기출문제집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출문제집은 배미진 교수님의 책을 이용했습니다. 단원별로 많은 문제가 수록돼 있기 때문에 여러 유형을 접해볼 수 있고, 바로 밑에 너무 자세한 설명되어 있어 틀린 문제도 제대로 짚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기출 문제집은 답 체크 없이 총 3번 풀었습니다. 혼자 풀지 않고 필수과목 3개는 1대1로 스터디를 이용했습니다. 그렇게 기출문제를 풀면서도 기본서는 계속 회독했습니다. 국어 기본서는 시험 전까지 10회독 이상 봤습니다.

영어

제가 제일 점수를 올리기 힘들었던 과목은 영어입니다. 고등학교 이후 영어는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정말 기초적인 부분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리라 교수님의 교육과정에 따라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강의를 2번 듣고, 혼자서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봤습니다. ‘그제야 이제 조금 알겠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심화강의를 들었는데 내용이 어려워지니까 또 거부감이 들면서 영어의 장벽은 자꾸 높아져만 갔습니다.

영어는 심화강의를 꾸역꾸역 마치고 시험 전까지 하루도 빼먹지 않고 5시간씩 투자했습니다. 아침 일찍 영어단어 스터디로 하루를 시작하고, 이동기 교수님의 하프 모의고사로 유형별 문제를 매일 익혔고, 스터디로 신성일 555 책을 계속 봤습니다.

처음에는 35점, 그리고는 독해만으로 50점을 항상 유지했습니다. 문법을 잡지 못해서 항상 50점대를 맴돌던 점수가 신성일 555와 영어단어를 꾸준히 하고, 문법·단어·독해를 조화롭게 공부한 결과, 점수가 점점 상승했고, 시험 두 달 전부터 매일 1회씩 풀던 모의고사 점수는 80점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저는 영어는 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영어 문제집은 뭐든 닥치는 대로 사서 무조건 풀었습니다. 항상 시간을 재어 문제 푸는 습관을 들이고 실전에 대비해야 시험장에서도 습관처럼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사

기본서와 강의는 민주국사로 시작했습니다. 강의를 다 듣고 복습도 잘했는데 시대가 전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차분히 회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역사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어공부와 마찬가지로 국사 기본서를 정독했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읽으니까 내용이 익숙해져서 그 이후에는 시대구분을 하면서 외웠습니다. 시대별로 비교할 수 있도록 B4 용지를 나눠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부분의 핵심을 정리해 달달 외웠습니다.

어느 정도 암기가 된 후에 기출문제집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기출을 풀면서 기본서에 없거나 추가해야 할 내용은 해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기본서 빈 공간에 메모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회독할 때 필기한 내용도 함께 보고 넘어가도록 했습니다.

제가 좋았던 점은 민주국사 책에는 단원이 끝나면 뒤에 깔끔하게 요약이 돼 있는데 저는 7∼8회독이 됐을 때는 책을 정독하며 그 단원이 정리된 요약본을 오려내 저만의 필기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구멍을 뚫어 스프링을 끼우니까 차곡차곡 정리된 노트가 완성됐습니다.

핵심적인 내용뿐 아니라 기출문제 풀면서 메모해둔 내용이나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옮겨 두었기 때문에 시험 바로 직전에는 제가 만든 필기노트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중요한 부분만 봤습니다.

♣ 필수과목 스터디

저는 모든 스터디를 1:1로 진행했습니다. 국어와 국사는 기출문제집으로, 영어는 신성일 555를 이용했습니다. 문제집도 모두 같은 것으로 구매해 함께 세 과목을 한 달에 1회독을 목표로 계획표를 만들었습니다.

계획표대로 그날 풀어야 할 범위만큼 각자 풀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간단히 OX로 출제합니다. 각자 매일 문제를 내야하므로 부담이 되실 수도 있지만 문제는 임의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푼 문제집의 보기를 약간 변형해서 내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기출 스터디는 자신이 그날 풀어야 할 분량을 얼마나 제대로 풀었는지 되짚어보고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기출스터디 1회독 때는 각 과목당 10문제씩 총 30문제를 출제했는데 온라인 메신저에서 만나 서로 문제를 주고 푸는 데에는 10∼15분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문제를 만들 때 따로 답안도 작성하는데 같은 문제집을 이용했기 때문에 문제를 낸 페이지와 번호, 간단한 오답정리만 해주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출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항상 정해진 분량을 매일매일 풀고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므로 스터디 문제를 만들면서도 공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출 스터디는 총 3회독 했는데 마지막 회독 때에는 기출 문제집뿐만 아니라 각자 풀던 모의고사 속 내용이나 각자 기본서 내용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공유하기 위해 조금 추가해서 다양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 면접 준비

학원 강의는 따로 듣지 않았고 책만 구입해 스터디를 구성하고 모의면접으로 진행했습니다. 동갑내기 친구와 함께 매일 만나 서로 면접관이 되어주었습니다. 면접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정말 설레었고 순조로웠습니다.

서로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해주고 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준비해서 항상 공유했습니다. 처음 입장해서 인사와 자기소개, 끝 인사까지 입이 닳도록 연습해서 툭 치면 바로 튀어나올 만큼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할 수 있도록 계속 연습했습니다.

♣ 최종 합격

합격자 발표하는 날에 밤새 잠을 설쳤습니다. 매일매일 상상해왔던 합격의 순간이었습니다. 필기가 합격했을 때도 정말 꿈만 같았는데 면접까지 마치고, 최종 합격을 기다리자니 마냥 설레었습니다.

작년 9월에 치른 서울시 시험에서 떨어지고, 올해 3월에 시험이 있다는 말에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공부하면서 삼각김밥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적어도 자기 자신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두컴컴한 독서실에 혼자 앉아있을 때 우울해지고,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때에는 항상 휴게실에 앉아서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아∼ 이 문턱만 넘으면 되는데 왜 넘지를 못할까’하며 자책도 했고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합격한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려고 노력해서인지 그런 좋은 기운과 생각이 합격이라는 큰 선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제 수기가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어드리고자 이렇게 수기를 남깁니다. 대한민국 모든 수험생 파이팅!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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