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법조인의 꿈 앞에 놓인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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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법조인의 꿈 앞에 놓인 장벽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8.22 10:5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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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성 기자

2015학년도 법학적성시험이 치러졌다. 지원자 수가 수험가의 기대와 예상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9천명에 가까운 많은 인원이 법조인의 꿈을 품고 도전장을 던진 시험이다. 이 중에 2천여명만이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다. 공무원시험이나 여느 전문자격사 시험에 비하면 경쟁이 덜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는 꿈을 향한 첫 관문을 넘을 수 있느냐 마느냐하는 절박한 문제다.

시험이 끝난 직후 로스쿨 수험생들의 카페나 커뮤니티를 유심히 지켜봤다. 시험장에서 만날 수 있는 인원이 워낙 한정돼 있기에 보다 많은 수험생들의 반응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응시생들은 저마다 쉬웠다 어려웠다며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원래 추리논증 영역은 점수가 잘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많이 틀렸는지 모르겠다”, “쉬웠다는 사람도 많은 것 같은데 내 경우는 이번 시험이 정말 어려웠다. 지문도 머릿속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하는 반응들을 보면 마치 그 응시생의 가족이라도 된 듯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수많은 게시글들에는 보다 많은 정보에 목말라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다. 예년의 정보나 난이도 분석 등을 바탕으로 예상 점수대를 유추하는 응시생들이 있는가 하면 이에 동조하거나 반박하는 글들도 연이어 게시됐다. 로스쿨 합격에 대한 응시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반응들이리라.

한 동안 점수 예상에 골몰하던 응시생들은 이제 구체적인 고민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법학적성시험의 예상 성적을 포함한 학부성적, 출신학교, 어학성적, 사회적 경험 등 자신의 스펙으로 어느 로스쿨에 갈 수 있을까를 타진하기 시작하고 있는 분위기다. 어느 로스쿨은 법학적성시험 성적을 많이 보지 않는다더라, 이 로스쿨에 가려면 법학적성시험 성적이 몇 점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등의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스펙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지망 학교에 합격할 수 있는 가능성 여부를 묻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응시생들이 많은 만큼 스펙들도 천차만별이지만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 전문자격사로 활동한 경력 등을 포함해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고스펙자들도 한 둘이 아니다. 로스쿨 입시도 어느새 7번째에 접어든 만큼 대학 입학시부터 로스쿨 진학을 위해 절차탁마한 인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조인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일찍부터 준비해 온 이들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마음 한켠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40대의 직장인인데 법조인의 꿈을 버릴 수 없네요. 들어갈 수 있는 로스쿨이 있을까요”와 같이 나이가 적지 않은 지원자의 글에 달린 댓글들이 단호하게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을 때 그렇다. 간혹 “어디 로스쿨은 40대도 적지 않다”는 희망적인 조언도 나온다. 하지만 40대의 직장인이 그때부터 영어를 공부하고 스펙을 쌓아 로스쿨에 들어갈 수 있을까.

기자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영어를 월등하게 잘 하지 못해도, 학부 성적이 좋지 못했더라도 법조인의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로스쿨의 문제점으로 고비용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하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는 도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들이 본격적인 논의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취지도 살리고, 조건에 상관없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열어주는 개정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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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변 2014-08-23 23:15:40
강변이 말했다.변호사는 지금 최악이 아니라...지하층으로 곤두박질 중이라고.
이게 현실.

국민의 한사람 2014-08-23 15:31:07
정확히 논점을 집어주셨군요. 공감합니다.

강용석변 2014-08-23 23:15:40
강변이 말했다.변호사는 지금 최악이 아니라...지하층으로 곤두박질 중이라고.
이게 현실.

국민의 한사람 2014-08-23 15:31:07
정확히 논점을 집어주셨군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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