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점은 로스쿨에, 검정은 법무부 자율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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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점은 로스쿨에, 검정은 법무부 자율에 둬야
  • 법률저널
  • 승인 2014.08.08 12:16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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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협의회가 지난 5월 로스쿨생 성적평가 방식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학사관리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 전국의 로스쿨에 전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새 학사관리 방안은 이번 2학기부터 적용된다. 로스쿨협의회의 새 학사관리 방안은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의 성적평가 방식을 일부 조정한 것이 특징이다. 필수과목은 C-학점의 비율을 늘리고 대신 D학점의 비율을 줄였다. 기존에는 상위 88~96%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만 C-학점을 부여하도록 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는 상위 96~100%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도 C-학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선택과목의 성적평가 방식은 대폭 변경돼 기존에는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만 A학점을 부여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방식으로는 상위 25%~35%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도 교수의 재량에 따라 A학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이 최대 10%가 늘어난 대신 B학점과 C학점, D학점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각각 최대 15%, 6%, 4%가 줄게 됐다. 결국 이번 학점 평가기준 완화로 올해 2학기부터 선택과목에서 A학점을 줄 수 있는 학생 수가 최대 10% 늘어나고 교수 재량으로 D학점을 주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로스쿨의 엄격한 상대평가제 학점운영방식은 제1회 변호사시험을 1년 앞둔 2010년 12월,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에서 ‘로스쿨 입학정원(2,000명)의 75%’까지 변호사 시험에 합격시키는 대신 학생들의 학점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법무부와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결국 입학정원 대비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이 제1회 72.55%, 제2회 76.90%, 제3회 77.5%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변호사시험이 ‘물시험’이라는 법조계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점수조정제를 통해 일정한 합격률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합의가 3년 만에 깨졌다. 로스쿨 협의회는 선택과목과 특성화과목 기피현상 등 로스쿨 교육과정 운영의 다양성·충실성을 침해하는 부작용이 커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도 로스쿨 학생들의 성적평가 등 학사관리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로스쿨 협의회의 결정을 거들었다. 아울러 법학전문대학원 도입취지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및 변호사 질 관리를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및 합격자 결정방식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야법조계에서는 법조계와 한 약속을 저버렸다며 로스쿨협의회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변협은 성명을 내고 즉각 학사관리 방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변협은 성명에서 “지난 2010년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정해지기 전에 로스쿨 협의회가 ‘엄격한 상대평가 학점제’를 내놓아 입학정원의 75%라는 높은 합격률을 받아낸 것”이라며 “새 학사관리 방안은 높은 합격률이라는 열매를 수확하자마자 뒤돌아서서 국민과의 약속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비난했다. 변협은 또 “변호사시험 합격률과 취업의 편의를 위해 양질의 법률가를 양성해야 하는 로스쿨의 기초적 사명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새 방안을 계속 추진한다면 학사관리의 엄격성을 전제로 허락한 75%의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로스쿨의 엄격한 상대평가제 학점운영방식은 애초부터 잘못된 약속이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어느정도 보장받기 위한 불가피한 자구책이라고 하더라도 인위적으로 합격률을 정해 놓고 법조인을 배출하겠다는 발상은 양질의 법조인을 바라는 국민들을 속이는 일종의 담합이라는 생각에서다. 교육부의 말대로 로스쿨의 학사관리는 엄연히 대학의 자율에 속한다. 로스쿨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든 변호사시험의 합격률과 결부시킬 사항은 아니다. 결국 원칙을 깬 무리한 약속은 오래갈 수 없는 이치다. 법무부와 로스쿨 협의회는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학생들의 학사관리는 로스쿨의 자율에 맡기되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자격을 갖추었는지 엄격하게 검정하면 될 일이다. 학점을 놓고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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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2014-08-11 15:45:01
사설로 의견표명을 제대로 하려면 무논리 떼쓰기가 아니라 본인 실면과 소속을 제대로 정당히 밝히고 논리적으로 글을 쓰시죠. 수준하고는

rr 2014-08-10 01:45:42
합의든 뭐든, 변시성적 공개 안하면서 학점관리 완화하면
참 꼴 좋아지겠다. 로스쿨은 실력 향상과는 무관한 돈으로 자격증 사는 제도이다...라고 스스로 자인하는 꼴.
이런게 로스쿨이 곧 망한다는 전조임.

지나가던 로스쿨생 2014-08-09 15:04:04
ㅇㅇ/법조부 인력과장이랑 대화록에 있어요
대화록 찾아보세요

ㅇㅇ 2014-08-08 22:34:56
법무부에서 합의를 부인했다는 팩트가 있나요?

1234 2014-08-08 20:08:41
좀 알고 글써라...
나도 지금 로스쿨 합격률 높아서 응시자 대비 30%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사실을 알고 써야지 욕먹지 글쓴이 처럼 헛소리 지어서 쓰면 로퀴한테 책잡힌다.
너의 무지에 반성하고 위 잘못된 사실관계는 고치기 바래...
그래야 기자질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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