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일본 로스쿨제도 충격, 시사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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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본 로스쿨제도 충격, 시사점 많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4.08.01 09:58
  •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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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우리보다 5년 앞서 제도를 시행한 일본 로스쿨이 충격에 빠졌다. 출범 직후부터 지원자가 감소하더니 최근에는 미달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시행 12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상황을 좀 더 살펴보면 2009년도부터 입학충족률이 80%대로 하락했고 이후 지속적인 감소로 올해는 총 입학정원 3,809명 중 2,272명이 입학해 59.6%로까지 추락했다. 67개교 중 91%에 해당하는 61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일본 문부과학성은 로스쿨의 자발적 구조조정 압력과 함께 이를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백억대의 교부금 등을 중단하기로 외압을 넣고 있다. 결국 내년도 입시에서 가시화될 전망이다. 내년 입학정원을 삭감하는 곳은 33개교, 이 중 13개에서는 아예 학생모집을 정지하기로 한 것. 로스쿨 출범 당시 74개교였지만 2011년 1개교, 2013년 4개교, 2014년 2개교, 2015년 13개교(예정) 등 출범 12년째를 맞아 20개교가 모집을 정지하기에 이른 셈이다. 역대 최대 정원이었던 2005학년(~2007학년)의 5,825명에 비해 2,650명(45.5%)이나 감소한 3,175명만을 선발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라 아니라 역대 최저 인원을 매년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이다. 로스쿨 입시 잠재인원인 법학적성시험 지원자마저 작년보다 970명이 준 4,407명으로 확인됐고 실제 응시자는 4,091명에 그쳤다. 입시경쟁률이 1.29대 1을 예고했고 과거의 실제 로스쿨 지원자 비율을 감안하면 올해보다 더욱 심각한 미달사태가 예견된다.

원인은 20%대에 머무는 사법시험 합격률, 신규 변호사의 취업률 저조 등으로 꼽힌다. 깊이 들어가면 법과대학이 있고 또 예비시험이 있는 마당에 고비용, 고학력과 고기회비용 등을 요구하는 로스쿨 제도가 효율성과 경쟁력면에서 구제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로스쿨을 통한 사법시험 지원자보다 예비시험 지원자가 더 많아졌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예비시험 지원자가 첫해 8,971명이었지만 지난해는 사법시험 10,315명보다 많은 11,255명이었고 올해는 12,622명(사법시험 9,255명)으로 크게 늘었다. 주객(主客)이 전도됐다.

우리 역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유능한 법조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는 일본과 동일하다. 문제는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는, 백방의 묘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로스쿨도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 특히 사법시험 전면폐지를 3년 앞두고 있지만 로스쿨 지원자가 답보상태에 있다는 것은 자칫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지난 1월 박영선 의원의 예비시험 법안과 3월 함진규, 4월 노철래 의원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현재 국회 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전자는 2월부터 이미 위원회 심사 중이고 후자는 지난 7월 9일 상정된 상태다. 이를 두고 법사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장단, 찬반 등의 논점이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2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로스쿨 안착을 필두로 로스쿨 이외의 법조진입 허용 여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다. 후자에 대해 일본은 제도출범 때 이미 매듭을 지었지만 후유증이 크다. 반면 우리는 이제 매듭을 풀기 위해 물꼬를 트고 있지만 잡음이 많다.

슬픈 일이지만 일본의 사례가 우리에겐 반면교사가 되는 이점이 된다. 로스쿨 안착을 위해 후자를 경시할 경우에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점과 양자 모두를 중시할 경우에 나타날 예견되는 문제점을 후발주자로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면밀하게 검토한 후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이웃 일본보다 한층 심각한 상황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과 달리 법과대 체제로 되돌아 갈 수 없는, 레테의 강을 넘은 한국의 법조인력양성 제도. 참으로 시끄러우면서도 복잡해 보인다.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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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참 2014-08-13 21:31:14
국가고시중 공정하기로 이름높은 사법시험을 왜 폐지시키는지 이해가 안감

음서제 2014-08-11 17:35:36
음서제는 폐지해야 한다. 악법은 고쳐야지. 망할걸 알면서 누굴위해 만든거냐. 돌대가리 정치인 자녀들?

머중이고무통 2014-08-05 13:17:43
노스쿨의 기득권은 그대로 나두고 사법시험도 500~1000명 뽑아 1년간 실무교육 시키면 된다. 이것이 각제도의 상생과 경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법이다.

구룡산 2014-08-04 09:39:23
법조인 부터 초심으로 가야될것같다..학연.지연.필요없이 오직 실력으로 정착할수있는 로스쿨이 되길 바랄뿐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변호사 시험도 성적을 공개해서 공평하게 로스쿨이 정착되게 해야겠다.지방로스쿨은 서류전형에서부터 난관에 부딫치니 안타가울 뿐이다.단지 sky 로스쿨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어떤방식으로던 개선 되어야할 일이다

lawjournal 2014-08-02 19:09:02
정말 썩어빠진 기득권의 무식한 자식들 법조인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만든 쓰레기 로스쿨 유지하려고 정말 애들쓴다... 그 쓰레기 로스쿨을 사시출신이면서 항상 서민서민 노래하던 노무현 문죄인이 만들었다는게 정말 아이러니 하다... 근데 절망스러운 것은 로스쿨 닭스쿨이 권력이 잡고 있는 놈들한테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제도이니 절대 없애지 않을 것이란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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