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욱의 "Radio Bebop" (5) - 여름, 잠 그리고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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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의 "Radio Bebop" (5) - 여름, 잠 그리고 건강
  • 차근욱
  • 승인 2014.07.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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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욱 아모르이그잼 강사

다이어리류의 수첩 등을 좋아하시는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다이어리나 플래너 또는 수첩 등의 노트류를 굉장히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하느냐 하면, 구경하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랄까... 물론, 원래 노트나 필기구 같은 문구류를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 탓도 있겠지만.

이렇게 수첩류의 시간관리도구 등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이렇다. 내가 만일 유능한 인재였다면 그렇지도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유능한 사람이 아닌 탓에 늘 시간에 쫓겼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고. 그러다보니 늘 시간이나 계획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많을 수밖엔 없었는데, 이 와중에 시간관리 요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야말로 귀가 번쩍! 뜨였다.

 
하여, ‘내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비법이 있었어!’라는 기대에,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시간관리와 플래너 활용법 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동안, 돈과 시간 아까운 줄 모르고 책자와 강연에 몰두하며 보낸 시간관리 탐구생활의 나날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관리방법론 탐구생활은 좀 맥없이 끝났다. 그 이유인즉슨, 체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간관리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경험을 통한 깨달음 때문이었다. 허탈하지요? 하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느꼈었다. 피곤하니까 아무것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었거든요. 버겁기만 하고.

시간관리를 하는 것도 좋고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잠이 부족해지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피곤이 하루 이틀 누적되어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자, 시간관리 방법론이나 플래너 시스템은 제 기능을 못하게 되었다.

그때 알았다. 건강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사소한 목표라도 불가능이 되어 버린다는 것을. 목표관리에서 최우선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관리 방법론을 실천하고 정해진 목표를 수행해 낼 수 있는 체력과 건강이 없다면 그 어떤 비법도 실은 소용이 없다는 사실이 핵심이었던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잡는다고 해도 자신의 체력과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 지극히 미련한 - 목표와 계획은 하루를 정리할 시점에 결국 미제로 남기 마련이다. 이렇듯 저조한 성과는 자책으로 이어져 실패감만 키울 뿐이다.

이 실패감은 끝내 슬럼프로 이어지는데,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종국에 가서는 자존감까지도 저하시켜 성과관리를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체력이 무시된 일상은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만 시달리는 우울한 나날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래서 더 많은 일을 해내고 싶고 더 확실한 시간관리를 하고 싶다면 그만큼의 체력과 건강을 확보해야 한다는 당시의 경험적 깨우침이 내겐 매우 귀중한 자산이 되었다.

좀 다른 얘기라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기후가 열대지방화 되어가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심히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더위에는 (땡볕아래 아이스크림만큼이나, 크립톤 운석에 포위된 슈퍼맨만큼이나, 삭발당한 삼손만큼이나) 정말 정말 정말 취약한 편이라 매년 여름 항상 고통스러웠지만, 가면 갈수록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보통 5월 중순부터 더워지기 시작해서 10월 중순까지는 여름날씨가 아닌가 싶은데, 이렇게 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중에서 무려 5개월, 1년의 반 가까이가 여름이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은 하지만, 어디 따질 곳도 없고 해서 늘 그냥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

왜 이리 장황하게 날씨이야기, 계절이야기를 하고 있느냐하면, 제가 실은 현재 여름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 때문입니다요. 그렇다. 나는 지금 한창 더위를 먹은 데다 냉방병까지 걸려, 하루하루를 겨우 겨우 버텨내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여름이라는 이 고난의 계절이 아직 3개월은 더 남았다는 사실이다. 더위를 먹은 데다, 부록삼아 냉방병까지 따따불로 겪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은 지끈거리고 몸은 쑤시고 생활은 무기력해지면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이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어 가는 기분이다. 마치 개미지옥처럼.

물론 더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혹독하겠지만, 특히 공부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여름이란 그야말로 아킬레스건이다.

공부가 직업이라면 책상에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데, 여름은 ‘여름’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체력을 갉아먹는다. 마치 존재효과설처럼. 밤에 자는 것도 쉽지 않고 낮에 깨어있는 것도 쉽지 않다.

땀이 뻘뻘 쏟아지며 온 몸이 인두로 지진 듯 얼얼할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부하는 사람은 여름에 몸만 안 상해도 성공한 것이라 할 밖에.

평소, 앞서의 경험에 비추어 늘 더 많은 체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힘들고 괴로워도, 하기 싫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역 꾸역 하며 지내는 편인데, 여름이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도무지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으니 Gym에 가는 것 자체가 힘들다.

공부와 운동은 유사점이 많다는 생각을 자주하곤 하는데, 일단 습관을 붙여 계속 꾸준히 하고 있으면 공부든 운동이든 어떻게든 계속 하게 되지만, 한번 손을 놓게 되면 다시 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 역시 공부와 운동의 유사점이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매일 ‘운동해야 하는데~, 운동해야 하는데~’ 하고 중얼거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은 운동안하고 농땡이를 피웠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잠들곤 한다.

하지만, 사실 몸이 아플 때는 답이 없다. 몸이 괴로워 힘이 들어가질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운동을 한단 말인가! 물론, Gym에 가서 하다못해 트레드 밀을 걷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그냥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요즘엔 운동할 시간에 차라리 잠을 더 자곤 한다.

뭐, 개인적으로 잠을 잘 자야 시간관리도 할 수 있고, 목표달성도 할 수 있으니 잠자는 시간에 대해서만큼은 인색하게 굴지 말자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다면 충실한 것이겠지만.

요즘 냉방병에 시달리면서,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새삼 절감하고 있다. 이건 뭐, 도무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으니까. 인생에서 삶의 질을 가장 확실하게 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운동과 건강이기도 하구.

덥고 지치는 여름, 무리해서라도 잠을 줄이며 노력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곤 한다. 그런데, 그런 감동 안줘도 좋으니까 여름엔 요령도 좀 부리면서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용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뭐, 그렇다고 해서 놀자판 먹자판으로 지내자는 것은 결코 아니고. 요컨대, 인생에는 완급도 필요하다는 이야기. 그래서 비록 운동도 좀 거르고 일도 좀 밀리고 늦잠도 좀 늘었지만, 그 자체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기로 했다.

여름에 무리해서 건강을 해치면 그게 더 손해니까. 멀리 뛰기 위해서는 움츠리는 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특히나 이렇듯 숨 막히게 푹푹 찌고 비가 와 습하고 끈끈해진 여름에는 더욱 더.

예전에, ‘피곤한 자는 천하를 다스릴 수 없다’, 라는 CF 카피가 있었다. 그 광고를 보면서, ‘맞아! 맞아!’싶어 폭풍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했는데, 요즘엔 ‘여름에 건강을 잃은 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생각이 들곤 한다.

건강해야 시간관리도 하고 목표달성도 하고 행복도 찾을 수 있는 거니까. 게으르다며 남들이 돌을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잘먹고 잘자고 잘 쉬면서 이 위기를 잘 넘겨야지 하고 있다. 갈수록 혹독해지고 잔인해지는 여름, 우리 모두 제발 이 여름을 좀 무사히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얼마 전에 새벽 3시가 좀 넘어 출출해진 탓에 비스킷 과자로 출시된 와플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게 뭔가 좀 빠진 듯 허전한 맛이었어서, 그게 뭐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그것은 바로 ‘김’이었다.

‘와플’에 ‘김’이라고? 후후후, 나는 와플을 먹으면서 ‘센베이’ 과자를 떠올렸던 것이다. 순간 본인도 의아했지만, 어렸을 때 먹었던 센베이의 맛을 떠올린 것을 보면 나도 이젠 올드해 지는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말이지요, 여러분, 그러고 보면 ‘와플’과 ‘센베이’, 어쩐지 맛이 좀 비슷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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