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이번에 붙지 않으면 그만 두겠다는 각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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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이번에 붙지 않으면 그만 두겠다는 각오로…
  • 법률저널
  • 승인 2014.07.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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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ㅇㅇ/지방직 행정직 9급(2013년 합격)

♣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저는 2013년 시험에 합격했지만 수기를 이제야 씁니다. 제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희망을 가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자랑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상관없습니다. 어떤 합격수기를 보시더라도 본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될 내용이 있다면 그것만 쏙쏙 가져가시면 되기 때문입니다.

♣ 공무원 공부의 시작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있었습니다. 빨리 결혼을 해서 저만의 단란한 가정을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많은 직업군 중에 하고 싶었던 일이라 생각했던 물류계통으로 가기 위해 한국해양대 물류학과로 진학을 했고, 남들처럼 1학년을 마친 뒤 군대를 갔습니다.

제대 후에는 해외여행이 목표였기에 나름의 계획을 짜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결혼이란 현실을 좀 더 빨리 맞이하기 위해서는 직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학업수준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는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아직도 기억나지만 저는 2011년 4월9일에 군을 제대하고 학원을 알아봤습니다. 그 후 5월부터 진정한 저의 수험기간이 시작됐습니다. 목표로 잡은 기간은 2년이었습니다. 2012년 시험에 붙으면 더 좋겠고, 2013년 시험을 최종 목표로 잡았습니다.

기본 이론 강의로 학원을 1년 다닌 저는 짜인 스케줄 속에 살았고 마치 고등학생이 다시 된 기분이었습니다. 의외로 1년이란 시간은 일찍 지나갔습니다. 2달에 한 번씩 돌아가는 수업은 복습하기에도 벅찼습니다.

4∼5달이 지났을 무렵 처음으로 모든 과목을 복습했습니다. 그래도 전혀 조급하지는 않았습니다. 2년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2번 보고 3번보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머릿속에는 공부내용이 쌓였습니다.

원서를 접수하고 드디어 2012년 4월에 처음 시험장을 들어갈 때는 정말 많이 떨렸습니다. 평소에 실전용이라고 생각해왔던 제가 손에 땀이 날 정도였으니까요. 첫 시험에서 75점이란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한 과목을 50점 맞았기에 ‘하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안일한 생각이었을까요. 지방직에는 다른 과목을 50점 맞으며 똑같이 75점을 받게 됩니다.

평소에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보면 60점 맞기도 힘든 저였기에 이 점수는 저에게는 만족스런 점수였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2013년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1년 3개월. 너무나도 긴 기간이었습니다.

다니던 학원도 그만뒀습니다. 일단 1개월을 원 없이 놀았습니다. 놀면서도 뭔가 허전해서 짬짬이 기존에 정리해 뒀던 노트를 다시 정리를 했습니다. 다시 정리를 하니 본 분량에서 1/3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놀기에는 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2013년 2월까지 정리한 노트만을 남겨둔 채 놀았습니다. 게임도 하고 친구와 술도 마시고 여자친구와 놀았습니다. 2013년 시험을 위해서는 다시 공부를 해야 했기에 저는 학원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전에는 이론 강의만 들었다면 이제는 문제풀이만 들었습니다. 막연했던 목표가 이제 현실로 다가오니 스스로도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붙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6개월 동안 밥도 혼자 먹었습니다. 시간을 뺏기기 싫었습니다. 버스에서는 영어단어장을 들었고 각 과목 선생님들께 질문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물론 게임은 여전히 하고 여자친구도 그대로 만났으며 주말마다 운동도 했습니다. 저의 간절함과 노력이 통했는지 국가직에는 83점으로 점수가 올랐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한 달 후 지방직에서 87점을 받았습니다. 저희 광주의 작년 커트라인은 88점이라 두근두근 하며 기다렸습니다. 필기합격자 명단에 저의 수험번호가 있는 걸 발견하고 감정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후 면접까지 통과. 저는 드디어 최종 명단에도 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합격생들 중 거의 턱걸이 수준이었습니다.

수험기간은 2년 3개월, 연차로는 3년차, 학원기간 1년6개월. 그 중 받아든 합격소식은 저에게는 너무 과분하고 기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별로 공부 한 거 같지 않은 제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이제 알려드리겠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공부를 하는 동안 월∼금까지 짜진 수업 속에서 공부를 했고 친구도 만나고 게임도 하고 여행도 하며 여자친구도 만났습니다. 일요일마다 운동도 했습니다. ‘잘 공부하고 잘 쉬고’ 이게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저는 2011년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매주 일요일은 책은 절대 손대지 않았고 쉬었습니다. 게임은 금요일 밤, 토요일 밤, 일요일에 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면서 자랑하는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저는 절대로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2과목씩 수업이 돌아가는데 예습·복습 철저하게 했습니다. 오늘 푼 문제들 복습하면서 곱씹고, 내일 풀 문제들 미리 풀어서 갔습니다. 오늘 저녁에 친구들과 약속이 있으면 공부 끝날 때까지 가지 않고 다 하고나서야 만나러 갔습니다.

여자친구 만나는 날은 감안해서 다음날 2배로 했습니다. 2달이 끝나면 그동안 풀었던 문제들 과목 선생님들께 찾아가 취약점을 잡아달라고 상담했습니다.

짬나는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버스에서는 단어장을 외웠고 점심시간에는 단어를 풀었습니다(저는 6개월 동안 학원 다니면서 혼자 밥 먹었습니다.

그전에 1년 다니면서 틈나는 시간을 너무 뺏겼기 때문). 점심을 15분이면 먹고, 나머지 40분은 영어에 매진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담배 피러 나가면서도 방금 푼 문제들 가져가서 물어보고 다시보고 했습니다. 확실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니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국어

문학·비문학은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문학 같은 경우에는 2007년에 수능을 치룬 저에게는 정규교육과정에서 모두 한번쯤은 접해본 내용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기억을 더듬으면 거의 맞았습니다.

어휘와 문법이 문제였는데 어휘는 잘나오는 단어를 위주로 눈에 익게 만들었고 문법은 언어능력이 약한지라 외웠습니다. 확실히 외우니까 단기전에는 효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자주 나오는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한자 문제는 2문제 정도 나오는데 한자 공부도 전혀 하지 않았고, 남들이 맞춘 건 다 맞추고 틀린 거는 찍어서 한 개 라도 더 맞추자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권O중O’란 사자성어가 나오면 ‘이게 뭘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권토중래겠지’라고 대충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보통 시험 볼 때 한자는 2문제 중에 1문제는 꼭 맞췄습니다.

영어

영어는 본래 제 전략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험에서는 처참하게 깨져서 특히 어휘부분을 집중 공략했습니다. 어휘 문법에서 비가 내리고 독해부분에서는 1개 정도 틀리니 보통 점수가 70점정도 나왔습니다.

일단 학원에서 푸는 영어책 뒤편에 나와 있는 영어단어를 이용해 단어장을 만들었습니다. 출·퇴근할 때에 버스에서 영어단어장을 봤고(왕복 약 40·50분) 점심을 빨리 먹고 담배 피우고 바로 영어단어를 봤습니다. 점심시간만 해도 45분정도는 했습니다.

문법 부분은 무작정 쓰면서 외우기보단 눈에 익히게 만들었습니다. 단어장을 하나 만들어서 한 권을 채우면 더 이상 단어를 정리하진 않고 그 한 권만 계속 돌려 봤습니다. 독해는 따로 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푸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국사

국사·사회가 싫어서 이과를 간 저로서는 정말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정리노트를 보고 또 보고 기출문제에 익숙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시대 순으로 머릿속에 마인드맵을 짜놓고 그 안에 시험보기를 넣는 식으로 했더니 효과가 좋았던 거 같습니다.

두음문자로 외우는 걸 질색했던 저이지만 너무 방대한 양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필수로 외워야 할 건 외웠습니다. 시대의 사건 흐름별로 맞춰가니 개연성도 있고 전체적 흐름의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행정법

법이란 과목을 처음 접했기 때문에 일단 단어 자체가 어떤 뜻인지 몰랐습니다. 그렇기에 사전으로 의미도 찾아보고 개념 자체를 잡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개념을 활용해서 어떻게 문제가 나오는지 자꾸 접했습니다. 거기에 익숙해지고 나서 눈에 익은 판례를 제외한 다른 판례들을 봤습니다.

지루할 때는 조문집을 펼쳐서 잘나오는 숫자를 외웠습니다. 다시 학원을 다녔을 때 모든 선생님이 그대로였지만 법 선생님은 바뀌셨는데 저와 잘 맞는 건지 점수가 너무 잘 나왔습니다.

이 분을 만나고 법이 자신 있는 과목으로 바뀌었습니다. 법 같은 경우에는 계속 공부하면 오른다는 말이 가장 공감됐습니다. 법은 결국에는 말장난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에 답이 확신된다 해도 지나치지 않고 보기를 끝까지 모두 읽어 봤습니다.

행정학

따로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항상 제일 자신 없는 과목이었고 2년의 시험동안 80점만 맞았습니다. 공부할 때는 모든 걸 아는 것 같았는데 시험을 풀 때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문제는 제일 빨리 푸는 과목이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10분 안에 푸는 과목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마지막에 푸는 과목이기도 했습니다.

♣ 시험장에서 노하우

저는 시간이 부족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100점도 아니었습니다. 미리 시험장에 가서 차분하게 담배도 피고 음료수도 먹고 오답노트 한 권 가지고 가서 지루할 때 읽어줍니다. 시험이 시작되면 속으로 ‘할 수 있다’란 마음가짐으로 시작합니다.

시험을 푸는 과목의 순서는 제일 시간 걸리는 것부터 하면 좋습니다. 저는 영어-국어-행정법-국사-행정학 순으로 풀었는데 시험이 막 시작되면 최고의 긴장감으로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나만의 생각으로 했습니다. 과목당 최고 30분은 넘기지 않았고 행정학 같은 경우는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10분 안에 풀 수 있기에 마지막에 풀었습니다.

문제-지문을 눈으로 읽고 문제가 안 풀리면 다음 문제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20번까지 풉니다. 풀고 연필로 가답안 마킹을 합니다. 다시 넘어와서 풉니다. 그래도 못 푼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사인펜으로 푼 문제를 마킹합니다. 그리고 다음 과목으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5과목을 풉니다.

남은 모르는 문제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다시 잘 생각해서 풉니다. 시험시간 10분이 남을 때까지 열심히 풉니다. 지금까지 못 푼 건 시간을 더 줘도 못 푼다고 생각하기에 미련을 접습니다. 이제 5분이 될 때까지 5분 동안 정신을 집중해서 찍습니다. 5분이 남았습니다.

이제 펜 뚜껑 닫고 마음을 편하게 가집니다. 혹시 마킹을 하나 실수해도 답안지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괜히 더 망칠까봐 ‘내가 찍은 답이 모두 답이다’ 생각하면서 자신감 있는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합니다. 이제 남은 건 조상님이 절 보살피는 일만 남았습니다.

애초에 이 시험은 100점을 원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1문제라도 더 잘 맞추는 과목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절대 시간이 부족해서 조급한 적이 없습니다.

♣ 해주고 싶은 말

저도 불안하지만 모든 수험생들이 불안해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공부한 걸 내가 믿고 따라가야 합니다. 남들은 모두 다른 방법으로 공부를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자기에 맞지 않게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입니다.

저는 지방직을 하루 앞두고 독서실 자리를 빼면서 이번에 붙지 않는다면 ‘공부를 그만 두겠다’는 생각으로 책과 노트를 모두 버렸습니다. 확신을 가지세요. 저는 패배의식에 젖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 많이 했습니다. 언제나 모두에게 기회는 찾아옵니다. 단지 자신이 느끼지 못했을 뿐입니다.

뒤돌아보면 그게 본인에게 온 기회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혹시나 하고 한번 잡아보세요. 그게 당신에게는 인생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모두들 파이팅입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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