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퇴로 없는 사법시험 2차 막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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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퇴로 없는 사법시험 2차 막 내리다
  • 법률저널
  • 승인 2014.07.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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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부터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진행된 2014년도 제56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이 28일까지 4일간 ‘대혈전’의 막을 내렸다. 사법시험 응시자들은 ‘더 이상 내일은 없다’는 결의로 그야말로 죽을 힘 다해 900분을 뛰었다. 게다가 올해는 200명으로 감축되고 내년에는 150명으로 줄게 되는 심리적 압박감속에서 수험생들은 숨막히는 레이스를 펼쳤다. 게다가 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큰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는 혼란속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월드컵 열기 등 온갖 유혹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배수지진(背水之陳)의 결연한 자세로 공부에 매진하며 끝까지 달려온 수험생들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이며 박수를 보낸다. 반환점 돈 행정고시(5급 공채-행정직) 제2차시험도 5일 종료되면 올해 주요 고시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사법시험 제2차시험은 민법과 형소법이 유난히 높은 난이도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민법은 수험생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제1문은 배점에 비해 눈에 보이는 논점이 적었다는 점이, 제2문은 함정이 많은 문제라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운 문제로 입을 모은 제3문은 문제가 너무 추상적이어서 논점을 잡아내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일부 과목에서는 허를 찌른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는 반응이었다. 평이한 문제들도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요하면서 동시에 법학적 사고에 의한 응용능력과 논리력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출제경향으로 볼 수 있다. 후사법에서 실무상 중요한 논점들이 출제된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기본을 놓치지 않고 교과서 전반에 걸친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한 수험생이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이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그동안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잠을 설치며 시험공부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잠시 달콤한 휴식을 보내면서 새로운 계획을 구상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호흡하며 추억을 남기는 것도 잠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하나다. 또한 운동을 통해 몸을 추스르거나 다양한 독서로 정신 가치를 함양하는 것도 좋다. 그동안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도 공감과 나눔의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법원행시 도전도 또 하나의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법원행시를 보험용으로 보는 사시 2차생들도 많겠지만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공직에 들어가는 것도 더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법원행시 합격자 중 사법시험 합격자가 상당수 차지하는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법원행시는 동차 합격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시험인데다 올해부터 1차 합격자 수를 종전 5배수에서 10배수 이내로 늘렸기 때문에 도전할만하다. 동차합격이 특별한 수험생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남은 기간 매진한다면 합격이라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로스쿨을 준비하든 행정고시나 기타 다른 시험에 도전하는 것도 큰 경험이 될 것이다.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난 후련함 한편에선 처음 2차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이나 만족할 만한 답안을 쓰지 못한 수험생들은 자신의 답안을 생각하면서 괴롭거나 마음에 무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끝난 시험을 놓고 걱정을 하는 것보다 채점은 어디까지나 채점위원의 몫으로 남겨두고 발표 때까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계획하는 게 이제 더 중요한 일이다.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면 결코 실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난하게 시험을 치러 어느정도 합격을 자신하는 수험생들은 발표 때까지 좋은 소식을 고대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하거나 갖가지 사회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실력과 투혼을 있는 그대로 시험장에 쏟아 부었던 수험생들, 최선을 다한 만큼 이제 ‘희망의 촛불’을 보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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