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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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 법률저널
  • 승인 2014.06.05 17:40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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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 창간 16주년을 맞아 ‘법조인력 양성제도’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했다. 로스쿨 출범 6년째를 맞아 현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보다 객관적이고 진솔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다. 조사의 표본은 서울 등 전국 시·도의 인구구성과 성별, 연령에 따라 만 2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한 1,003명(남성 512명, 여성 491명)이다. 조사방법은 한국리서치 MS 패널을 이용한 온라인 조사이며, 조사기간은 지난 5월 15일부터 20일까지였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다.

이번 조사결과의 특징은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해 그동안 법률저널이 줄곧 주장해왔던 것과 우리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로스쿨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해 일반 국민들도 그다지 미덥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6.9%에 그친 반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9%로 4배나 많았다. 로스쿨 입학전형의 불신을 씻어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로스쿨 입학시험에서 법학지식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55.1%)고 봤다.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30.5%에 머물렀다.

또한 ‘현재 로스쿨 시스템에서 양질의 교육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국민들이 매긴 점수는 인색했다. ‘잘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10.1%에 머물렀지만 ‘안 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26.8%에 달했다. 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통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담보하고자 2011년부터 성적처리 강화방안인 ‘엄격한 상대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엄격한 상대평가에 대해 일부 로스쿨에서는 교과목의 목표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 상대평가방식의 부작용을 주장하면서 이를 완화하거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정반대다. 응답자의 73.6%는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국민은 15.9% 불과했다. 그만큼 로스쿨 교육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의 등록금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1.3%는 ‘비싸거나 매우 비싸다’고 답했다. 로스쿨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절대 다수인 셈이다. ‘적정하다’는 15.6%에 그쳤고, ‘싸다’는 2.9%로 미미했다. 로스쿨의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적인 여론에 로스쿨측은 우수한 장학제도를 내세우며 반박하고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각에서는 현행 2천명의 로스쿨 입학전형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정반대다. 응답자의 약 절반인 46.6%는 ‘현재 입학정원도 많다’고 답했다. 반면 ‘입학정원이 적다’는 응답자는 11.7%에 불과했다. ‘입학정원이 적정하다’는 26.1%였다.

현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에 대해서도 로스쿨측의 주장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결과를 보였다. 올해 4월 제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변호사시험의 적정 수준이상 합격률 보장을 요구하는 성명과 시위를 잇따라 벌이면서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의 합격자 결정방법을 반대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인식은 ‘현재의 합격률도 높다’고 봤다. 합격률 ‘입학정원 대비 75% 이상’에 대해 응답자의 55.6%는 ‘높다’고 답했고, ‘적정하다’도 30.3%에 달했다. 국민 가운데 약 ‘열의 아홉’은 적절하거나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로스쿨의 주장처럼 ‘낮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국민들의 눈에는 집단적인 이기주의로 비친 셈이다.

우리 국민들은 또한 로스쿨 이외의 법조인 양성제도를 두는 것에 대다수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0.9%는 로스쿨 이외의 우회로를 ‘찬성’한 반면 23.1%만이 ‘반대’했다. 우회로 가운데서는 ‘사법시험’(50.6%)이 과반을 넘었고 ‘예비시험’은 16.9%에 그쳐 사법시험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변호사시험의 성적과 로스쿨별 합격률에 대해서도 ‘공개’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와 국회, 법조계와 로스쿨측 모두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인식을 바탕으로 법조인 양성제도의 안착을 위해 하루빨리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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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쿨 2014-06-08 07:25:04
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제도를 고비용 구조로 만든 것이고, 그것은 결국 대학과 대학교수들의 배만 불리는 시스템입니다. 대학과 교수들의 이익을 위해 서민들은 법조인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입니다. 고로 사법시험이 존치해야 로스쿨도 독점으로 인한 문제점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자격증왕 2014-06-07 17:10:55
학점으로 로스쿨 진학을 포기하고, 뒤늦게 2017년 폐지될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일반 공대 학부생들이 보통 졸업하면서 관련 자격증을 몇 명이나 취득하여 졸업하는지 모르겠습니다. 3년제 대학원에 편입하여 졸업 시 과반수가 취득하는 자격증은 또 새롭게 들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자격증 보다는 3년 이상을 치열하게 준비해서, 열에 하나가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123 2014-06-07 11:53:31
윗 두 분의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선발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고비용, 교육의 질에 대한 의구심은 고려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법률저널 2014-06-07 03:27:16
법률저널 수익과 결부되는 방향으로 기사나 사설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2014-06-06 11:37:16
그 개선책은 일단 로스쿨을 안정화하는 것부터 이루어져야 하겟네요. 입학정원대비 75%의 합격률 설문조사도 응시자수를 보여주면서 설문을 하셧어야 하는데, 안타깝네요. 실질합격률은 보지 못하고 조사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변호사는 자격증이지 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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