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고시 수석 합격수기>“입법고시 시험의 특성에 맞는 전략 세워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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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고시 수석 합격수기>“입법고시 시험의 특성에 맞는 전략 세워 준비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4.05.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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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제30회 입법고시 수석·서울대 중어중문학 4년 재학

Ⅰ. 들어가며
수험기간 내내 한 번도 합격수기를 적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운 좋게도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어 이렇게 합격 수기를 적게 되는 날이 오네요. 부족한 실력이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Ⅱ. 수험기간
제가 2011년 8월에 처음 공부를 시작했으니 약 3년 정도 공부한 것 같네요. 작년 행정고시 2차를 응시하고 한 학기 학교를 다닌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공부했습니다. 첫 1년간 공부를 한 뒤 제 실력에 부족함을 느껴 다시 한 번 휴학을 결심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부했던 것이 2차 실력의 향상에 매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Ⅲ. 1차 - PSAT 공부 방법

1. 기출의 중요성
PSAT에서 기출의 중요성은 모두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PSAT 공부에 그리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PSAT 공부를 함에 있어 기출을 반복하여 푸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언어논리의 경우 기출에서 얻을 수 있는 바가 다른 과목에 비하여 큰 것 같습니다. 한 번 본 지문이라도 어떠한 방식으로 보기를 추출하는지, 잘못된 지문을 만드는 방식은 어떠한지를 꾸준히 살펴보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입법고시 역시 행정고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난이도가 높기는 하지만 결국 PSAT이라는 시험이 평가하고자 하는 능력은 동일하기 때문에 기출 분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기출을 분석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스터디를 구성하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2. 시간 관리
PSAT은 기본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매우 짧은 시험입니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 내에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평소 문제를 풀 때 OMR답안지를 두고 마킹하는 연습을 하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시간을 10분정도 줄여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전에 가면 평소 실력이 발휘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간관리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때 잠깐 고민한 뒤 풀이법이 바로 보이지 않으면 당황하지 말고 다음 문제를 푸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번 입법고시와 같이 어려운 PSAT 시험에서는 모든 문제를 푼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풀 수 있는 문제를 정확히 풀어서 맞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시간을 강제할 수 있는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3. 오답분석
PSAT을 풀고 채점을 하다 보면 결국 항상 하는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오답을 분석하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문제를 한 번 풀고 나면 다시는 시험지를 보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오답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번에 문제를 풀 때 해당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만, 시험이 다가왔을 때에는 제가 유독 약한 유형의 문제는 넘겼다가 나중에 푸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특히 상황판단의 경우 이와 같은 전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퀴즈의 특성상 자신이 약한 부분의 풀이법은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문제의 정답률을 높이고 마음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4. 컨디션 조절
PSAT은 실력 외에도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치는 시험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컨디션 조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평소에는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임에도 시험 전날에는 잠이 잘 오지 않아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시험을 치르러 가곤 했습니다. 이는 결국 언어논리를 풀 때 집중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러 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시험 전날은 무리하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PSAT 시험은 하루 종일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항상 김밥 등 간단한 점심을 챙겨 갔습니다. 잘 모르는 시험장에서 나와 점심을 먹기 위해 돌아다니고 나면 자료해석을 풀 때 피곤했기 때문입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초콜렛 등을 챙겨가기도 했습니다.

5. 모의고사 및 학습법
특별히 PSAT강의를 수강해 본 적은 없고 시험 전에 학원에서 시행하는 전국모의고사에만 응시했습니다. 다만, 평소에도 글을 읽을 때 중심 문장에 밑줄을 치고 키워드에 동그라미를 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한 것이 언어논리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PSAT은 결국 시간 싸움이어서 빨리, 정확하게 지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사회과학 서적을 골라 단시간에 지문을 읽고 중심 내용을 말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상황판단의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과목입니다. 평소에도 퀴즈를 푸는 것을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으로 법과사회를 배웠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상황판단을 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겁내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못 푸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겁먹지 않고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문제를 풀기에 앞서 긴장할 경우 풀 수 있는 문제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료해석 과목은 언제나 저에게 부담이었습니다. 표를 읽는 것 자체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모든 계산을 정확히 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저의 습관을 인정하고, 계산하는 선지의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보기에 4개의 선지가 있을 때 가장 계산이 쉬울 것 같은 선지를 골라 먼저 계산하고 해당 선지가 틀렸을 경우 이를 소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성격상 어림산을 잘 하지 못해서 전략을 수정한 것이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어림산을 통해 계산 시간을 줄이시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Ⅲ. 2차 시험공부 방법

1. 행정법
행정법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따라서 암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수험기간 동안 박도원 선생님과 류준세 선생님의 교재를 기초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답안 작성 방법론을 박도원 선생님께서 꾸준히 봐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작년 행정고시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논점을 누락하는 실수를 했던 터라 이번에 입법고시를 보면서 많이 긴장했는데, 다행히 큰 논점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행정법의 경우에는 법조문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입법고시 문제에서 법조문이 굉장히 많이 주어졌는데, 이를 자세히 읽고 사안을 포섭할 때 활용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학설보다는 판례 및 사안포섭에 방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판례의 키워드를 학습하여 답안지에 충분히 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2. 경제학
경제학의 경우 항상 자신이 없는 과목이었기에 행정법과 더불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 가서 점수가 낮게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답이 틀렸을 경우 언제든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번 입법고시에서도 답안을 쓰다가 계산 실수를 하는 바람에 다시 답안을 작성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경제학이 어렵기 때문에 조언을 드릴만한 입장은 아닌 것 같지만, 결국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경제학 강의 기간 외에도 황종휴 선생님의 연습책이나, 김진욱 선생님의 600제 등을 꾸준히 푸는 방식으로 경제학의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이 때 강제성을 부여하고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기 위해 스터디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3. 행정학
행정학은 많이들 보시는 한국행정학과 재미있는 행정학을 기초로 서브를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이를 중점적으로 공부했고, 재무 파트는 하연섭 교수님의 정부예산과 재무행정 책으로 보충했습니다. 최근 이슈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행정학 논문도 틈틈이 찾아보았습니다. 작년에는 신문을 약 6개월간 스크랩했는데, 사례에 과도하게 집착하다보니 결국 주요한 논점을 간과하는 것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 올해에는 문제에서 묻는 논점에 충실하게 답하고자 하였습니다.

행정학 답안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묻는 것에 충실히 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경효 선생님의 수업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송윤현 선생님의 수업으로 답안작성 방법론을 연습했는데, 송윤현 선생님께서 항상 수업시간에 강조하시는 것처럼 묻는 바에 대답하지 않을 경우에는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를 천천히 살펴보고 이 문제에서 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 정치학
정치학은 신림동에서 공부하면서 대부분의 선생님 강의를 들어보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도 공부법이 잘 잡히지 않았던 과목이었는데요. 마지막에 김희철 선생님의 펀더멘탈정치학과 작년 합격생 서브로 내용을 정리하고 들어갔습니다. 정치학 답안을 쓰는 데 있어서 우선 기본적인 정치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추가적으로 논문을 정리하여 혹시 모를 불의타에 대비했습니다.

특정 강사분의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학의 경우에는 기출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비단 정치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에 해당됩니다. 기출을 반복해서 풀어보면서 자신만의 답안 작성 틀을 마련하고 이에 기초하여 글을 작성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오더라도 어느 정도 답안을 작성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기출 풀이는 기출문제만의 문제의 뉘앙스를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주어 실전에서 문제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5. 정책학
정책학은 행정학과 유사한 점이 많아 사실상 행정학과 같이 공부했습니다. 많이들 보시는 정정길 교수님의 정책학원론을 바탕으로 남궁근 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브를 만들었고, 이를 반복하여 학습했습니다. 정책학이 양이 많아 한 번 정리하기는 힘들어도 일단 정리되고 나면 행정학과 시너지도 나고 공부하기에도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번 입법고시에서 정책학을 고득점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Ⅳ. 3차 면접 공부 방법
입법고시 2차 결과가 발표되면 합격생들끼리 스터디를 구성하게 됩니다. 입법고시 면접은 행정고시 면접보다는 토론 시간도 짧고 개인면접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그래도 면접이 매우 부담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행정고시 면접 경험도 없었기에 제 경우 특히 그러했습니다.

스터디 구성 후 면접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 그룹토론과 개별면접에 대비하였고, 감사하게도 작년에 합격하신 선배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글을 빌어 도움을 주신 권순조사무관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최근의 시사 주제를 중심으로 그룹 토론 주제에 대한 자료를 정리했고, 카메라로 토론 및 개별 면접을 촬영하여 피드백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토론할 때 저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고치고자 하였습니다.

입법고시 면접은 행정고시 면접보다는 부담이 적지만 기간이 짧아 토론 및 개별 면접에 익숙해지지 못한 채로 시험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틈틈이 시사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자신이 왜 입법부에 근무하고 싶은지 꾸준히 생각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Ⅴ. 고시 생활과 관련하여

1. 체력관리
저는 체력이 좋지 못해서 2차를 준비하는 기간에 몸이 아파 항상 힘들어하곤 했습니다. 체력이 떨어져 영양제를 맞거나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았고 이는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1차 기간에 집중적으로 헬스장을 등록해서 체력을 길렀고 2차 기간에도 4~5월까지는 운동을 쉬지 않았습니다. 행정고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입법고시 역시 장기 레이스라는 점에서 체력을 안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대한 몸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공부하려고 노력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2. 스트레스 관리
일주일 중 하루는 저에게 휴식을 준다는 생각으로 숙면을 취했습니다. 좋아하는 예능도 틈틈이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아예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것을 그때그때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스트레스를 아예 받지 않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일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바꾼 후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습니다. 오늘 공부하고자 했던 공부량을 채우지 못했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아니라, 오늘 휴식을 취함으로써 내일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무리한 계획은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저의 수준과 체력, 생활패턴을 기초로 적정한 공부량을 정하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Ⅵ. 글을 마치며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초시 이후 지금까지 스터디에서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계셨기에 고시 생활에 있어 지치지 않고 힘을 낼 수 있었고, 결국 입법고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분 한 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 지면을 빌어 지금까지 저와 스터디를 같이 하셨던,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해 주셨던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상대적으로 입법고시는 행정고시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시험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정고시와는 또 다른 입법고시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행정고시에 비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해서 전략을 세우시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 국회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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