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후보자 2차, 눈에 띄는 경향 변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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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후보자 2차, 눈에 띄는 경향 변화(종합)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5.2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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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중요성 강화…폭넓은 공부 필요

올해 외교관후보자 2차시험은 기존의 유형과 범위를 벗어난 출제로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도 외교관후보자 선발 2차시험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국립외교원에서 치러졌다. 지난해 기존 외무고시와 큰 차이가 없는 문제들이었다는 평가를 의식한 탓인지 이번 시험에서는 각 전공과목은 물론 통합논술문제도 지난해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난이도 면에서 응시생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수험전문가들은 문제의 난이도 자체는 무난했지만 출제범위나 유형 변화로 인해 응시생들이 곤란을 겪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 전공과목…생소한 내용·전년 기출 출제 ‘당황’

시험 첫 날 전공과목부터 각 과목에서 의외의 출제가 이어졌다. 1교시 시험과목인 국제정치학에서는 응시생들이 평소에 접해보지 않은 낯선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특히 청중비용에 관한 문제와 해양지정학자를 묻는 문제가 논란이 됐다. 응시생 A씨는 “해양지정학자는 잘 모르겠어서 지정학자의 이름을 썼다”며 “도대체 얼마나 방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합격의 법학원 이상구 강사는 그는 “지난해에 이어 평이한 출제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공부의 범위를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단순지식을 묻는 문제를 넘어서 순발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출제되는 경향에 맞춘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외교사 문제가 나오지 않는 것도 특징으로 꼽인다. 이에 대해 이상구 강사는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며 “외교사 전반에 대한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국제법은 문제 자체의 난이도가 높다기 보다는 전년도 기출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는 수험가의 암묵적인 규칙을 벗어난 출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출제된 문제들 중 ICC, 해양법 문제 등은 지난해에 출제된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시험을 목전에 두고 출제 가능성이 높은 부분에 집중했던 다수의 응시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상구 강사는 “반복 출제는 시사이슈에서 문제를 출제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이 외에 지난해 제도설명형에 중점을 둔 문제 유형이 올해는 논술형으로 변화했다는 점과 출제영역은 평이했지만 세부논점에 난이도를 높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같은 출제 유형 변화에 대해 “단순한 지식습득 여부에서 벗어나 문제해결 능력과 법규적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출제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도 사례형과 시사적인 쟁점이 지속적으로 출제될 것으로 전망하며 국제법 전 범위에 대해 주요 법률적 지식을 숙지할 것과 현안에 대한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경제학은 응시생들간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린 과목이다. 쉬운 출제였다는 응시생들도 많았지만 예상치 못한 출제에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인 응시생도 많았다.

특히 2문의 해결에 어려움을 느꼈던 응시생이 많았고 3문의 정보비대칭 모형이 불의타였다는 응시생도 다수 있었다. 수험전문가의 의견은 비교적 무난했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합격의 법학원 윤지훈 강사는 “올해 외교관후보자 시험 경제학 문제들은 기본적인 내용들에 대한 이해를 수반하는 평범한 문제들이 주를 이루는 최근 시험 경향이 반영된 출제였다”고 평가했다. 많은 응시생들이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정보경제파트에서 출제된 3문에 대해 “내용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답을 끌어내는 데 큰 무리가 없는 문제였다”고 봤다.

이어 올해도 국제경제학의 논점이 출제된 것을 지적하며 “기본적인 경제학 이론에 충실한 것은 물론 국제경제학 논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 통합논술…길어진 제시문,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

변화된 외교관 선발시험 제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통합논술이다. 지난해에는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다소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을 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이 많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응시생 B씨는 “주장에 대한 이유를 충분히 설시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논점을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것으로 평가가 갈리는 시험이라는 느낌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외교관으로서 필요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갖췄는지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출제된 주제들은 응시생들의 예상범위를 다소 벗어난 내용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예상문제가 출제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부분의 응시생들은 ‘아니’라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다수의 수험생들이 최근 국제사회의 이슈로 꼽히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희토류 문제 등을 이번 통합논술 문제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출제된 것은 플라자 협약과 사이버 안보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출제되며 많은 응시생들이 답안 작성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험전문가들은 향후 통합논술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와 정치, 법을 통합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할 수 밖에 없는 특성에 걸맞은 수험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합격의 법학원 윤지훈 강사는 통합논술로 출제될 수 있는 경제학적 모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본적인 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 모형을 문제에 적절히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공평가와 통합논술을 따로 준비할 필요 없이 기본적인 경제학 이론에 충실하고 국제경제학 논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합격의 기본 전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구 강사는 미국과 중국간의 환율분쟁 등 문제들이 반드시 한국과 관련된 범위에서 출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합논술 주제의 한정성을 벗어나기 위해 범위를 확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이같은 경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법이 결합될 수 있는 주제라면 한국과 다소 무관하더라도 범위를 넓혀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통합논술의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단순한 배경지식을 제공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제시문이 길이도 길어지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전공지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을 충분히 활용하는 능력이 보다 중요해졌다.

응시생들에게 의외의 출제라는 평을 받았던 사이버안보 문제의 경우도 제시문을 통해 논점을 도출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게 이상구 강사의 분석이다.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제시문의 빠른 숙지와 이를 답안에 적절히 녹여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혜성.김현욱.김주희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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