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저 인터뷰> 45만 공시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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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저 인터뷰> 45만 공시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4.30 10: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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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저자 이인재

공무원의 인기가 이토록 높았던 적이 있었는가. 최근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움직임이 거침이 없다. 취업대상자 10명 중 5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일반기업에 취업한 직장인 중 70%이상은 입사 1,2년 내로 이직, 이 중 다수가 이직 시 공무원 시험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지금 일자리 시장의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30,40대의 사회생활에 노련한 경력자들도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고자 공무원 시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의 서막을 올리기 위해 공무원 공부를 준비하는 자가 적지 않다. 개 중에는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9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이도 제법이다. 공무원 인기를 증명하듯, 올해 공무원 시험 9급 공채에는 20여 만 명이 몰렸다. 시험 하나에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몰린 것이다. 왜 이토록 우리나라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열광할까. 공무원만 되면 해고의 위험 없이 정년까지 일할 수 있고, 많은 월급은 아니지만 꾸준히 지급돼 어디 가서 아쉬운 소리 않고 살 수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답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가장 큰 메리트인 것이다. 안정성만을 쫓아 젊은이들은 자신이 정작 무엇을 잘 하고, 잘 할 수 있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일단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고 있다. 시험이란 마약과도 같아 한 번 빠져들면 포기가 쉽지 않다. 막연히 안정성만을 이유로 들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기보다 공무원이 하는 일, 공무원의 현실적인 삶을 한번 들여다보고 정말 자신이 원하는 길인지, 자신이 그린 이상과 동 떨어지는 면은 없는지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해 진로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최근 우리나라에 불어 닥친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에 대해, 25년째 공직 생활을 하고 있는 한 현직공무원이 공무원이란 직업의 앞뒷면을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풀어놓은 책이다. 특히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목표의식이 흐릿하거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아직 진로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수험생이 있다면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데 결정적인 밑그림이 되어줄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는 바다. - 대담 이인아‧공혜승 / 글 이인아 / 사진 김현섭

- 안전행정부 이인재 제도정책관


공무원의 삶, 속속들이 생생하게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 이대로 괜찮을까.

“흔히 공무원은 책 내는 것을 주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최근 불어 닥친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은 모두가 한 번 생각해보고 의견을 공유해봄직 한 일이 아닌가 싶네요”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의 저자 안전행정부 이인재 제도정책관(2급)은 처음 책 발간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한다.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한 전문서적을 내는 것은 좋지만 그 외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노출하는 것은 공무원 집단이 가진 조직의 특성상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책은 단순히 공무원 합격수기나 공무원 전문 업무에 대해 적힌 것이 아닌, 공무원의 현실적인 삶을 면면히 생생하게 풀어내 들려줌으로써 공시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고, 명확히 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어 보는 이에 따라 의문점을 자아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공시생이 이 책을 읽는다면 모르고 있던 공무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간접적인 기회가 될 것이지만,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이 책을 읽는다면 기어이 공무원의 실상을 꺼낸 것에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히기 힘든 게 공무원이란 직업이다.

그러나 이인재 정책관은 공무원 삶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졌거나 필요이상으로 공무원이란 직업을 과대평가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공무원 현실을 알려줌으로써 그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것이 인생선배이자, 사회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자신을 비롯해 주위 9급, 7급 지인들의 삶과 애환 등 목소리에 귀 기울여 완성도 있는 글을 쓰고자 했다.

 
공시생 45만 시대
‘적성’은 없고 ‘안정’만 추구하는 세상?

그가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에 대해 고개를 저었던 것은 최근이다. 2년간 전북기획관리실장 임무를 마치고 안전행정부로 복귀할 예정이었는데, 서울 본부로 오기 전인 2012년 8월 자치경찰 파견근무를 잠깐 하게 됐다.

전북기획관리실장은 도지사, 부지사 다음 직급으로 당시 그는 하루하루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숨 가쁘게 2년 간 일을 하다가 서울 본부 입성 전,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자치경찰 파견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평소 책을 보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 그는 파견근무지에서 틈틈이 시간을 빌려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글을 적곤 했다. “바쁘게 지내다가 외곽으로 파견 나가니 시간적 여유가 좀 있었어요.

그때 제 삶에 대해 한 번 조용히 생각도 해보고, 글로도 적어보고 했었죠. 개인 블로그에다가도 올려보고요(웃음)”

1990년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25년 간 공직자의 길을 걸어온 그는 당시 그간 지내온 세월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을 해봤다.

“공무원으로 지낸 지 25년 정도 됐는데 지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돌아봤어요. 숨을 잠시 고르고 지나온 세월을 짚어봤죠”

2급 공무원이면 부처 내 실세에 속하고 다른 사람이 보면 높은 자리일지 몰라도 그는 직급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단다.

그와 친분이 있는 김난도 작가를 비롯해 의사, 목사, 국회의원, 연구학자, CEO 등 지인들은 현재 돈과 명예를 떠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공무원은 업무에만 충실할 뿐 다른 평가를 기대할 수 없기에 자신의 걸음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 것이다.

공무원 신분으로 사회적으로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을까 하던 중, 그는 우연히 TV, 신문 등 매스컴에서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에 대한 취재내용을 보게 됐다.

 
“언젠가 신문을 보니 한해 45만 명이 공무원 시험을 본다고 하더라고요. 일 년에 공무원 시험이 3,4개 있다고 해도 최소 30만 명은 몰린다는 말인데 그 때 뭔가 충격을 받았었던 것 같아요”

그는 매년 30만 명이 공시낭인으로 고생하고 있고, 그로인해 발생하는 사회적비용 등 공무원 시험 광풍에 따른 현실적인 상황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추석 때 TV에서 노량진 수험가를 취재한 영상을 보여줬는데 학생들이 공부하느라 고향에 못 내려가고 있는 거예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학생이 허름한 옷을 입고 합격 전까지는 미안해서 고향에 못 내려간다고 울먹이는 데 나도 울컥하더라고요”

이인재 정책관은 이후 공무원 시험 광풍 현상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공무원에 대한 목표의식이 확고하지 않거나 공무원이 적성에 맞지 않는 젊은이들은 과감히 진로를 바꿔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제도정책관 자리는 모든 제도를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고시낭인, 공시낭인을 만들지 않는 것이 숙제이기도 하지요” 그는 제도정책관으로 있는 만큼 제도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살펴봤다.

그는 “사법시험에서 천 명을 뽑는다면 지원자는 몇 만 명이 됩니다. 만약 그 시험에서 떨어지게 되면 다음해를 기약하게 되고 이렇게 매해 고시낭인이 발생하게 되죠. 그러나 로스쿨은 정원에 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만약 들지 못하면 포기하는 게 빠릅니다. 그러기에 고시낭인은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게 됩니다”

이어 그는 “똑같은 시험을 두 가지 형태로 진행하는 고시와 달리 공무원 시험은 직렬도 많고, 응시 자격기준도 달라 공시낭인이 있을 수 밖에 없지요. 그렇게 때문에 공시낭인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참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솔직히 괜찮은 직업 ‘공무원’
허나, 과대평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는 공시낭인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무원 시험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적성을 고려한 진로 계획이 명확히 설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그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온 학생은 중도 포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직 공시생의 길에 오르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진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죠. 시험 준비에 앞서 공무원이란 직업이 갖는 성향이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요”

공무원은 분명 우수한 인재다. 이인재 정책관이 행정고시를 보던 25년 전에도 100대 1의 높은 경쟁률이었다고 한다. 지금 서울시 9급도 그 수준까지 올랐다.

“100대 1의 경쟁을 뚫었으니 얼마나 우수한 인재겠어요. 실제 일도 빠르게 잘 하고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우수한 사람들이 왔는데 그만큼 대우를 받지는 않는 것 같아요. 9급 합격 후 주민센터에서 지역민과 입씨름하면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굉장히 큰 생각을 갖고 시험을 준비했을 텐데 실상은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그는 지금 9급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7급, 고시까지도 붙을 수 있다며 한 단계 높여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고 전한다.

“9급은 현재 합격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자들보다 1~2단계 낮은 학습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와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요. 서울시에 합격할 수 있는 정도라면 고시를 봐도 붙을 겁니다”

待人春風 待己秋霜
공직사회에서 선호하는 ‘외유내강 형’

공무원은 월급이 기업보다 적고, 행동에도 큰 제약을 받는다. 제 돈 주고 고급 외제차나 비싼 옷을 사는 경우도 드물다. 또한 정치적 소신이나, 하고자 하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다.

“소신이 강한 사람들, 튀는 성격은 공직사회에서 일하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선배나 상사들이 안 이뻐해요.(웃음) 대인춘풍, 대기추상 즉, 외유내강의 형이 공무원 사회에서 선호하는 유형이지요”

타인이 볼 때는 봄 날씨처럼 따뜻한 모습이고, 스스로에게는 추상(秋霜)같이 냉엄하게 할 수 있는 자가 공무원 사회에 적합한 유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를 테면, UN 반기문 사무총장 같은 분을 꼽을 수 있겠네요. 반기문 총장은 성격이 섬세하고 여성스런 면이 있으나 내면에 추상이 숨어있어요. 공무원 조직에서 선호하는 대표적인 유형의 인물이라 할 수 있죠”

반면 정말 머리가 좋고, 똑똑한 사람은 실제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른 길로 돌아서곤 한다고 전한다. “고시출신 중 공직생활을 그만두고 교수가 되거나 외국에 가서 로이어 되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고시공부하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교수가 된 사람도 많이 있고요”

그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 가면 오히려 공무원보다 더 나은 사회적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적성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려 하는 요즘 세태가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솔직히 괜찮잖아요. 다른 직업보다 120% 메리트가 있어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것인데 120%가 아닌 200~300%를 생각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어찌 보면 공무원이 과대평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그는 힘들게 9급 공무원이 됐는데 성격이 맞지 않아 힘들어 하는 사람의 일화를 들려줬다. 방송작가를 하다가 그만두고 공무원 9급 시험에 합격해 현재 서울시 한 구청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가 있는데 그가 처음 공무원 생활을 할 때 과장이 1년마다 바뀌는 일이 벌어졌단다.

“독려하는 스타일의 과장과는 손발이 맞았으나, 약간 권위적인 스타일의 과장과는 마찰이 있었어요. 그래서 부처를 자꾸 옮겼지요. 어렵게 합격했으니 그만둘 수는 없었을 것이고 공무원이 된 후에도 꽤나 고전했을 거에요”

공무원이 안정적이고, 알아주는 직업이다 보니 쉽게 나갈 수는 없고 결국은 그 안에서 견뎌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과연 진정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인지 한번 생각을 해봤다고 그는 전한다.

 
행복할 수 있는 길 택해야
보수적인 공직사회…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다른 길로

이인재 정책관은 이러한 공무원 조직의 성격을 들어 공시생들이 미래를 확고히 정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일터가 자기한테 잘 맞아서 그곳이 좋고, 무엇보다 자신이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한 그 후배는 자신이 원하는 공무원이 됐지만 50%만 행복할 것으로 생각이 들어요. 이런 면을 공시생들이 한 번 고려해본다면 좋을 것 같네요”

만약, 공무원의 삶이 하루는 즐겁고 또 하루는 불행하다면 과연 수많은 공시생들이 그래도 이 길을 택할까. 자신이 가진 탤런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한다면 행복지수는 더 높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개인마다 라이프 사이클이 둘쭉날쭉 하듯이 공무원이란 직업도 좋은 면이 있고, 또한 나쁜 면도 있다. 공무원의 좋은 면은 더 크게 부각되지만 이면은 잘 알지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

“저는 지방, 중앙, 해외부처 모두 일을 해봤기 때문에 있는 실상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책에 기술했어요. 적성과 성격이 공무원 조직에 맞겠다고 생각이 들면 도전을 하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히 다른 길을 방향을 바꾸는 게 개인이나 사회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그것을 극대화 했을 때 국가경쟁력도 높아지는 게 아니겠냐”며 공시생 30만 명 중 이 책을 통해 10분의 1만 전이 된다면 저자로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지금도 밴드에 참여하는 공무원이 있단다. 노래하는 것이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 이어가지 못했고, 일단 안정적인 공무원이 된 후 틈틈이 밴드로 자신이 못 이룬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인재 정책관은 “노래를 공무원이 되는 것보다 덜 좋아했기 때문에 그는 노래하는 것을 버리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것으로 생각해요. 김연아나 류현진, 추신수 등 자기가 잘 하고 원하는 영역에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공시생 중에는 분명 공무원만이 능사가 아닌 적성이 다른 쪽으로 쏠려있는 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주관적인 것
“계급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아”

이인재 정책관이 대학을 다니던 때는 적성보다는 성적순으로 대학을 가고 학과를 정했다. 요즘에는 가령, 서울대 경영학과를 가지 못하면 연세대 경영학과를 가는 경우가 있지만, 그때만 해도 지원한 1지망 학과에 성적이 미치지 못하면 다음 2지망 학과에 들어가곤 했다.

이 정책관은 성적에 따라 학교와 학과를 정했다. 영어교육과를 나왔지만 그는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행정고시를 치렀다. 이인재 정책관은 5급으로 시작해 현재 2급 공무원으로 있다.

그렇다면 그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주관적인 것 같아요. 기대하는 것에 따라 다를 수 있지요. 욕심이 많은 사람은 행복할 수 없고, 만약 행복하다고 하면 욕심이 적다거나 자기 위치에서 만족하기 때문이겠지요”

이어 그는 “공무원의 삶을 돌이켜 보면 조직에 따라 행복지수는 달랐던 것 같아요. 그러나 자존심은 지키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사기업에서 일했다면 영업도 뛰어야 하고 했을 텐데 그런 일은 잘 못해요.(웃음) 이 길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전날 밤 지인들과 술 한 잔 하며 회포를 풀었던 것이 최근 가장 행복했던 일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금 안전행정부에 견줄만한 기업이라면 삼성을 들 수 있다. 이 두 기관을 비교한다고 할 경우, 어디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행복지수가 높을까. 이인재 정책관은 골똘히 생각해봤지만, 기자는 “망할 리 없는 삼성이라 해도 안정성이 주는 공공기관의 메리트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아무래도 큰 기업에 비해서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행복은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다는 게 그가 재차 강조하는 바다. 그는 끝없이 타인과 비교를 해서 살아간다면 “행복은 없고, 인생 자체를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전한다.

“9급 아니면 7급 공무원이 나를 본다면 부러워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계급과 행복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관이나 장관이 나보다 꼭 행복하다고 볼 순 없겠지요. 9급 공무원이어도 공무원 생활이 좋고 하루가 즐겁다면 그것이 행복한 것 아니겠어요?”

그는 현 시점에서 행복하냐는 물음에 대답을 망설인다면 다른 욕심이 있거나 도전이 필요한 타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한다.

따스한 오후, 그와의 인터뷰는 솔직하고 담백했다고 생각이 든다. 기름은 쫙 빼고 알맹이만 쏙쏙 골라 가진 기분이었다. 그래서 매우 유쾌했다.

이 책은 기자 느낌과 같이 그간 우리들이 잘 알지 못했던 공무원의 일상을 콕콕 찝어 유연하게 풀이했다.
공시생 45만 명 시대, 공무원 시험 집중 현상, 이같은 현실에 반문을 제기해볼 수 있는 공무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공무원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고,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 이토록 고개를 끄덕여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이인재 정책관 프로필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이인재 저자는 현재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2급)이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8년 제32회 행정고시에 합격 한 후 1990년 공직생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주미한국대사관 공보관, 전북 외국인투자유치정보센터 협력관, 전라북도 투자통상과장, 전라북도 국제협력관, 전라북도 비서실장, 전라북도 기획관, 전라북도 문화관광국장, 전라북도 투자유치국장을 지냈고, 전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장, 희망근로추진단장을 거쳐 현재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으로 있다.이인재 정책관이 전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장으로 있었던 2008년, 이명박정부 초기였던 당시 국제적 금융대란인 서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우리나라는 소비 위축 및 취업난에 시달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 상황이 됐다. 지역경제과장이었던 그는 숨죽인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시행되던 공공근로제를 희망근로제로 확대해 위축된 일자리 시장을 넓혔고, 소비심리를 오픈시켜 침체된 경기를 다시 정상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가 시행한 희망근로는 국비 2조, 지방비 1조 등 3조원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였다. 2008년~2009년 시작부터 끝까지 약 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희망근로제를 실시한 2009년 6월, 한 달 간 25만 여 명이 참여, 그 다음 달 통계청 취업률에서 신규취업자 21만 명이 증가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취업률을 높이고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 데 공을 세웠고, 이에 이인재 정책관은 당시 과장에서 국장으로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다. 그가 추진한 희망근로제는 한국판 뉴딜정책이었다.
그는 손석희, 김미화가 진행한 라디오에 출연하기도 했고, TV에 나와 인터뷰도 진행하는 등 당시 미디어가 조명한 인물로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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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 2014-05-01 02:04:40
실리콘벨리의 성공 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법시험이 만명이 꿈꾸는 시험이라면 로스쿨은 불과 몇 천명이 꿈꾼다. 국가는 개인의 실패를 줄인다고 하지만 정작 짓밟히고 없어지는 것이 국민들이 꿈꾸는 소박한 희망이다.

cc 2014-05-01 02:04:40
실리콘벨리의 성공 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법시험이 만명이 꿈꾸는 시험이라면 로스쿨은 불과 몇 천명이 꿈꾼다. 국가는 개인의 실패를 줄인다고 하지만 정작 짓밟히고 없어지는 것이 국민들이 꿈꾸는 소박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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