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험기관들, 발표 앞당기는 경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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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험기관들, 발표 앞당기는 경쟁 나서야
  • 법률저널
  • 승인 2014.03.21 11:4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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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23일에 실시한 제49회 공인회계사 제1차시험의 합격자를 19일 만에 발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공인회계사 1차 응시자가 1만명에 달하는 규모이지만 당초 발표 예정일(4.11)보다 무려 한달 가까이 당겼다. 그렇다고 공인회계사시험의 채점 프로세스가 다른 시험에 비해서 간단한 것도 아닌데 이처럼 앞당길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했다. 금감원이 밝힌 이유는 그동안 1차 합격자 결정은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방식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상대평가로 바뀐 탓에 합격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의 편의를 우선했다는 것이다. 커트라인 예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1학기 휴ㆍ복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기에 합격자를 발표해 달라는 응시자들의 요구를 금감원이 전격 수용한 셈이다. 이번 금감원의 획기적인 조치는 결국 시험기관의 의지에 따라 이렇게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국회사무처가 주관하는 입법고시의 경우도 각 단계별 시험일정이 짧은 것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차시험 응시자가 5천명에 달하는 시험이지만 시험 후 20일 만에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대기기간을 대폭 줄이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주관하는 법원행시 1차시험도 합격자 발표까지 대기기간이 20여일에 불과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변리사시험 제1차시험도 한달 만에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들이 수험생들의 불안정한 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발표를 앞당긴다는 것은 수요자 중심의 행정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법무부가 시행하는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발표도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올해 합격자 발표는 당초 예정일(4.25)보다 17일 앞당긴 4월 8일로 예정돼 있다. 로스쿨 졸업생들은 합격자 발표가 서둘러져야 6개월 의무실습도 가능하고 향후 진로도 앞당겨 질 수 있다며 조기 발표를 줄곧 요구해 왔다. 이같은 로스쿨생들의 요구에 법무부도 당초 예정보다 크게 앞당기는 것으로 화답했다. 특히 변호사시험의 경우 선택형뿐만 아니라 논술형(사례형과 기록형)으로 동시에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이 끝난 후 불과 60일 만에 발표하게 된 것은 법무부의 저력을 보여주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시로 통하는 사법시험과 행정고시(5급 공채)의 경우 대기기간이 여전히 길다. 사법시험 1차시험은 당초 예정대로 발표한다면 시험 후 발표까지 55일이나 걸린다는 계산이다. 물론 과거보다 당겨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더욱 앞당길 여지가 있다는 게 수험생들의 생각이다. 변호사시험은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 모두 채점하고 발표하는데 2개월이 걸린다. 선택형만 치르는 사법시험 1차시험을 발표하는데 변호사시험과 비슷한 기간이 걸린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행정이다. 게다가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대폭 감축되면서 응시인원도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례대로 시험일정을 짜는 것은 안일한 구태행정의 전형으로 비쳐질 뿐이다.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행정고시도 예전에 비해서 단계별 일정이 당겨졌지만 수험생들은 만족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안행부의 경우 시행하는 시험이 워낙 많다보니 단축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고심을 하다보면 방안이 없지는 않을 터다. 더욱이 2차시험을 치른 후 최종 발표까지 거의 반년씩이나 아슬아슬한 마음을 보듬어가며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수험생들의 그 고통은 헤아리기가 힘들다. 더욱이 1차시험 유예제가 없는 행정고시는 면접에서 불합격할 경우 또 다시 1차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고작 2개월 정도라는 점에서 각 단계별 대기기간의 단축은 절실하다.

발표일을 최대한 앞당겨 달라는 수험생들의 요구는 어제오늘의 문제만이 아니고, 하루빨리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뭔가 묘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봉사자의 지위에 있는 공무원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관례만 쫓는 복지부동의 공무원으로 비쳐지는 것은 곤란하다. 시험일정 단축은 최고의 행정서비스라는 각오로 각 기관들이 앞다퉈 발표 당기기 경쟁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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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순 2014-03-30 16:51:13
우리아들이 행정고시 1차를 봤는데 정말 빨리 발표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발표가 무려 53일이나 걸린다는건 심하다 싶습니다
더구나 너무나도 어려운 시험이고 일년에 한번만 기회가 있는데 말입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주관하는쪽에서 노력하셔서 앞으로 조금더 시험발표기간이 앞당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ㅇㅇ 2014-03-21 16:03:34
내가 합격하면 법저광고 매일 6시간에 한번씩 눌러준다.

법저짱 2014-03-21 12:59:20
정말 기사처럼 사법시험1차 합격자 발표가 앞당겨졌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을 잘봤든 못봤든 합격자발표까지는 모두가 불안해할텐데 진짜 빨리 발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경순 2014-03-30 16:51:13
우리아들이 행정고시 1차를 봤는데 정말 빨리 발표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발표가 무려 53일이나 걸린다는건 심하다 싶습니다
더구나 너무나도 어려운 시험이고 일년에 한번만 기회가 있는데 말입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주관하는쪽에서 노력하셔서 앞으로 조금더 시험발표기간이 앞당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ㅇㅇ 2014-03-21 16: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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