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에도 ‘사법시험 존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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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에도 ‘사법시험 존치’ 열풍
  • 이아름 기자
  • 승인 2014.03.14 18:57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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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존치는 정의사회구현과 일맥상통”
법조계 및 주민, 로스쿨과 병행해야 ‘한 마음’
전국적 사시존치 입법청원 운동 본격화 예고

함진규 의원 등 10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알려지면서 신림동 고시촌에도 희망을 기대하는 눈빛들이 살아나고 있다.

14일 서울시 관악구 고시촌 대학동주민자치센터 2층에서 열린 사법시험 존치 간담회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무엇이 이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만든 것일까!

이처럼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는 이제 사법시험 존치의 문제가 고시생이나 변호사단체에 국한하지 않고 전 국민적인 사안으로 번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 3월 14일 대학동주민자치센터,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간담회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한 모습이다. / 김현섭 기자
지난 5년간 로스쿨은 변호사가 되는데 1억원 가까운 큰 비용이 소요되고 권문세가와 부유층 등 힘 있는 집안의 자녀들만 입학하는 귀족대학원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이에 경제적 약자와 그 자녀들에게도 투명한 공개경쟁 시험을 통해 법률가로 일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취지로 사법시험 존치가 힘을 얻고 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 중 대학동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임대순씨는 “3년 전만해도 예약을 안 하면 들어 올 수조차 없었던 독서실이 이제 공실률이 40%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은 사법시험이 폐지된다는 소식과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고시촌을 떠난 것이란 얘기”를 전했다.

임 씨는 “정말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었던 사법시험이 꼭 필요하다”며 “돈이 없어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당수의 주민들 속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수험생들 역시, 사시존치 찬성 입장을 같이 했다. 올해로 5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한다는 A씨는 “많은 사람들이 사시존치에 공감해 줘서 수험생 입장에서 감사함을 느낀다”며 “로스쿨과 사시가 병행돼 다양한 경로로 법조인이 양성”되길 바랐다.

또 다른 수험생 B씨도 “이번 사시존치 입법 발의 소식과 함께 이런 간담회가 열려 다소 위안을 얻었다”며 “사법시험이 존치돼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균등해 지길” 염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석근 관악지역발전협의회(이하 관악협의회) 회장과 양재규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 부협회장,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이하 서울변회) 회장이 참석해 차례로 인사말과 축사를 전했다.

▲ 이석근 관악협의회장이 간담회 취지를 발표하고 있다. / 김현섭 기자
이석근 관악협의회장은 저소득 취약계층 자녀들에게도 법조인으로 진출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사법시험 존치의 당위성을 표명했다. 법조계 진입통로가 최소한 500명 이상 사법시험 합격자를 존치시키고 이에 준하는 로스쿨 출신 정원을 감원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됐다.

이어 이 회장은 관악구민을 비롯해 전국의 시민과 고시생들의 염원을 모아 사법시험 존치 입법청원 법시민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는 등 본격적인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행보에 나설 뜻을 밝혔다.

양재규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위철환 협회장을 대신해 축사를 전하는 한편, 발표자로 나서 그동안 사법시험 존치 입법 추진 경과를 주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했다.

▲ 양재규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 김현섭 기자
양 대한변협 부협회장은 지난해 사법시험 존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위철환 대한변협 회장과 나승철 서울변회 회장이 당선된 것에 큰 의미를 두며,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 됐음을 알렸다.

이어 “박영선 의원이 발의한 예비시험제도는 비경제적이고 로스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며 “앞으로 국회와 언론, 국민들에게 사법시험의 당위성을 계속 관철시키며 실질적인 결과를 얻고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나승철 서울변호사회 회장. / 김현섭 기자
나승철 서울변회 회장 역시 “최근 함진규 의원 등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법안 발의 소식을 접하고 하루 종일 기쁨에 들떴다”며 “사법시험이 존치돼 훗날 되돌아 봤을 때, 오늘 이 간담회 자리가 사법시험의 험난한 역사가 존재했음을 기억하는 날이 되길” 기대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이관희 대한법학교수회 회장은 해방 후 이념 대립에서 벗어나 독립을 외치던 그 심정으로 돌아가자는 김기림의 ‘우리들의 8월로 돌아가자’를 낭독하며 “소외계층에게 균등한 기회를, 동시에 전통법학교육을 살리기 위해서 반드시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백원기 인천대학교 법학교수는 법학교육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로스쿨제도의 도입을 끝까지 반대했던 사람이다. “로스쿨을 폐지하고 다시 환원시키기에는 사회적인 비용이 엄청나므로 이제는 로스쿨 폐지는 옳지 않다”며 “대신 법학교육을 살리는 의미에서 사법시험이 존치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계속해서 “그동안 신림동하면 고시원,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고 말하며, “정의를 실현하고 기회 균등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거짓말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관악지역발전협의회 자문위원이자 엄덕수 법학박사(법무사)는 “사법시험 존치는 국가정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전국적인 염원을 담아 이뤄나가야 한다”며 “정의가 실현되면 지역발전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고 밝혔다.

▲ 간담회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현섭 기자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관악발전협의회는 일반 시민들과 법과대 학생 및 교수, 각 시민단체, 변호사 등 전문직단체들을 중심으로 사법시험 존치 입법 추진을 위해 시민연대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시 존치를 위한 입법청원 서명은 물론 공청회, 언론홍보, 시민토론회 등 각종 활동을 신속하고도 집중적으로 전개할 뜻을 모았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것만으로 이번 간담회는 큰 의미를 남을 것이다.

이아름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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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래 2014-04-27 11:46:47
사법고시는 존치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정해야 할 법조인은 공정한 시험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력으로 가는 로스쿨이 과연 공정한 제도 인지 의문입니다 가난하건 부자이건 강자이건 약자이건 모두가 도전할 수 있는 채용 제도가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현대판 음서제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wjdmltkghl 2014-03-17 21:26:07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가 정의 사회입니까

미래 2014-03-17 15:42:23
가난하다고 법조인의꿈을 접을수는 없습니다.돈없는 젊은에게도 법조인이 되는 기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사법고시는 존치되어야 합니다. 로스쿨가는 젊은이는 그래도 부모의 경제력으로 간다고 생각듭니다. 누구에게나 법조인이 될수있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져야 진정한 대한민국이 아닐까 합니다.

법치국가 2014-03-17 11:15:32
로스쿨 나와도
유학가서 국제변호사나 법학박사 학위 걸쳐야 기회가 주어지고
대형로펌들도 아버지 능력보고 뽑고 있는 실정...
돈 돈 돈 돈스쿨이 괜한 말이 아니다!!!

고시생 2014-03-14 21:33:05
양재규부협회장님 종편토론을 시청하면서도 느꼈지만 추진력과 포스가 느낄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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