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무엇으로 무엇을 설명하는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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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무엇으로 무엇을 설명하는가? (5)
  • 신희섭
  • 승인 2014.02.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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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이번 시간에도 답안을 만드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다. 지난 시간에 이어진 주제로 본인주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지시성의 문제를 이야기 하겠다.

글을 만들 때 지시성이 높은 글을 구성해야 한다. 지시성이란 구체성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목차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정확히 반영해서 목차만 가지고도 본인의 주장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다음 박스의 설명을 보자. 아래의 답안은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부작용해소방안’에 대한 목차이다. 지시성을 조금만 더 높여주면 본인의 아이디어가 더 잘 부각될 것이다.
 

Ⅵ.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증가와 민주주의

1.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증가
2.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증가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
3.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부작용해소방안

 
위의 목차를 다시 구체화해서 구성해보면 아래의 목차와 같이 구성할 수 있다. 아래의 목차와 비교해보면 어떤 목차가 본인의 아이디어를 좀 더 잘 드러내주는 지 알 수 있다.
 
<개선안>

Ⅵ.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증가와 민주주의의 관계

1. SNS와 정치참여의 증대여부
2. ‘SNS에 의한 정치참여’와 민주주의발전가능성논의
3. ‘SNS에 의한 정치참여’의 부작용해소방안

 

다른 목차를 통해서 지시성과 아이디어의 전달과 관련해서 생각해보자. 아래의 박스는 복지문제에 관한 답안이다.
 

Ⅰ. 서론

Ⅱ. 복지문제의 대두배경
 
1. 서구의 경우 : 이론적 배경 및 현실적 배경
2. 한국의 경우 
 
Ⅲ. 복지모델들간의 비교
 
1. 복지모델에 관한 이론적 관점.
(내용) 국가의 발전단계(약탈국가-정복국가- 민주국가- 복지국가)와 에스핑 안데르센 모델의 의미(계층화와 탈산업화에 따라 국가 구분가능).이를 통한 국가들마다의 차이구분
2. 영미식 자유주의 모델
3. 독일식 보수주의(조합주의)모델
4. 북유럽식 보편주의 복지모델
5. 한국의 경우 
 
Ⅳ. 결론을 대신하여 : 한국에 필요한 복지
 
1. 미시적 차원에서의 복지제도의 설계 : 선별식 복지제도
2. 거시적 차원에서의 복지제도 : 북유럽식 사민주의 모델


위의 목차는 지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다. 하지만 목차만 가지고 본인의 아이디어를 정확히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이 아이디어가 잘 발휘가 되지 않아서 오히려 본인 답안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경우를 잘 보여준다. 먼저 어떤 아이디어인지 살펴보자. 이 목차로 짐작해보면 역사적인 복지모델의 특수성에 기반하여 한국적 특수모델을 도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들의 경로와 에스핑안데르센의 모형의 계급화와 탈상품화라는 변수로 분석도 하고 싶었다고 보인다. 그래서 로마자 Ⅱ 번에서 서구와 한국을 구분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의도대로 답안이 읽힐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무엇이 문제인지 보자. 먼저 로마자 Ⅱ번에서는 서구국가들은 현실과 이론인데 한국은 사례에만 국한되어 있다. 비교를 위한 것이라면 서구를 설명하는 것과 한국을 설명하는 것은 통일시켜 주어야 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지역간 차이’인지 ‘이론과 현실’과의 차이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로마자 Ⅲ번의 경우는 묻고 있는 4가지모델간의 차이가 드러나기 보다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에스핑 안데르센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질문의 취지에 맞춰서 4가지 모델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을 합쳐서 3가지 모델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만약 꼭 이렇게 해야 한다면 왜 영미식으로 합치게 되었는지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첫 번째 목차는 아이디어인데 마지막 5번 목차는 뒤의 로마자 Ⅳ과 역할이 겹쳐버린다. 무엇보다도 내용상 각 모델의 차이가 잘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어떤 모델을 적용할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다음 목차인 로마자 Ⅳ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로마자 Ⅳ번의 경우에는 결론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즉 한국의 문제는 간략히 결론을 대신해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복지문제는 이 문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고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본론을 이루고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한국문제는 엄밀하게 분석을 나눠서 해야 한다. 그래서 따로 목차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글을 만들고 나서 V번을 결론에 해당하게 구성해야 한다.
 
게다가 결론 대신에 사용한 ‘결론을 대신하면’은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좁다. 결론보다는 분량이 크지만 본론의 내용으로 다루기에는 분량이 부족한 경우에 사용한다. 본론과 결론의 중간쯤에 해당하기 때문에 본론으로 만들기도 결론으로 따로 만들기도 애매한 경우에 사용한다. 따라서 ‘결론을 대신하며’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마다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부분은 한국에 대한 설명부분이다. 내용상으로 한국 모델의 경우 미시적 거시적 구분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이 주제는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문제는 확실히 아니다. 장기단기를 의미하고 싶은 아이디어인데 사용된 용어가 모호하다. 그리고 정책간의 조응도가 낮다. 위의 지적된 두 가지가 과연 양립하기가 어려운 문제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방향은 점진적인 보편주의정도로 기술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음 시간에는 글의 입증성과 글쓰기의 형식과 관련된 몇 가지를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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