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사경제 해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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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사경제 해설 3
  • 이규명
  • 승인 2014.02.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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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 베리타스 5급공채 경제학 전임
서울법학원 경제학 전임
합격의 터 독서실 멘토강사

브레튼우즈체제의 변천과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모색

글로벌시사경제 세 번째 주제로 브레튼우즈체제의 성립과 변천과정 및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모색과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헤겔은 [법철학]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녁에 날기 시작한다고 했다. 지성과 지혜의 상징인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이 되어서야 날아오른다는 말은, 모든 사회적인 현상과 사건들은 그 사태의 끝 무렵이 되어서야 정확하게 그 실체를 알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모든 지식과 지혜란 사회적 현상에 앞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후에 그것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잣대일 뿐이라는 소극적인 표현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1944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성립한 브레튼우즈체제는 그간 몇 차례에 걸친 보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화의 진전과 서브프라임사태에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 현재 진행중인 유럽의 경제위기 등과 맞물려 그 황혼기를 맞고 있다.

1. 브레튼우즈체제의 성립 배경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국제통화제도의 근간은 금본위제였다. 즉 모든 국가의 통화가치를 일정량의 금에 고정시키고, 이를 통해 각 국간 통화의 교환비율이 결정되는 고정환율제도였다.

1차 세계대전이후 대공황의 여파로 극도의 혼란속에서 금본위제도는 흔들리게 되고, 각 국은 관세장벽을 높이고, 수입할당제, 수입허가제 등 보호주의적 성격의 무역규제수단을 도입하게 되었다.

또한 각 국은 경쟁적으로 환율의 평가절하를 단행하여 국제경제의 불안정성은 확대일로에 있었다.

1940년대에 들어서도 세계경제는 국제유동성부족과 외환통제의 보편화 등으로 금본위제는 붕괴되고, 국제통화제도는 위기에 직면하게 되어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혼란속에 1943년 4월 영국정부는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의 확립을 위해 ‘국제청산동맹안’(Keynes안)을 발표하였고, 뒤이어 같은 해 7월 미국정부는 ‘연합국 안정기금 예비초안’(White안)을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논의가 본격화 되어, 19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의 마운트 워싱턴 호텔에서 44개국 대표가 모여 통화금융회의가 개최되었고, 브레튼우즈협정이 체결되었다. 이듬해인 1945년 12월 30개국이 서명함으로써, 브레튼우즈체제는 정식 출범하게 되었다.

2.브레튼우즈체제의 기본구조

브레튼우즈체제의 기본 골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금본위제도의 붕괴이후 혼란에 빠진 외환 및 금융시장의 안정을 회복하는 것, 둘째, 보호주의적 성격의 각종 무역규제를 철폐하여 국가 간 무역을 활성화시키며, 셋째 전쟁관련국의 전후부흥과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위한 지원이 그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통화제도를 관장하고 각 국에 필요한 외화를 공급하는 기구로 국제통화기금(IMF), 전후부흥과 후진국개발을 위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을 설립하였고, 무역활성화를 위한 기구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를 출범시켰다.

이렇게 출범한 브레튼우즈체제는, 국제통화제도의 본질적 기능인 국제유동성공급을 위해 금환본위제를 기본으로 하고, 국제수지 조정메카니즘으로 조정가능 고정환율제를 채택하였고, 일시적 유동성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인출권제도(SDR, special drawing rights)를 두었다.

금환본위제란, 미국이 은행국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달러를 기축통화(key currency)로 지정하여 금 1온스(31.1g)당 35달러로 고정시키며, 각 국은 자국통화를 금 또는 달러에 고정시키고 미국은 각 국이 보유한 달러에 대한 금태환을 보장하는 고정환율제이다.

따라서 브레튼우즈체제하에서의 국제유동성의 공급은 금산출량과 달러의 공급수준에 의해 증감하게 된다.

다음으로 조정가능 고정환율제란, 원칙적으로 각 국 통화의 환평가를 상하 1%이내에서 변동할 수 있게 고정시키고, 근본적 불균형(fundamental disequilibrium)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IMF와 협의하여 10%이내에서 환평가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마지막으로 특별인출권이란, IMF회원국은 사전에 각 국의 경제규모에 따라 정해진 범위 내에서, 국제수지악화 등 일시적 유동성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담보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3. 브레튼우즈체제의 문제점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전례없이 커지면서 호기롭게 시작한 브레튼우즈체제는 로버트 트리핀(R, Triffin)지적한 것처럼, 유동성과 신뢰성의 딜레마를 포함한 몇 가지 문제를 내재한 불안한 출발이었다.

첫째, 국제유동성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브레튼우즈체제 하에서의 국제유동성의 공급은 화폐용 금의 추가적 공급과 기축통화국의 국제수지적자, 국제통화기금에 의한 신용창출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런데 화폐용 금의 산출량과 국제통화기금에 의한 신용창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결국 기축통화국의 국제수지적자에 의존하는 부분이 클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의 팽창과 더불어 국제유동성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국제수지적자를 통해 달러를 공급해야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국제수지의 적자가 누적되면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성은 하락하게 되는 문제, 즉 트리핀이 지적한 유동성 공급과 신뢰성간의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둘째, 조정가능 고정환율제의 채택과 관련된 문제도 지적 된다. 원칙적으로 각 국은 환율을 금과 달러에 고정시키게 되어 있으므로, 각 국의 경제사정에 따른 환율변경의 가능성은 그만큼 작아진다.

따라서 국제수지의 불균형이 발생하였을 경우 적자국은 물가하락과 소득수준의 감소로, 흑자국은 물가상승과 소득수준의 증대로 귀결되어, 환평가의 조정이 필요하게 되지만 각 국의 이해관계가 상반되어 환평가의 대칭적 조정을 어렵게 한다.

또 근본적 불균형이 발생하였을 경우에 한해 환율조정을 가능하게 한 조항도, 그 개념이 불명확하여 조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이로 인한 환투기를 유발하여, 각 국 정부로 하여금 IMF의 기본목적과는 달리 무역이나 외환에 대한 직접적 통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그 외에도 신인의 문제나 기축통화인 달러의 평가가치 변동이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어있어, 미국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세계경제가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어 왔고, 이러한 염려는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관련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는 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었다.

4. 브레튼우즈체제의 변천과정

1960년대 들어 미국의 만성적인 국제수지 누증으로 브레튼우즈체제는 구조적 모순을 노출하게 되었다.

미국 국제수지적자의 누적과 베트남전 전비조달을 위한 통화량 증발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 되고, 달러화의 가치가 급락하게 되어, 미국에 대해 금태환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금보유량이 급감하여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정지를 발표하여 브레튼우즈체제는 붕괴의 조짐을 보이게 되었다.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하여, 1971년 12월 18일 선진 10개국 재무장관들이 워싱턴소재의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금태환 정지로 붕괴된 고정환율제도의 부활을 위한 논의를 하였다.

그 결과, 달러의 금태환을 계속유지하고, 달러의 평가절하를 인정하며, 환율변동폭을 기존의 1%에서 2.25%로 확대시키고, 달러 외에 기축통화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협정을 브레튼우즈체제의 연장선상에서 스미소니언체제라고도 한다.

그러나 스미소니언체제는 1973년 오일쇼크로 인한 2차 달러화 평가절하로 비교적 단명하게 되었고, 국제통화체제는 혼란을 거듭하다가, 1976년 1월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에서 열린 제5차 IMF잠정위원회에서 그간의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협정문을 발표하였다.

킹스턴체제로 불려지는 합의문의 주요내용은, 고정환율을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도를 인정한 것, 통화로서 금의 역할을 축소하고 궁극적으로 금을 폐화시키고, 대외준비자산으로서 미달러화 대신 SDR을 기축준비자산화한 것, IMF의 신용제도를 확충하고 그 이용조건을 개선한 것 등이 포함된다.

5.새로운 경제질서의 모색

이상에서 간단히 살펴본 것처럼 국제통화제도는 금본위제 → 브레튼우즈체제 → 스미소니언체제 → 킹스턴체제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급변한 글로벌 경제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브레튼우즈체제는 사실상 붕괴되었고, 현재의 혼란상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고든총리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사태의 원인인 자유화된 금융시장의 병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전의 달러기축통화체제인 브레튼우즈체제에서 다국 기축통화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면서 신브레튼우즈구상을 발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주요 내용은, 국제 표준의 새로운 회계기준의 채택을 통한 투명성 확보, 국가별로 이뤄지고 있는 현행 금융감독체제를 개혁하여 IMF를 포함한 새 국제 금융감시기구의 창설, 금융위기 조기경보시스템의 확립 등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브레튼우즈체제를 강화하고 신흥국을 참여시키기를 선호하는 미국의 주장과, 브릭스(BRICS) 및 아시아의 의견이 서로 대립하면서 신브레튼우즈체제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는 날로 심화되고 새로운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세계적 요구는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머지않아 브레튼우즈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경제질서가 등장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첫 부분에서 언급한 것처럼, 황혼녁에 날개짓을 하면서 힘차게 날아오를 새로운 부엉이를 상상하며, 우리는 새국제경제질서 창조의 현장 목격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수험생들로서는 이러한 흐름속에서 관련 뉴스를 해석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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