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가치ㆍ외교역량ㆍ전문지식 융합 교육과정
실제 외교사례 통해 정책 수립ㆍ실행력 제고
지난해 탄생한 첫 외교관 후보자 43명은 1년의 교육을 거쳐 이 중 39명이 외교관으로 최종 임명된다. 시험을 통해 외교관을 선발하던 외무고시 시대가 끝나고 외교관 양성시대가 열린 것. 야심차게 출발한 외교관 양성시대, 첫 외교관 후보자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외교관후보자들의 교육기간은 49주다. 이 중 학기과정은 각 학기 12주씩 총 36주로 구성된다. 학기외 과정 13주는 6주간의 영어집중과정과 중앙공무원교육원 합동교육, 현장학습, 종합연습, 자율학습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12월 16일 시작한 교육일정은 오는 11월 21일까지 실시되며 공직가치와 전문적 지식, 외교역량과 외국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국립외교원은 “49주간의 교육을 통해 외교활동의 바탕이 되는 풍부한 인문소양을 쌓고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의 정체성과 바람직한 공직 가치관을 함양하고 외교 사안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적 틀과 도구를 습득하는 것을 교육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또 “습득한 이론적 틀과 도구를 활용해 당면한 외교 사안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통해 최적의 전략, 정책,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각 과정별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학습목표를 설정,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교육계획을 구상했다. 또 다양한 역량개발 과목을 마련하고 토론이나 모의협상 등 학습자 참여적 상호활동을 중심으로 과목을 구성ㆍ운영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적용ㆍ활용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 중심을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각 교과목은 공직사명의식(SOM) 분야와 전문지식(KAF) 분야, 외교역량(CNN) 분야, 외국어(FLD) 분야로 나뉜다. 외국어 분야는 강의와 실습의 형태로 진행되며 나머지 과목들은 강의, 실습에 사례연구를 더한다.
공직사명의식 분야는 공공윤리와 외교관, 법적사고와 법체계, 한국 사회문화, 한국 역사, 국제정치사상사를 개별 과목으로 각 12시간씩 교육한다.
전문지식 분야는 동아시아 역학관계, 국제안보, 지역이해, 국제법, 세계외교사, 강대국 외교정책의 이해, 글로벌 거버넌스 외교, 북한문제, 지역통합 등 과목에 대해 배우며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지역분야와 군축 및 다자안보, 개발협력 등 전문분야는 선택해서 교육을 받게 된다. 각 과목은 24시간씩의 교육이 예정돼 있다.
외교역량 분야는 외교협상의 기초,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 문서의 이해, 문서 작성 실습, 협상 및 외교역량 종합연습 등 보다 실전적인 과목들로 구성돼 있다. 각 과목별로 12시간에서 24시간까지 교육 받는다.
외국어 분야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학기 외 영어집중과정과 선택과목인 제2외국어 교육이 진행된다. 독일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선택과목은 72시간의 교육이 예정돼 있다.
또 외교관후보자들이 외교분야의 생생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글로벌 리더, 석학들의 초빙강연도 추진한다. 세계 각 국의 지도자, 총리 및 장관급 인사는 물론 석좌교수제 등을 통한 전ㆍ현직 총리 및 장관급 인사도 강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 3일에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외교관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기도 했다.
국립외교원은 이같은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물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학칙의 제ㆍ개정을 통한 엄격한 학사관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다변적인 국제사회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 교육을 통해 외교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커다란 목표를 품고 출범한 외교관후보자 시험, 그 첫 해 시행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시행되는 두 번째 외교관후보자시험에는 지원자가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외교관후보자시험이 내실있는 교육으로 기존 외무고시와 차별화되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혜성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