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명의 글로벌 시사경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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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의 글로벌 시사경제 해설
  • 이규명
  • 승인 2014.02.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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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 베리타스 경제학 강사

많은 수험생들의 경제학답안을 보면 무미건조함을 느낄 때가 많다. 이는 수험교재를 통한 교과서적 지식의 나열에 그치는데서 오는 한계로 보인다. 반면에 우수한 답안은 채점자는 물론 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풍부한 임플리케이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문장을 작성하기위해서는 배경지식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시간과의 투쟁에 매몰된 수험생들이 그러한 배경지식에 투자할 여유시간을 내기에는 심리적으로 쫒기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수험생들의 현실을 고려하여 법률저널에서는, 매주 글로벌 경제이슈를 선정하여 수험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심층분석하여 수험에 도움이 되고자 본 칼럼을 기획하게 되었다.
 
평소 궁금하게 생각하였던 글로벌 경제이슈가 있다면, 법률저널의 홈페이지를 통해 제안해주시면 다음호에 참고하여 칼럼을 게재하도록 하겠다.

미국의 시퀘스트 발동과 그 영향

1. 시퀘스터란 무엇인가

글로벌 경제시사 첫 번째 주제로 최근 수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익숙해진 '시퀘스터'(sequester) 또는 '시퀘스트레이션'(sequestration)이라는 이슈를 선정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격리하다. 은퇴시키다. 가압류하다”라는 의미이지만, 재정학에서는 ‘일괄 삭감’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미국의 연방예산 자동삭감제도를 의미하는 용어로 이해되고 있다.

원래 미국의 쌍동이적자(무역적자와 연방재정적자)가 심각했던 1985년, 국가부채 감축을 위해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에 한도를 정하고 의회와 합의를 보지 못하면 시퀘스터에 들어가는 ‘균형예산 및 긴급적자통제법(그램 - 러드만 - 홀링스 적자감축법·GRH)’에 근거를 두고 있다. 누적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음 회계연도에 허용된 최대한의 적자 규모 내로 적자의 폭을 줄이지 못하면 지출예산을 당초 설정된 목표에 따라 자동으로 삭감하는 제도이다.

정부 재정지출 강제삭감에 따른 단기적인 경제충격이 클 수 있으나 시퀘스터는 미국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설계된 제도이다.
실제로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6년 시퀘스터제도를 도입해 매년 적자규모를 축소함으로써 1991년에는 균형예산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적자가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다음 왼쪽 그래프 참고)

이 법이 적용되는 것은 2013년 1월 1일이었으나 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재정 절벽으로 인해, 금융위기로 부터 회복기조에 있던 미국 경제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을 우려해, 작년 연말 미국 정치권이 세금을 일부 인상하면서 시퀘스터 발동 시기를 두 달 뒤로 미루는 미봉책에 합의하였다.

따라서 미국 정치권이 3월 1일 이전에 예산 삭감안에 합의하거나 시퀘스터 발동 시기를 다시 연기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정부 지출이 삭감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난 3월 1일 미국 정치권이 합의에 실패함으로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여 정식으로 시퀘스터가 발동하게 되었다.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의 시퀘스터 협상 난항은 국가부채 감축 방식에 대한 대립의 결과인데, 이론적으로는 국가부채의 허용규모를 늘리거나 세입을 늘리고 세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부채는 지난 14일 기준으로 법정한도인 16조3940억 달러를 넘어 16조5919억 달러에 달해, 이론적으로 미국 연방정부는 파산 상태다. 미국은 시퀘스터 협상이 난항을 빚자 임시방편으로 국가부채 법정한도를 오는 5월 19일까지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회계연도가 10월 1일 시작돼 다음해 9월 30일 끝나기 때문에, 이 규정에 따라 올해 3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줄여야 하는 연방정부의 예산은 850억달러에 달하고, 올해 10월부터 시작되는 2014회계연도를 비롯해 향후 10년간 회계연도별로 1천100억달러씩 총 1조2천억달러의 연방예산이 자동으로 삭감된다.

 

2. 시퀘스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1)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부 예산이 삭감되면 여러 분야에서 파급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언론보도에 따르면 약 8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국방 분야로 올해 총 850억 달러 예산 삭감분 중 국방 예산만 426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위 오른쪽 표 참고) 그러나 사회 보장과 참전용사 연금, 메디케어, 푸드 스탬프, 학교 점심 식비 지원 및 무상장학금 등 빈곤층 지원 사회보장제도 예산은 삭감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삭감 한도가 2%로 제한된다.

이러한 정부지출의 감소는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IS곡선의 좌측이동과 총수요곡선(AD)의 좌측이동으로 산출량을 감소시킨다. 즉 에서 연방정부지출()의 감소는 총산출량()의 감소와 물가하락으로 연결된다.(그림참고)

 

 

이러한 변화는 금융위기 이후 회복기조에 있던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미국 의회 예산국 자료에 따르면 시퀘스터가 발동될 경우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1.4%에 그치고 실업률은 0.2%포인트 상승해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이러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매달 850억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경기 부양책을 당분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버냉키 연준의장의 이번 발표는 앞 그래프에서 시퀘스트로 인한 산출량감소를 LM곡선의 우측이동으로 상쇄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앞의 그림 참고)

2) 우리나라경제에 미치는 영향

우리경제를 소규모 개방경제라 가정하면, 에서 시퀘스트발동으로 인한 미국의 총수요감소는 미국시장에서의 한국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즉 한국의 수출()을 감소시켜, 한국의 산출량을 축소시키는 결과로 나타나다.
GDP대비 60%를 넘어서는 수출의존도와 미국이 중국에 이은 두 번째 수출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의 시퀘스트발동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직접적인 수출기업뿐만이니라 수출기업과 관련된 국내기업에도 시간차를 두고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도 앞의 그림과 유사하게 IS, AD곡선의 좌측이동으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환율결정이론으로도 확인가능하다. 구매력 평가설에 따르면, 에서 미국물가()의 하락으로 원화약세로 수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시퀘스트 발동이 미국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간단히 살펴보았지만, 유럽의 경제위기, 일본의 엔화약세정책 등과 맞물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경제의 현상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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