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법조일원화 취지 몰각 우려”
대법원 “무책임한 의혹제기” 반박
대한변호사협회는 5일 로클럭 출신 변호사에 대한 특혜성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변협은 “법원이 임기가 만료되는 1기 로클럭을 1~2년간 국선전담변호사로 일하게 한 후 법관임용시 요구되는 법조경력이 갖춰지면 법관으로 임용하기 위해 이용하려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간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국선전담변호사들이 몇 차례 재임용되는 관행과 달리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인원이 14명가량 증원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기존 국선전담변호사들이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재임용에 탈락했다는 것이 의혹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대한변협은 “법원이 국선전담변호사 자리를 로클럭 출신 변호사의 경력관리를 통해 단기간 내에 다시 판사로 임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법관에 의한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법조일원화를 도입한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대한변협은 법원이 충분한 경력의 변호사들이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해 대국민 서비스 만족도를 상승시키고, 기존 국선전담변호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며, 법조일원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국선변호사 제도가 운영되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이 국선전담변호사를 독점적ㆍ배타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제도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를 촉구했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지난해 12월 11일 법원이 로클럭의 경력관리를 위해 국선전담변호사제도를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논평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변회는 “법원조직법 부칙이 2013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판사를 임용하는 경우 3년이상의 경력을 요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조 수급의 차질을 피하기 위한 것이지 3년 이상 경력의 법조인을 바로 판사로 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관 임용시 법원조직법 제42조 제2항에 따라 경력 10년 이상의 법조인들 중에서 먼저 임용하고 법관 수요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 순차적으로 경력연수를 내려가면서 충원할 것을 제안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8월 법원행정처가 로클럭의 경력관리를 위해 상위 10대 로펌의 인사담당자들과의 비공식간담회를 통해 취업을 알선하려 했다는 논란을 시작으로 로클럭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대한변협의 성명에 대해 대법원은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은 외부인사가 포함된 독립된 위원회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다”며 해명을 하고 나섰다.
현재 국선전담변호사 선발은 각 고등법원별로 구성된 ‘국선변호감독위원회’가 맡고 있다. 위원회는 5~6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법원 내부 인사 외에 변호사, 학계 인사, 언론계 인사 등 외부위원이 포함된다.
대법원은 “국선전담변호사 선발과 관련해 로클럭을 우대하거나 특혜를 준 일은 전혀 없으며 이와 관련된 대한변협의 성명은 근거 없는 무책임한 의혹 제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국선전담변호사 선발과 법관 선발은 별개의 절차이며 판사 임용 여부는 판사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는가로 판단될 것이지 로클럭 출신이라는 이유로 우대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뜨거운 논란속에서 새로 임용되는 국선전담변호사는 오는 3월 1일부터 2016년 2월 29일까지 활동하게 된다. 법조일원화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공익이 큰 만큼 세간의 우려와 의혹들을 씻어낼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혜성 기자 desk@le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