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공무원시험, 대(大) 강사에게 묻다-행정학 위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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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공무원시험, 대(大) 강사에게 묻다-행정학 위계점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4.01.22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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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공무원시험 수험가가 다시 분주하다. 채용규모 확대, 시험과목 변경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필(必)합격의 신념을 담은 채 저마다 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젊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논리적으로 개념을 이해한 뒤 반드시 암기해라”

                                                              - ‘알파행정학’ 저자 위계점 강사(윈플스학원 행정학)

 

 
포항제철 기능공에서 대학강단 학자로, 다시 노량진 수험강단의 행정학 대(大)강사로 자리매김한 윈플스공무원학원의 위계점 강사. 그는 지난 2000년에 처음 강단에 올라선 후 올해 14년째 행정학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위계점 강사를 만나 행정학을 두고 고민하고 있을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과 올바른 공부방법을 들어봤다.

“행정학은 종합사회과학, 종합적 성격”

행정학은 무엇일까? 행정학의 경우 국어, 영어, 사회 등의 과목에 비해 비전공자, 즉 행정학과를 나오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다.

위계점 강사는 먼저 학문으로서의 행정학은 그 자체가 종합사회과학이라고 말했다. 종합사회과학 중에서도 행정학은 특히나 융합적, 종합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따라서 특정 전문지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학문이라는 것. 그는 행정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체적인 학문적 배경지식이 깔려 있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특징은 공무원수험으로서의 행정학과도 관통하고 있다. 여러 가지 종합적 관점에서 문제에 다가가야 하기 때문에 공부해야하는 범위가 방대할 수밖에 없다.

그는 결국 행정학 수험은 이같은 이유로 어렵게 생각할 수 있으나, 깊이를 요하지 않아 생각만큼 어려운 과목은 아니라고 했다. 또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이기 때문에 현행법령이 나오는 등의 학문으로서의 행정학과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학문적인 내용과 단편적인 사항으로 암기적인 내용을 병행시켜야 하는 것이 바로 수험 행정학이다.

“이해력이 우선…이해 80%, 암기 20%”

암기와 이해가 병행돼야 하는 수험 행정학. 그렇다면 그 비중은 어떻게 둬야 할까? 위계점 강사는 이해가 80%로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해서 이해에서 공부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어쩌면 단순해 보일지 모르지만 가장 단순한 것에 해답이 있다. 이해한 뒤 암기를 해야 한다. 이해하면 그 다음 암기하는 시간이 조금 줄어들 뿐 암기를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만 시험에서 낭패를 보는 일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연상암기, 두음법칙을 이용한 암기를 이용할 것을 권했다. 예를 들어 “코헨마치올슨-정책결정모형(쓰레기통모형을 제시한 학자들)” “앤더슨조직이념정책개인정치-앤조이정책개정”같이 “반복”해 외우는 것보다 “요령”을 가미하면 좀 더 쉽게 암기가 가능하다고 전한다.

 
“7급은 9급보다 논리적 사고 더 필요”

9급시험과 7급시험을 비교하자면 우선 7급이 9급에 비해 심도 있는 문제가 출제된다고 말했다. ‘행정학개론’은 말 그대로 행정학의 개략적인 내용이 출제된다는 것. 따라서 범위의 차이는 없지만 난이도면에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7급의 ‘행정학’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쉽게 비교하자면 9급 행정학개론에서 4문제가 어렵게 나온다면, 7급 행정학에서는 7~8문제가 나온다고 설명된다. 반대로 수험생들이 비교적 쉽게 느끼는 개념문제는 9급에서는 3문제, 7급에서는 1문제 정도가 나오는 추세다. 결국 개념, 이론, 비교적 단순한 추론문제가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9급과 달리 7급은 사고력과 논리적 추론이 많은 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9급을 준비하더라도 4개의 어려운 문제 중 2~3문제는 맞춰야 하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 국가직과 지방직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지방직의 경우 지방행정을 포함하지만 비중을 달리 둘 필요는 없다고 했다. 지방직에서 3문제가 출제되고 국가직에서도 1문제 이상 나오기 때문에 국가직만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라도 지방행정을 등한시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체출제를 하며 5지선다형이라는 이질성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범위가 방대하고 지엽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경찰간부, 해양경찰간부의 경우 현직 교수가 시험출제를 출제하는 것이 아닌 조직 내부에서 자체출제하기 때문에 기출문제 중심으로 문제를 ‘재편집’해 대부분의 문제가 구성된다. 이들 시험이 불의타나 이의제기가 안 나오는 편에 속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소방간부는 비교적 현직 교수들이 출제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행정직렬은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이 검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엽적이라고 분석했다. 군무원시험 역시 예측하지 못한 불의타 문제가 나오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 기출문제에서 많이 출제되는 편이다.

“올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워질 듯”

9급에서 선택과목으로 전환되면서 난이도가 우려된 것이 사실이다. 타 선택과목의 고등학교 수준에 맞추다 보니 행정학을 좀 더 쉽게 낼 수밖에 없다는 것.

예전에는 난이도 상(上)의 문제가 30%의 비중이었다면 시험과목 개편 후에는 20%의 비중으로 출제되는 것으로 위 강사는 분석했다.

결국 난이도는 쉬워졌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상(上)에 해당하는 문제가 어느 부분에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고득점하는데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강사 입장에서 수험생 편의를 위해 범위를 좁히면 좋겠지만 위험부담 때문에 그는 오히려 좀 더 넓게 범위를 두고 학생에게 가르치는 편이다.

특히 지난해 사회과목이 어렵게 나오면서 올해는 이를 조정해 쉽게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행정학은 지난해보다는 좀 더 어렵게 나올 가능성이 높고 어려운 문제가 4~5문제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행정학의 3강점, 짧고 공직수행에 유리”

수험생들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선택과목이다. 본인에게 맞는, 유리한 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합격의 열쇠를 갖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다소 비슷한 성격으로 인해 수험생의 저울에 오르는 사회와 행정학. 두 과목의 공통점은 바로 전직렬에 걸쳐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세무직과 관세직의 선발인원이 대폭 증원되면서 국가직 9급의 경우 행정학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출제범위가 비교적 좁은 사회과목을 더 쉬운 과목으로 평가했다. 사회가 시간적 할애가 덜 할 것이라는 이유다. 반면 행정학은 범위가 넓고 사회보다 깊이 있는 내용이 다뤄진다고 분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행정학을 피하는 이유이자 강점이다. 선택의 우열로 넘겨짚을 수는 없으나 시험에 붙은 후 평생 공직에 몸담을 것을 감안한다면 행정학을 선택하는 것이 두루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회는 경제학, 즉 숫자, 그래프 등을 포함한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그는 숫자, 그래프 등에 흥미가 없다면 행정학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강점은 각 문제풀이에 소요되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것이다. 사회 문제를 푸는데 20분이 걸린다면 행정학은 그 반, 10분이 걸린다. 그만큼 사회문제는 문제 자체의 길이가 길어 소요시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행정학은 단순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난이도 조절을 한다해도 문제를 푸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을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단언했다.

▲ 위계점 강사가 전하는 공무원시험 합격을 위한 알파행정학 10계명+@
“틀 속에서 학습하되 교재 선택도 중요”

먼저 행정학의 가장 큰 특징인 넓은 범위. 학습범위는 어떻게 정해야 할지에 수험생들은 고민이다. 그는 행정학 범위를 잡아주고 체계적으로 포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수험서를 선택하는 것이 행정학 수험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그의 저서 알파행정학도 그런 취지에서 서술됐다. 즉 내용이 잘못되어 있거나 중요부분들이 빠져있는 책을 피하고 ‘믿을 수 있는 책’을 고르는 것도 학습범위를 좁히는 하나의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개념을 공부할 때는 그 개념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 틀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느 집을 가도 안방이 어딘지, 화장실이 어딘지, 알아야 그 집을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행정학에서 꼭 해야 할 질문은 ‘이 개념이 무엇일까?’와 ‘이 개념이 왜 나왔지?’ 이 두 가지다.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다면 그 개념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확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단번에 답을 할 수 없다면 수험서를 통해 습득을 해야 한다. 자문자답이 깊어질수록 틀이 점차 완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또한 개념을 정리할 때에는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해를 해야만 쉽게 암기할 수 있다는 점을 수험생들은 항상 기억해야한다.

“합격!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어야 온다”

그는 흔히 명예의 직급이라 말하는 대학교수라는 타이틀도 거머줬지만 ‘교수님’보다 노량진 학원가 제자들의 ‘스승’이 되는 것에 더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이유인즉, 제자와의 소통이 더 진정성이 강하고 실제로 연락을 꾸준히 주고받게 되는 경우도 노량진에서 자신에게 강의를 듣는, 또는 거쳐간 친구들이라는 것. 많은 수험생들과 공감을 하고 이해관계를 얻는 것이 그가 말하는 삶의 보람, 값어치다.

그는 3년 전 암 선고를 받고 거동조차 힘든 시기가 있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그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것. 그는 그 이후 담배, 술을 모두 끊어냈다. 본인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런 전적을 상상하기 힘들만큼 건강해 보이는 현재의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오히려 병 덕분에 삶의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었다고 호탕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험생들에게도 다시 한 번 자기자신을 믿으라고 말했다. 수험생 모두는 충분히 잠재력을 갖고 있다. 주위를 신경 쓰지 말고 자기자신을 믿고 수험생활을 해나간다면 그 잠재력을 발휘하는 날이 언젠간 오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시험 출제기관에게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시험의 목적은 결국 유능한 공무원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우열을 판별할 수 있는 문제, 즉 적절한 난이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암기식 출제를 피해 줄 것을 주문했다. 수험공부가 공직수행과 연관되어야하므로 단순 암기식이 된다면 유능한 공무원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좋은 공무원 선발의 첫 시작은 ‘좋은’ 문제 출제에서 비롯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이성진 / 글 공혜승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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