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명의 경제학 카페2-시장과 시장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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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의 경제학 카페2-시장과 시장의 실패
  • 이규명
  • 승인 2014.01.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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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
베리타스 5급공채 경제학 전임
서울법학원 경제학 전임
합격의 터 독서실 멘토강사
 

 

경제학 카페 두 번째 주제는 시장으로 잡았습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이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공간으로서의 시장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의 시작점이 바로 시장이고 그 시장에서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된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시장에 대해 알아보고,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의미와 왈라스적 조정과정, 그리고 시장의 기능과 시장의 실패에 관해서 공부해 보기로 한다.

1. 시장과 시장기구

경제학은 시장을, 재화, 생산요소, 서비스, 화폐 등이 거래되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정의한다. 즉 특정 상품을 교환하기 위해 교환의사를 제시하는 경제주체들(가계, 기업, 정부, 외국)의 모임으로, 사려는 의지(수요)와 팔려는 의지(공급)의 상반된 힘이 존재하는 곳은 어디나 시장으로 정의한다. 이렇게 정의된 시장에서 수요자와 공급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교환이 성립될 때 그 교환가격을 균형가격(equilibrium price)이라 하며, 교환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양을 균형거래량이라 정의한다. 경제학적으로 균형은 상반된 힘이 맞아떨어져 외부의 충격이 없는 한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상태를 의미하며, 균형과 관련하여 경제학은 균형의 존재여부, 균형의 안정성, 균형의 유일성에 주로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상품을 교환하기 위해 교환의사를 제시하는 경제주체들로 형성된 시장에서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되는 전 과정을 시장기구(market mechanism) 혹은 가격기구(price mechanism)라 한다.

이렇게 형성된 가격의 기능은 다음의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가격은 상품의 배급과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재화나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를 여러 경제주체에게 전달하며, 이러한 정보는 모든 경제주체의 합리적 경제활동의 기초가 된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소비자에게 상품이 배급되게 하여 과소비를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둘째, 생산자원이 여러 경제주체들 사이에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한다. 어떤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그 재화의 생산량은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생산량은 감소하게 된다. 즉 가격은 희소한 자원 중 어떤 재화의 생산에 어느 정도의 자원을 분배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셋째, 소득의 분배와 관련하여 생산요소시장에서 결정된 노동,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가격은 각 생산요소 소유자의 소득을 결정하게 된다.

시장을 이렇게 정의할 경우 경제분석의 편의를 위해 시장은 그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재화시장(goods market), 기업의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노동과 자본이 거래되는 생산요소시장(factor market), 화폐가 거래되는 화폐시장(money market), 외국의 화폐가 거래되는 외환시장(foreign exchange market), 주식(equity)과 채권(bond) 및 금융자산이 거래되는 자산시장(asset market)으로 분류된다.

2.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자유방임주의

현대 경제학의 출발점이자 고전학파 경제학의 거두인 아담스미스(Adam Smith)는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과 관련하여, 저서 《도덕 감정론》(1759)과 《국부론》(원명: 국가의 부(富)의 본질과 원천에 대한 탐구)(1776)에서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기존의 중상주의적 가치관에 반발하며, 프랑스의 중농주의사상을 높이 평가하였지만, 부의 원천에 대해서는 중농주의와 그 견해를 달리 하였다. 즉 “그 모든 불완전한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중농주의는 정치경제학의 주제에 관해 지금까지 발표된 것들 가운데 진리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도덕 감정론의 표현은 그가 중상주의 보다 중농주의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표현이다. 그러나 프랑스와는 달리 공업이 발달한 영국의 상황을 주로 연구했던 스미스는 중농주의자들과 달리 공업 생산이 부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아담 스미스는 소비자의 욕구, 생산, 시장 경쟁, 그리고 노동 분업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동력이라고 보았다. 아담 스미스는 부의 창출과정에서 개인의 이기심과 사회적 이익이 반드시 상반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였으며, 이러한 아담 스미스의 사고를 단적으로 대변해주는 표현은 국부론의 다음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푸줏간 주인, 술도가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생각 덕분이다. 우리는 그들의 박애심이 아니라 자기애에 호소하며, 우리의 필요가 아니라 그들의 이익만을 그들에게 이야기할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담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에 입각한 경제적 행위가 결과적으로 사회적 생산력의 발전에 기여하며, 이러한 사적 이기심과 사회적 번영을 매개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생각하였다. 즉, 스미스에 따르면 개별경제주체들은 자신의 이익극대화를 추구하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게 사회적 이익과 경제적 발전을 가져온다고 보았다. 아담 스미스는 개인의 합리성이 집단의 합리성과 조화될 수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시장의 자동적 조정기능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견해는 어떤 경제에 필요한 물자의 종류와 수량, 생산방법, 생산물의 분배 등은 국가나 중앙계획기관의 계획과 명령에 의해 해결 될 수 없고, 일체의 생산과 소비활동이 개인의 자유에 맡겨질 때, 가장 효율적인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자유방임적 사상으로 연결된다.

3. 왈라스적 조정과정과 경매인

그러나 시장의 자기조정과 관련한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은 《도덕 감정론》(1759)에 처음 등장한 이후 《국부론》에도 등장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경제 분석의 구체적인 방법과 연관시킨 것은 왈라스(Leon Walras)였다.

왈라스는 시장의 거래과정을 일종의 경매과정으로 보고 경매인이 특정 가격을 제시하고 제시된 가격이 높을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서 즉 초과공급이 존재하고, 제시된 가격이 낮을 경우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서 즉 초과수요가 존재하게 된다.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경매인은 다른 가격을 제시하고 다시 수요와 공급을 비교하여 두 욕구가 일치하는 수준까지 가격을 조정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된다. 이런 과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 그림과 같다.

라면, 초과공급(excess supply)이 존재하여, 가격이 내려가고, 라면, 초과수요(excess demand)가 존재하여, 가격이 올라간다. 따라서 일 때, 균형가격(equilibrium price)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된다.

 

 

 

 

 

 

 

[그림] 균형의 성립과 초과수요 초과공급

이러한 왈라스적 왈라스적 조정과정(Walrasian adjustment process)의 특징은,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은 가격의 조정을 통해서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의 조정에 의해 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되고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을 왈라스적 조정과정이라 한다. 이렇게 성립된 균형이 안정성을 보일 때 왈라스적 안정성을 가진다고 한다. 시장이 왈라스적으로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초과수요[ ]가 감소해야 한다. () 따라서 왈라스적 조정과정은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보다 구체화 시키고, 분석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발전시킨 개념이라 할 수 있다.

4. 시장의 실패와 보이는 손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장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즉 주기적 순환(실업과 인플레이션)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어 사회후생의 현저한 감소시키거나, 소득이나 부의 분배가 반드시 공평하게 되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 잘 작동하지 않아 시장기구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데 실패하는 현상을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라 한다.

이러한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분권화된(decentralized) 자원배분이 효율성을 가진다는 것은 완전경쟁을 전제로 한 경우이다. 그러므로 불완전 경쟁이 존재하면 시장의 실패가 일어날 수 있다.

둘째, 공공재의 경우, 소비에서의 비경합성(non-rivalry)과 배제불가능성(non-excludability)으로 인해 자유로운 시장기구에 맡겨둘 때 공공재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에서 생산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외부성(externalities), 즉 특정 경제주체의 행위가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이득이나 손해를 가져다주지만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지불하지도 않는 상황이 존재하면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외부성이 존재하게 되면 과소생산이나 과다생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일반경쟁균형은 모든 것이 확실하다는 암묵적인 가정 전제로 성립하는데, 불확실성이 개입되면 일반경쟁균형이 파레토효율성을 반드시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들로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시장실패로 인해 비효율성이 초래되므로 정부가 개입하여 효율성을 제고시킬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정부가 개입하여 시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경우 이를 아담 스미스의 개념을 차용하여 보이는 손으로 부른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으로 더 큰 비효율성이 초래될 수도 있다. 즉 시장의 실패는 정부개입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정부개입이 더 큰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의 개입으로 민간부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정이 교란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장의 실패가 일어난 것과 비슷하게 정부의 개입이 의도와 달리 오히려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정부의 실패(government failure)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정부의 개입이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때에 한해서 개입을 시도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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