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의 군사전략과 북한의 도발가능성(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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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의 군사전략과 북한의 도발가능성(4)
  • 신희섭
  • 승인 2014.01.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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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시간에 이어 북한의 군사전략에 대해서 다룬다. 북한의 군사전략 중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에 대해서 상세히 다룬다.1) 선군정치는 현재 북한을 지배하는 사상으로서 북한 김정은 시대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개념이다. 김일성시대가 주체사상을 만들어서 소련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했다면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통해서 김일성사후 유훈통치를 벋어나 북한의 지배이념을 구축했다. 김정일이 죽기 전 급하게 후계구도를 만들었고 김정은이 모든 이들의 예측을 넘어 지배자가 되었다. 김정은도 일정기간 유훈통치를 할 것이고 유훈통치의 근간은 선군정치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군사전략과 외교정책은 선군정치에서 시작해야 한다.

북한 선군정치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등장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가 고려될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으로 사회주의국가들의 붕괴를 들 수 있다. 1989년 폴란드 붕괴를 시작으로 소연방의 해체까지를 경험하게 되면서 북한은 국가사회주의의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에 따라 남한과 수교를 한 것은 북한에게는 동맹을 잃어버리게 된 중요한 사건이 된다. 사회주의권의 붕괴는 북한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었다.

두 번째 요인은 경제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1990년대 들어와 북한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되고 홍수와 자연재해로 심각한 경제난에 빠지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김정일이 선군정치를 수행하게 된 것은 북한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정일은 군대를 선봉장으로 활용하여 농업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생필품을 만들기 위한 공업생산에 군대를 투입한 것이다. 북한은 1999년 6월 16일 노동신문논설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건설을... 이 거창한 과업은 선군정치를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가 강조하였다.

선군정치의 전략

선군정치가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이 전략의 사상적 토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선군정치는 인민군대를 중심으로 하여 혁명의 주체로 삼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건설해나가는 것으로 북학의 독특한 정치방식이다. 사회주의가 노동자를 중심으로 하여 이들의 혁명역량을 강화해나가는데 비해 북한은 군대를 중심으로 하여 혁명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총대철학’에 기초하고 있다. 총대철학은 모택동의 철학으로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북한은 선군정치를 이야기 하면서 “군대=당”으로 등치시켜서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이 군보다는 우위에 있으며 당에 의해서 군이 영도된다.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하고 군부물갈이를 한 것은 여전히 당이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선군정치는 두 가지 내용을 가지고 있다. 먼저 선군혁명영도이다. 선군혁명영도전략에는 다시 두 가지 원칙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군사선행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모든 혁명과 건설에 있어서 군사를 모든 사업에 가장 앞에 세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원칙은 국가를 군사화한 것이 아니라 군사를 국가기구 내에서 우선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선군후로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군대가 먼저이고 후에 노동계급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혁명의 주도 세력으로서 전통적으로 사회주의에서 강조되던 노동자를 뒤로 하고 군대를 가장 앞에 배치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전통 사회주의에서 이탈한 것이다. 사회주의에서 혁명의 목적은 인민의 평등하고 해방된 삶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명의 보조역할을 해야 하는 군을 전면에 배치한 것은 북한이 사회주의의 이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내용은 강성대국의 건설이다. 북한에서 강성대국은 “모든 분야에 걸쳐 나라의 위력이 최상의 수에 이른 사회주의 나라, 사회주의 사상의 강국, 정치의 강국, 군사의 강국, 경제의 강국을 이루는 것”이라고 지칭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북한내부의 정당성을 고취하고자 하는 수사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은 군부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면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는 다른 김정일의 사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보아온 북한의 공격적 군사교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국내정치에서 군부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것이다. 또한 공격적 군사전략을 가지고 대남 대민전략을 구비함으로서 북한의 군부 내의 목소리를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그렇다고 하면 선군정치는 어떠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첫 번째 전략은 대량파괴전략이다. 대량파괴전략은 대량파괴무기를 통한 군사력의 공세적 사용전략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능력 증대와 생물무기와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대남 군사공격에 사용하거나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이나 혹은 괌과 미국 본토를 위협함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북한이 억지를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구비한 것인지 공격용인지에 대한 다른 평가들에서 어떤 것이 실제 북한의 의도인지 보려면 지금까지 보아온 북한의 공세적 목적과 공세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선군정치의 두 번째 전략은 속전 속결전략이다. 북한의 군사전략의 핵심은 속전속결에 있다, 특히 경제력부족과 동맹지원 확보의 어려움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장기전이 불리한 현재 상황에서 북한은 단기적인 승리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전속결주의는 기갑부대와 기계화부대를 중심으로 기동성 위주의 군사편제를 갖추게 한다. 또한 북한군에 전방배치 병력이 많다는 점과 경제력에 비해서 항공전력에 투자를 많이 해두었다는 점이나 20만 명이나 되는 특수부대를 보유한 것은 북한이 이러한 신속한 공격을 강조한 공세적 전략을 보유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군정치의 세 번째 전략은 사이버 전략이다. 북한이 과거와 달리 사이버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은 비대칭적 균형의 일환으로 파악할 수 있다. 힘이 부족한 북한이 한미를 상대로 사이버침투를 통해 교란과 네트워크장애를 만들어서 공포심을 조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정일이 2009년 북한군 장교들을 상대로 한 강연회에서 “20세기 전쟁이 기름전쟁이고 알(탄환)전쟁이었다면 21세기 전쟁은 정보전쟁”이라고 말했다는 것은 북한이 사이버전에 중요성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북한은 평양의 지휘자동화대학과 컴퓨터기술대학과 김책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전문해커를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110호 연구소라는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의 해커 전담부대로서 체계적인 해커를 육성하고 있는 기관을 두고 있다. 이렇게 해서 북한이 보유한 해커 전문 인력은 평가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5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북한은 2009년 DDos를 통해서 한국과 미국의 주요기관을 공격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선군정치에서 나타나는 군사전략은 김일성 시대의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 선군정치는 김일성시대의 공세주의, 속전속결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하는 전략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게다가 최근 4세대 전쟁과 같은 비대칭 전쟁이 중요하게 되자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한 비대칭전쟁전략의 일환으로 비대칭적인 균형전략인 대량살상무기를 구비하고 사이버테러 등의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의 본질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 북한의 목적이 바뀌지 않은 한 북한의 군사전략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동일하다. 

각주)-----------------
박용환, 『김정은체제의 북한전쟁전략 : 선군시대 북한의 군사전략』(서울: 선인,2012)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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