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로스쿨, 이대론 나이·학벌차별 오명 못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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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스쿨, 이대론 나이·학벌차별 오명 못 벗는다
  • 법률저널
  • 승인 2014.01.17 11: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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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창식 의원이 공개한 ‘2013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 합격자 출신대학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 154명 가운데 자교 출신 합격자가 102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66.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는 27명(17.5%), 연세대는 10명(6.49%)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일명 SKY 대학 출신이 전체 인원의 90%를 넘게 차지한 것이다. 반면 비수도권 출신 합격자는 3명에 그쳤다. 그나마 이 대학들이 포항공대와 공군사관학교 등임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지방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은 단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한 셈이다.

올해 역시 서울대 로스쿨 입학생 가운데 서울대 학부 졸업자가 100명이나 됐다. 전체 모집인원 157명 가운데 65.4%를 차지한 것이다. 이어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이 각각 16명을 차지해 SKY 대학의 비율이 84%에 달했다. 나머지 대학도 예일대 등 해외대학 7명, 카이스트 5명, 경찰대 3명, 포항공대 1명 등 소위 명문대 출신이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포항공대를 제외하면 합격자 가운데 지방대 출신은 단 한명도 없을 정도로 ‘모교 순혈주의’와 ‘학벌주의’의 정점에 있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고려대 로스쿨 최종 합격자 중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 대학 합격자는 경북대 1명뿐이었다. 연세대 로스쿨의 경우도 비수도권 대학 출신 합격자는 한동대 2명뿐이었다.

비단 서울대 로스쿨 뿐 아니다. 지난해 전국 로스쿨 전체 합격자 2099명 가운데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출신이 모두 948명(45.1%)으로 절반에 가까운 숫자를 보였다. 학교별 최종 합격자 인원 분포는 서울대 328명(15.6%), 고려대 333명(15.9%), 연세대 287명(13.7%)이다. 특히 SKY 출신이 SKY 대학 로스쿨에 입학하는 비율이 높았다. 우선 이들 학교의 자대생 선발 비율은 50~66%로 다른 대학에 비해 평균 4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로스쿨도 자대 출신 82명(65.6%), 서울대 출신 24명(19.2%), 연세대 출신 7명(5.6%)로 SKY 졸업생이 90.4%의 비율을 보였다. 연세대도 자대 출신 63명(50.4%), 서울대 출신 31명(24.8%), 고려대 출신 4명(3.2%)의 분포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로스쿨 입학자의 나이도 특정 연령대에 지나치게 편중되었다. 전국 로스쿨 전체 합격자 2099명 가운데 23~28세가 63.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9~31세 합격자 비율이 16%로 그 뒤를 이었고, 32~34세(967%), 35~40세(6.2%), 22세 이하(2.6%), 41세 이상(1.2%) 순이었다. 특히 서울대 로스쿨은 23~25세의 젊은 합격자가 104명(67.5%)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6~28세 합격자가 24명(15.5%)이었고, 22세 이하 합격자도 20명(12.9%)에 달했다. 29~31세 합격자는 6명(3.89%에 그쳤고 32세 이상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고려대는 26~28세가 65명(52%)로 가장 많았으며, 23~25세(32%)가 그 뒤를 이었다. 32세 이상 합격자는 단 1명뿐이었다. 연세대 역시 23~25세가 57명으로 4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6~28세 합격자도 44명(35.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2세 이상 합격자는 3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로스쿨 합격자의 현황을 보면 다양한 배경과 사회적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뽑아 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 본연의 취지는 오간데 없고 학벌과 연령에 의한 차별이라는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 ‘로스쿨 반수생’의 문제도 심각하다. 로스쿨 준비생들이나 로스쿨 재학생들 사이에서 보다 좋은 로스쿨에 가기 위해 반수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지출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결국 로스쿨이 다양성은 커녕 학벌주의를 답습한 결과에 기인한다. 주요 로스쿨의 경우 학벌차별도 모자라 나이차별까지 심하다. 일부 대학과 일부 전공 출신, 사회 경험이 거의 없는 대학 졸업자가 편중되는 비정상적인 구조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지금의 로스쿨 선발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로스쿨에 대한 오명을 하루속히 벗지 못한다면 로스쿨의 안착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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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구리 2014-02-06 08:39:12
소비자가 나이, 학벌을 보는데 공급자가 나이, 학벌을 안본다고 차별이 사라지나 ㅉㅉ

멍청구리 2014-02-06 08:39:12
소비자가 나이, 학벌을 보는데 공급자가 나이, 학벌을 안본다고 차별이 사라지나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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