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40세 주부 수험생의 공무원 시험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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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40세 주부 수험생의 공무원 시험 도전기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1.15 10:06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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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 경기도 교육행정직 9급(2013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13년 경기도 교육행정직 최종 합격한 저는 만 40세의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둔 주부 수험생입니다.

먼저 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돼 너무 감격스럽고, 힘들었지만 다시 공부할 수 있어 행복했던 수험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또한 아직 합격이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기도 하답니다. 합격수기를 쓰게 된 이유는 저처럼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게 공부하고 있을 수많은 주부 수험생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시작해보겠습니다.

수험동기

저는 92학번으로 행정학과를 전공하고 한때 노량진으로 실강을 들으며, 9급 시험을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확고한 의지와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이 없던 저는 공부하기 힘든 핑계만을 들며 쉽게 포기했었습니다.

그 이후 학원 강사, 공부방, 방과 후 강사 등 안정적이지 못한 일들을 하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렸고 공무원 시험을 더 열심히 해보지 않고 포기했던 과거를 후회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공부해본 경험은 더더욱 다시 시작할 엄두를 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안정적인 직업을 갈구하던 저는 방과 후에 학습부진아들을 가르치면서 관심을 갖게 된 특수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특수학교 편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처음 편입학원을 등록하던 날, 영어공부에 손을 놓은 지 10여 년 만에 본 진단평가에서 저의 영어시험 점수는 26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줌마의 용기랄까 창피한 것 보단 어떻게 하면 점수를 빨리 올릴 수 있을까 하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영어단어 스터디에서 만난 띠동갑 아래 친구들에게 공부방법과 모르는 것들을 열심히 물어보며 열심히 밤낮없이 공부한 결과 저는 5개월 만에 저희 반에서 모의고사 1등을 할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습니다. 그 비결은 바로 단어, 문법, 독해 모두 무조건 회독수를 늘리는 반복학습이었습니다. 이때의 성취감은 이후 공무원 수험생활에서도 긍정의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편입시험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처럼 좁고 좁았습니다. 편입시험에 실패하고 저는 정말 좌절하고 좌절했습니다. 그러나 3~4시간만 자고 열심히 공부한 영어실력을 그대로 썩힐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 저는 아는 분에게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공무원 시험도 영어실력으로 당락이 많이 결정된다며 알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1년 정도 노량진 공무원 생활을 해본 저로서는 그 공부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알기에 선뜻 도전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공무원공부환경도 많이 바뀌어 인강을 들으며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과정

한번 공부의 칼을 빼들었으니 무엇이든 자르지 않고는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나이가 드니 겁은 없고 ‘무식이 용감’이라고, 저는 드디어 2011년 3월 전 과목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1회 인강을 다 돌리는데 3개월이 걸렸는데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공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고 집안일과 아이들, 남편의 못마땅한 시선과 맏며느리로서 챙겨드려야 하는 편찮은 시부모님 등 공부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생겨났습니다.

공부는 진전 없이 시간은 어느새 애만 태우는 사이에 흘러갔고 그렇게 2012년 1월이 됐습니다. 그때 도서관에서 4월 국가직을 앞두고 우연히 모의고사 스터디를 함께하게 됐습니다. 5명의 스터디원은 신기하게도 모두 아줌마 수험생이었고 모두 저보다는 수험준비를 오래한 실력파들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제일 준비가 안 된 꼴찌였습니다. 하지만 그 스터디를 통해 그동안 몰랐던 수험정보와 공부방법, 각 과목의 스타강사와 많이 보는 기본서를 알 수 있었습니다. 2012년 시험은 모두 떨어졌지만, 저는 부족한 정보과 부족한 수험기간이었다고 자평을 하며 스터디를 통해 배운 대로 2013년 교육행정직을 목표로 진정한 수험생활에 돌입하였습니다.

공부장소는 집 근처 구립도서관에서 공부했고,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면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주부이기 때문에 충분한 공부시간 확보가 당락에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단체스터디는 하지 않았고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조금 외로운 것도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다른 곳에 신경을 뺏기지 않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전은 영어, 국어 공부를 했고, 오후에는 나머지 과목을 모두 보는 매일 5과목을 돌리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억력이 달려서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해야 안심이 됐습니다. 초반 3~4달은 하루 10시간은 채워서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저녁때는 집에가 서 아이들이랑, 신랑 저녁 차려주고 숙제도 봐주고 준비물도 챙기고 잠깐 누워있다 다시 밤에 도서관에 가서 1~2시간이라도 더 공부하곤 했습니다.

그런 날이면 옆에 앉은 학생이 나한테 반찬 냄새가 난다는 식으로 언짢은 표시도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화장실에 가서 바쁘게 온다고 몰랐던 옷에 문은 찌개국물도 물로 씻어내고 마늘냄새 나는 손도 비누로 몇 번씩 씻고 오곤 했던 생각도 나네요. 이제 와서 생각하니 다 추억이 된듯합니다.

시험이 임박한 두 달은 도시락을 두 개 싸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12시간 이상씩 공부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살찌는 거 생각하지 않고 온종일 먹고 싶었던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나 빵을 마치 나에게 수고의 상을 주듯 신나게 먹고 잤습니다. 그런 기쁨도 힘든 수험기간을 이긴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필기시험 끝나고 면접 준비하면서 7kg을 뺏으니 수험기간에 살찔까봐 스트레스 받는 여학생들에게 합격하면 좋아서 살도 금방 빠진다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시험 3달 전부터는 토요일에 모의고사 보는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봤고, 일요일에 모의고사를 보는 학원에 가서 판매하는 문제집을 미리 인터넷으로 구입하거나 친구에게 부탁해서 구입해 매주 토요일 10시에 실제시험과 똑같이 시간을 배분해 문제를 풀고 마킹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험결과를 매주 기록해 어느 과목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전략을 수정하고 공부량을 늘려야 하는 과목을 정하는 등 피드백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드디어 올해 2013년 8월 치러진 경기도 교육행정직에 최종 합격했고 저의 2년 5개월간의 수험생활도 해피엔딩이 됐습니다.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국어의 기본강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교수님의 강의를 2번 들었고 그 이후는 재정국어 1, 2권을 매일 두시간씩 공부하며 회독수를 늘렸습니다. 교육행정직은 문학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재정 3권도 격월로 1회독을 꾸준히 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시험 4개월 전 3개월 동안 같이 공부하는 후배와 단둘이 국어 어문규정 로마자 등 매일 10문제씩 문제를 내어 바꿔 푸는 스터디를 통해 반복 외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갔습니다.

시험전 2개월 전에는 재정기출문제를 빠른 속도로 2회독정도 반복했고 다시 한 달 전에는 재정기본서를 꼼꼼하게 시험 보기 전까지 회독했고 11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자기 전에 정채영 모의고사를 매일 1회분을 15분 안에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제시험에선 꼼꼼히 준비안한 지식국어에서도 출제되고 지문도 어렵고 시간도 연습한 것보다 5분이나 더 걸려서 가장 고생을 한 과목이었습니다. 70점을 맞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어

단어공부는 2009~2010년부터 꾸준히 md보카 33000 회독해왔기 때문에 2012년 돌입한 수험기간에는 md자료집에서 다운받은 뜻을 적는 단어스터디를 혼자 30단어씩 매일 반복했습니다.

문법은 항상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이리라 선생님의 테이크 아웃영문법부터 다시 듣고 혼자 7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자신감이 생긴 후에는 신성일 선생님 555 강의를 듣고 문제와 내용복습을 3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자꾸 문법문제를 틀려서 464문법책을 4번 정도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독해는 이리라 선생님의 닥치고 술술술 강의를 듣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신대로 그 책만 7번 정도 반복해서 독해공부를 했고 그 이후에는 ebs 고득점330제를 매일 7개 정도 풀었습니다.

생활영어가 약해서 이리라 선생님 생활영어 강의를 듣고 그 책도 꾸준히 반복했습니다. 이디엄은 보카3.0 뒷부분 기출부분을 복사해서 매일 양을 정해서 외웠습니다. 시험 두 달 전에는 영어모의고사를 30∼35분 안에 푸는 연습을 매일했습니다.

이번 경기도 교육행정직에서 영어가 어려운 독해위주로 나와서 풀면서도 엄청 당황했는데 70점의 점수를 맞을 수 있었던 건 ebs고득점 어려운 독해연습을 꾸준히 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사

국사는 제일 공통 과목 중 처음에는 가장 자신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2012년 8, 9월 신영식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3권으로 된 기본서를 2회독했습니다. 양이 많아서 기본서를 계속 돌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이사이 신영식 기출정해를 홀수문제만 풀고 다음에는 짝수문제만 푸는 식으로 회독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3개월 전 시작한 학원모의고사에서 저의 국사실력이 턱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또한 시험이 가까워 오면서 영어점수가 들쑥날쑥하자 국사를 전략과목으로 정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그리해 그 두껍다는 최진우 선생님의 독한국사단원별 문제집을 사서 짝수, 홀수, 다시 짝수문제를 회독해 3번을 봤습니다. 그러면서 꼼꼼하게 실력을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험한달 전부터는 다시 기본서를 빠르게 회독해서 3번을 더 보고 외워야 될 것들은 붙임쪽지에 적어서 진짜로 미친 듯이 외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민주국사 연도별 기출문제로 매일 12분 만에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90점을 맞았으니 그나마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김종석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2번 듣고 기본서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김종석 선생님의 기출문제집을 일찍 사서 기본서 회독 중간에 홀수 짝수 회독하는 방식으로 반복했습니다. 행정법은 말이 어렵고 생소해서 초기에는 정복하기 쉽지 않은 과목처럼 느껴졌지만 반복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배신하지 않는 과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험 한달 전에는 다시 기본서로 돌아가 꼼꼼히 두 번 회독하고 시험 보러 갔습니다. 그러나 실제시험에서 판례문제가 많이 안 나와서 당황했지만 85점 맞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학

교육학은 김상겸 선생님의 기본강의를 한번 듣고 기본서를 기출이 많이 되는 단원순서로 반복해서 봤습니다. 통계단원은 계산문제고 자신도 없는데다가 기출횟수도 적어서 과감히 포기하고 나머지 단원에 집중했습니다. 기출문제집은 오현준 선생님의 2200을 사서 4번 정도 회독했고 기본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두달 전부터는 김상겸 선생님의 연도별로 된 기출문제집을 사서 매일 1회식 시험 보듯이 풀고 외워야 될 부분은 붙임쪽지에 닥치는 대로 적어서 기계적으로 외웠습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80점 맞았습니다.

마치며

시험공부는 주 6일만 했고, 일요일은 푹 쉬고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성가대 연습하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11시가 가까워 오면 내일은 하루 쉴 수 있다는 기쁨에 혼자 감격스러워하며 힘을 내어 공부했습니다. 또한 일요일에는 일주일 먹을 밑반찬도 만들고 장도 보고 주부로서의 할 일들을 했습니다. 주부수험생은 공부 외에도 살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젊은 학생보다 더 뜨거운 열정과 아줌마 정신으로 조금만 더 부지런해지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니라고 자신합니다. 또한 그런 모습에 남편과 아이들, 시부모님도 감동하시고 나중엔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는 사실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수험생 여러분 모두 파이팅!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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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웅 2014-05-14 21:20:53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시 한번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류영지 2014-04-27 11:40:48
우와....ㅠㅠㅠ이런도움이되는글 많았으면하네요

최동현 2014-04-10 16:55:19
대단합니다 많은 생각하게 &#46124;어요 감사합니다

김도경 2014-01-16 00:05:14
제 자신이 부끄러워 지게 하는 또하나의 글을 봤습니다. 이런 글을 써주셔서 감사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손기웅 2014-05-14 21:20:53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시 한번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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