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공무원시험, 대(大) 강사에게 묻다-국어 김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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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공무원시험, 대(大) 강사에게 묻다-국어 김재정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4.01.10 14: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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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공무원시험 수험가가 다시 분주하다. 채용규모 확대, 시험과목 변경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필(必)합격의 신념을 담은 채 저마다 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절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외우려는 자, 이해하려는 자, 결과는 극명하게 갈릴 것”

- ‘재정국어’ 저자 김재정 강사 (KG패스원 국어)

 
첫 번째 순서로, 공무원 준비생 사이에서 국어의 ‘바이블’로 통하는 재정국어의 저자이자, 비교적 짧은 학원강사의 수명을 30년이나 지속해 온 김재정 강사.

요즈음 기출문제 막바지 준비로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어렵게 만나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최근 국어의 출제경향과 고득점 할 수 있는 그만의 TIP을 들어봤다.

공무원시험 국어 “수능형? NO”

김재정 강사는 항상 하는 얘기지만 “‘어(語)’자가 들어가는 과목은 어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국어과목은 그 범주가 모호하고 출제기준이 없어 수험생들이 시험을 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시험은 출제자에 따라 문제가 쏠리는 경향이 있어 매년 출제의 일관성이 없다. 즉 출제경향을 전망하기 힘들다는 것. 하지만 이 와중에도 어느 정도의 대략적인 추세는 존재할 것이다.

먼저 김 강사는 요즘 ‘공무원 국어가 점차 수능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분석에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수능이 예전 공무원시험 출제성향을 따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가 비교한 대학 수학능력시험과 공무원시험은 이렇다. 먼저 예전 전통수능은 지식적인 것은 배제한 이해적인 유형이 많았다. 즉 제시문 안에서 자신의 머리를 짜내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문법영역처럼 공무원시험에서 많이 출제되는 유형의 문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무원 국어는 기존의 학력고사나 수능과 달리 공무원 실무영역과 관련된 실용국어, 즉 한글맞춤법, 표준발음법 등의 실용적인 문제가 출제된다. 특히 수능에서는 출제되지 않는 한자가 등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라고 전했다.

결국 그는 공무원으로서의 업무자질에 필요한 실용적인 문제가 나오는 것이지 ‘읽기’ 영역이라고 해서 수능화되는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다만 법원서기보시험이 그나마 수능과 비슷한 부분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7급과 9급의 차이는 ‘한문’ 유무일 뿐”

또한 7급시험과 9급시험의 출제 경향의 차이점에 대한 물음에는 “거의 똑같다”고 단언했다. 9급보다 7급시험이 더 어렵다는 게 수험가의 중론이지만 이는 편견일 뿐,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난이도나 출제경향은 차이가 거의 없으며 출제범위만 조금 다르다고 했다. 9급은 한자 포함이며 7급은 한자와 더불어 한문 문제가 출제된다. (여기서 한자는 한자 낱자, 그 낱자가 모인 단어를 뜻하며 예를 들면 단어에 밑줄 쳐 놓고 ‘바른 것은?’ 같은 문제형식이다. 반면 한문의 경우 두자 이상의 한문이 모여 만든 문장을 뜻하며 ‘다음 시의 주제는?’ 등의 형식으로 출제되는 것을 말한다.)

최근 한문은 거의 출제가 되지 않고 있다. 다만 출제가 일관성이 없어, 문제 출제자에 따라 언제든 출제될 수 있고 또 올해 시험에 여러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준비하지 않은 채 도박과 같은 시험을 치를 것이 아니라면 나올 수 있는 범주는 모두 학습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시 지식형, 지방직 한자 출제…
국가직만 준비한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김재정 강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를 제외한 안전행정부 위탁 지방직 시험의 경우 한자가 한두 문항씩 출제되는 추세다. 반면 국가직의 경우 한자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고 있다는 것. 사실 서울시의 경우 자체출제를 하는 만큼 가장 이질적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부터 출제문제가 공개되면서 국가직과 비슷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서울시 특유의 실용국어의 출제범주가 조금 더 넓고 특히 고전·현대문학사 등에서 지식형 문제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2004년도에는 12문항에 달했고 최근에는 그보단 줄고 있지만 지난해에도 2~3문항씩 출제됐다.

결국 김 강사는 감각을 떠나 무엇을 물어보는지 정확히 모른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는 오지선다형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답을 모른다면 정답을 맞출 확률이 적다고 덧붙였다.

그가 저서 「재정국어」 수험서를 1·2·3권으로 분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식국어와 한자를 포함한 ‘3권’의 경우, 국가직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일찍이 포기하고 그 외의 것에 주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득점? 비문학독해를 정복하라”

하지만 김 강사는 고득점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해중심의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국어는 과목의 특성상 ‘외우는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일정수준 오를 순 있겠지만 그 이상의 점수는 받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가 전하는 고득점 방법은 바로 비문학독해 속에 있었다. 국어에서 비문학독해가 가장 어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승부수를 걸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비문학독해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외우는 것이 아닌 스스로 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그러한 능력이 국어 고득점의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무원 수험서 중에는 그러한 능력을 섭렵할 만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는 ‘비문학 수능 200제’라는 그의 책을 읽어보길 권유했다. 이 때, 문제를 풀어보고 맞으면 왜 맞는지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즉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지 말고 깨우치라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책 한권을 그저 외우려는 성향이 있어 논리적으로 푸는 것을 회피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 밴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는 실용국어도 마찬가지다. 맞춤법 하나라도 그 규정을 알고 이해를 한 뒤 푸는 습관을 들여야 재미도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어 공부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외우려고 하는 수험생과 이해하려는 수험생의 차이는 6개월 뒤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것.
 

“시험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김재정 강사는 지난 1985년부터 공무원 수험가에서 국어 강의를 시작한 이래 올해로써 30년째 수험가에서 강단에 서 있는 셈이다. 수험생들 곁에서 그들과 함께 하면서 또 그들을 지켜보면서, 또 숱한 출제문제를 보아 왔다. 강사인생 30년간 다져진 그만의 신념도 있는 법.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험이란 예측 가능해야 하며 최소 ‘어느 부분에서 몇 문항이 나온다’고 정확하게 밝혀, 보다 탄력성 있게 출제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며 출제기관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최근 공무원 시험에서는 소위 ‘나오다, 안 나오다’ 한 부분이 많아, 수험생들이 의욕을 잃는 것이 현실이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 온 김 강사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예측 가능하도록 어느 정도 공표해야 한다”며 “긴 수험기간의 노력 결과가 운(運)으로 결정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과거는 과거, 현재에 충실하고 파”

그동안 김재정 강사를 거쳐 간 수험생은 헤아릴 방법이 없을 정도로 많다. 또 국어의 바이블로 통하는 「재정국어」의 판매량 또한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100만’ 설(說)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지금까지의 그가 남긴 ‘숫자’, ‘수치’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과거는 과거일 뿐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학생들에게 잘할 수 있느냐”라며 고민에 빠지는 그.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본인만의 장수비결은 무엇일까?

김 강사는 “수험생에게 사기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수험결과를 절대 장담하지 않는다는 것이 ‘잘나가는 강사’로서의 위치를 오랜 세월동안 지켜 낼 수 있었던 비결로 꼽았다.

 
가장 보람된 기억을 묻자, 그는 수많은 제자들 중에서도 20여년전 가정이 어려웠던 한 수험생을 떠올렸다. 그 당시 지금처럼 유명하지도 않았고 입지가 크지도 않았던 그였지만 그 학생의 학원비, 생활비를 지원해주면서 도왔다고 했다. 향후 이 수험생은 1989년도 공무원시험 합격했고 9급 문화직에서 5급 정부부처 사무관의 위치까지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며 말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신진강사들을 의식하기보다는 성공한 제자들을 추억하고 앞으로의 수많은 수험생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그에게서 초창기시절의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있는 그가 겹쳐 보이는 듯 했다. 이것이 바로 김재정 강사의 두 번째 장수 비결이 아닐까?

인터뷰 이성진 / 글 공혜승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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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2014-01-13 09:13:20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재정국어 때문에 김재정 선생님 알게 되었는데,
30년째 강사 생활 중이신건 처음 알았네요;;;

9급 2014-01-13 09:13:20
기사 잘 읽었습니다. 재정국어 때문에 김재정 선생님 알게 되었는데,
30년째 강사 생활 중이신건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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