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명의 경제학 카페1-경제학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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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의 경제학 카페1-경제학으로의 초대
  • 법률저널
  • 승인 2014.01.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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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은 말의 해. 연 초부터 청말이니 백말이니 말들이 많다. 이처럼 띠 앞에 색을 붙이는 것은 사람들의 희망의 표시일 것이다. 파랑, 노랑, 빨강, 하양, 검정의 다섯 가지를 흔히들 오방색이라고 하는데, 간지의 사용법상 올해가 갑오년에 해당한다. 갑(甲)은 전통적으로 나무(木)를 의미하므로 갑은 푸른색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갑오년은 청말의 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청말 띠 해에 태어난 여자아이는 기가 세다라는 속설이 있지만, 유럽에서는 오히려 청말은 유니콘을 상징하며 행운을 가져다주는 럭키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진다. 유니콘의 화려함에 말의 속성인 진취성이 더해져 이 해에 태어난 아이는 뭔가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청말이면 어떻고 백말이면 도 어떠하랴. 수험생들은 합격이 최대의 목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지난해의 “글로벌 시사경제해설”칼럼을 경제학카페로 바꾸고, 교과서적인 경제학지식보다는 현실의 경제현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독자여러분의 학습에 도움이 되도록 칼럼을 쓰기로 한다. 그 첫 회로 이 번 회에는 경제학으로의 초대라는 제목으로, 사회과학으로써의 경제학의 성격과 경제학 연구의 목적 및 방법론 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1. 사회과학으로서의 경제학

경제학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란 힘들다. 각 종 서적들에서 다양한 저자들이 다양한 용어로 정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확립된 주장은 아직 없다. 그러나 여러 정의들 속에 공통적으로 관련된 개념들을 추출하여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면, 경제학이란 ‘인간의 사회적 행위 중 경제활동과 관련된 경제주체의 행위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첫째, 경제학은 사회과학의 한 분야이다. 흔히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대학의 학제 상의 구별인 문과와 이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문과라고 이해하고 있는 영역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으로 구분되며, 이과라고 불리는 영역에는 자연과학과 공학, 의학 등이 있다. 자연현상을 연구대상으로 그 근본 원리를 규명하려는 노력이 자연과학이라면, 자연과학의 연구결과를 기초로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각종 기계나 기구를 만드는 분야가 공학이며, 인간의 생물학적 측면을 연구하는 분야가 의학이다. 반면에 문과의 영역 중 인간의 본성과 관련된 분야를 연구하는 철학이나 미학, 종교학 등은 인문학이며, 인간의 사회적 활동과 관련한 제반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분야가 사회과학이다. 그 중 인간의 경제적 활동과 관련한 영역이 경제학의 연구대상이다.

둘째, 경제학은 연구대상이나 방법에 있어서 경영학과는 구분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과 경영학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영학과 경제학은 명확히 구분된다. 경영학은 그 연구대상이 기업과 관련되며, 이윤의 극대화나 시장점유율의 극대화 등 기업의 활동에 국한시켜 분석을 행하지만, 경제학은 보다 포괄적으로 기업과 가계, 정부, 외국 등을 경제주체로 인식하고 이러한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을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따라서 경제학의 목표는 개별 경제주체의 후생극대화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후생극대화에 있다.

셋째, 다른 모든 학문의 영역도 마찬가지이지만, 경제학은 연구대상에 다른 분류라기보다는 접근방법에 따른 분류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업의 모든 공장에 설비되어 있는 상품의 생산과정에 필수적인 공작기계와 관련하여 설명해 보자. 공작기계는 모든 가공공정에 필수적이다. 가공과정의 필수적인 원리 즉 공작기계와 피가공물의 관계에 관한 물리적인 원리의 발견과 규명은 자연과학에서 주로 취급하는 연구대상이며, 그러한 원리에 따라 공작기계를 설계하고 피가공물의 재료적 성질에 따라 정밀도나 강도 등을 조절하여 공작기계를 만드는 것은 공학의 영역이다. 그러나 공작기계의 경제적 측면, 즉 산업으로서의 공작기계를 대상으로 한 국가나 지역에 공작기계산업을 형성하고 관련기술을 축적하기 쉬운 제도나 인적자원의 개발과 관련된 연구는 경제학의 대상이다. 이처럼 학문으로서 경제학은 희소한 자원(인적자원도 포함)의 효율적 이용과 관련한 연구 분야이다.

경제학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최근 우리사회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통섭이나 융합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이글을 읽는 독자들의 대부분은 수험을 위해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험에 나오는 경제적 지식의 습득이 최우선 목표임은 당연하다. 그러나 시험에 합격하여 보다 높은 지위로 진급하여 우리사회의 진로와 관련한 정책을 입안하는 위치에 섰을 경우는 단순한 경제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면, 경제학에 대한 보다 포괄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시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험에 합격학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식의 학습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지만, 합격한 후에는 포괄적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적 지식이 더욱 필요해진다. 즉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위치에 올랐을 경우, 경제적 지식 뿐 만 아니라 전문지식은 아니라 할지라도 공학이나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경우 입안한 정책의 효율성은 더욱 증대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2. 경제학의 목적과 방법론

경제학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실업을 줄여서 전체적으로 사회의 건전성과 형평성을 추구하는 것, 물가수준의 안정을 통해 급격한 변화를 예방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 그리고 외국과의 거래관계에서 일방적인 흑자나 적자를 지양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지속하는 것 등이 그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 경제학자들은 경제현상을 분석함에 있어서 경제모형을 사용한다. 경제모형은 수식, 그림, 말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 가능하지만, 인과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하기 위해 수식의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경제모형은, 복잡한 변수들 간의 상호관계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추상화와 단순화를 이용하여 일련의 가정을 도입하고, 인과관계의 규명을 위해 설명변수를 설정하여, 경제현상에 대한 가설을 끌어내어 함의를 도출하는 유용한 분석도구이다. 경제모형의 설정 즉 이론화과정에는 귀납적 방법과 연역적 방법이 이용된다. 귀납적 방법이란, 경제현상들에 대한 관찰로부터 출발하여 일반화 가능한 명제나 법칙을 유도해내는 방법을 말하며, 이 과정에서 인과의 오류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과의 오류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여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름에 날씨가 더워져 냉방기구가 많이 팔리는 경우, 날씨가 더워진 것이 원인이고 냉방기구가 많이 팔리는 것은 결과이다. 그러나 냉방기구가 많이 팔리니까 여름이다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인과의 오류를 범하는 예가 된다.

연역적 방법이란, 보편적인 원리에서 출발하여 구체적인 사실이나 법칙을 유도해내는 방법으로, 연역적 방법으로 모형을 정립할 경우 구성의 오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구성의 오류란 어떤 명제나 원리가 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립한다고 해서 전체에 대해서도 성립한다고 추론함으로 발생하는 오류를 일컫는다. 경제학 교과서들에 자주 등장하는 절약의 역설이나, 농부의 패러독스 같은 것이 그 좋은 예이다.

훌륭한 경제모형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ⅰ) 가정의 현실적합성, ⅱ) 논리적 일관성, ⅲ) 현실 설명력(=예측의 정확성), ⅳ) 일반화 가능성을 들 수 있다. 경제모형의 설정과정에서 주의해야할 것은 설명력과 일반화 가능성 사이에 존재하는 딜레마이다. 즉 현실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 가정을 더욱 엄격히 하게 되면 특정 경제현상에 대한 설명은 잘 맞을 수 있지만, 그로부터 도출한 결론을 일반화시킬 경우 지나친 가정의 엄밀성으로 다른 경제현상에는 적용할 수 없게 되는 양자간의 부의 관계를 딜레마로 표현한다.

3. 경제학의 분류

경제이론은 분석대상과 사용하는 방법론에 따라 크게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으로 구분된다.

미시(micro)경제이론은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개별 경제주체의 선택과 개별 시장의 움직임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에서 개별적인 상품과 생산요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결정되며, 이것들의 가격과 거래량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되는지가 주요한 관심대상이다. 반면에 거시(macro)경제이론은 경제 전반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총생산량, 총고용량, 물가수준, 국제수지, 환율 등 경제 전반에 관한 지표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미시경제학은 주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ceteris paribus)는 전제하에 한 시장이나 개별 경제주체의 경제행위를 분석하여 균형생산량이나 균형소비량을 도출하는 부분균형분석을 주로 활용하며, 거시경제학은 모든 경제주체와 모든 시장을 명시적으로 고려하여 경제의 전체적 균형을 도출하려는 일반균형분석을 주로 활용한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다르게 분류할 수 도 있다. 경제현상에 대한 가치판단의 개입 여부를 기준으로 하면, 실증경제학과 규범경제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증경제이론은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경제현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변수들 상호간의 인과관계를 통해 경제현상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이론체계를 말한다. 반면에 규범경제학은 가치판단을 개입시켜 현재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을 찾아내려는 연구를 의미한다. 현실의 경제현상을 해석하거나 정책적 처방을 내리는데 경제학자들이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원인은 지식의 불완전성 때문일 수도 있고, 가치판단의 차이에서 나올 수도 있다. 지식의 불완전성 때문에 생긴 견해차는 이론의 발전에 따라 점차 해소될 수 있지만, 가치판단의 차이에 의한 견해차인 경우에는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실제로 우리사회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수많은 논쟁의 대부분은 가치판단의 차이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각 정당과 그 지지자들간의 정책 논쟁은 엄밀하게 말해서 경제학자들의 일이라기보다는 사회구성원들이 결정해야할 문제이다. 경제학자들은 각 지지자들의 가치판단에 따른 결론을 분석하여 제시함으로서 사회구성원의 선택을 도우는 수준에서 끝난다.

4. 경제의 균형과 정부의 정책

모든 경제이론이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가정은 개별경제주체의 합리성이다. 즉 모든 경제주체는 자신의 경제적 행위의 목표(소비자는 개인의 효용극대화, 기업은 이윤극대화 등)를 가지고 있고, 자신이 처한 제약조건(가령 예산 제약)을 명확히 인식하며, 선택에 있어 일관적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경제주체를 가정하고 있다. 이러한 합리적인 경제주체들의 경제적 선택의 결과(최적화), 상반된 힘들이 맞아 떨어져 이루어진 상태로, 새로운 외부의 교란요인이 없는 한 그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을 때, 균형이 달성되었다고 한다. 즉 경제학에서 말하는 균형은 합리적인 개별경제주체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화한 결과 나타난 것으로 외부의 교란이 있을 경우 균형은 새로운 균형으로 이동가능하다. 이러한 균형과 관련하여 경제학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경제이론의 범주내에서 균형이 존재(existence)하는가, 만일 균형이 존재한다면 그 균형은 얼마나 안정성(stability)이 있는가, 그리고 그 균형은 유일한가(uniqueness) 아니면 복수로 존재하는가에 있다.

이 때 최적화란 개별 경제주체의 차원에서 목적과 수단의 일치성을 말하며, 균형이란 시장 혹은 경제의 차원에서 정의되는 개념이다. 개인의 최적화와 시장의 균형이 항상 일치한다고 부느냐 아니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것은 경제학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즉 모든 경제주체들이 개별적으로 최적화를 행하면 시장 혹은 경제 내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여 전체적으로 균형을 달성시킨다고 보는 입장이 아담스미스와 그의 기본사상을 계승한 후학들로 이루어진 고전학파경제학이다. 그와는 반대로 개별경제주체는 최적화를 위해 행동하지만 경제전체의 관점에서 항상 균형이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불균형이 존재할 경우 정부의 정책(보이는 손)으로 그 균형을 달성시켜 사회적 후생의 손실을 최소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 케인즈와 그 계승자들인 케인즈학파 경제학자들이다.

이 두 흐름은 경제학의 성립배경부터 다른 말하자면 태생적 차이로 인해 거의 모든 경제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서로 상반된 결론을 도출하며, 그로부터 파생되는 정책적 처방 또한 확연히 구별된다. 고전학파는 자본주의의 성립초기인 18세기 후반 경에 탄생하였으며, 따라서 생산된 제품은 모두 시장에서 팔려나가는 세이의 법칙이 성립하는 세계이며, 정부의 정책적 개입은 거의 필요 없는 자유방임적 세계를 대변한다. 그러나 케인즈 경제학은 1930년대의 미국발 대공황을 배경으로, 생산된 상품이 수요의 부족으로 재고가 증가하고 실업이 장기적으로 만연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탄생하였다. 이러한 태생적 차이는 두 경제이론의 가정과 결론을 다르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두 경제이론 모두 경제현상을 분석하는 도구로 각각의 유용성을 가지고 있어 현재는 각 상황에 따라 양자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각국 경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함의와 정책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규명

베리타스 5급공채 경제학 전임
서울법학원 경제학 전임
합격의 터 독서실 멘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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