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의 군사전략과 북한의 도발가능성(1)
상태바
신희섭의 정치학-북한의 군사전략과 북한의 도발가능성(1)
  • 법률저널
  • 승인 2013.12.31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장성택처형이후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북한군의 군사훈련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과 내년인 2014년 초에 한미간 군사훈련시기에 맞춰 북한이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서 북한의 도발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변화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북한내부에서 어떤 일이 생기고 있는지 알고자 하는 많은 외부사람들에게 북한은 군사도발을 통해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북한은 2010년의 도발을 재개할 것인가?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북한의 군사전략이 어떠했고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를 살펴보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과거가 미래를 모두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이 과거 행동으로부터 크게 변하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현실주의자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과 국가의 행동은 ‘과거의 그림자(shadow of past)’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과거의 행동방식이 현재와 미래 행동방식에 거울이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변화가능성보다는 일관된 행동패턴에 주목하는 현실주의자적 사고방식에 비추어볼 때 북한의 미래 역시 과거의 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시간에는 북한의 도발가능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북한의 군사전략을 살펴본다. 북한의 군사전략이 한국전쟁이전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본 뒤 이후 군사전략의 변화추이와 함께 최근 선군정치에 나타나는 특성을 통해서 북한의 군사전략의 추이를 다룬다.

국가안보와 군사전략의 관계1)

국가안보란 외부의 물리적인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국토를 보호하는 것이다. 특히 군사적 위협에 대한 군사적인 방어를 의미한다. 이러한 안보개념은 2차 대전이후 의미가 확대되어 물리적인 피해를 넘어 국가가 지향하는 근본적인 제 가치를 보호하는 것까지를 포괄한다. 국가는 자국의 현상을 유지하는 것 즉 안보(security)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지켜야할 가치를 지켜내는 방법 중에서 군사력을 사용하는 방법을 군사전략으로 정의한다. 군사전략을 다시 정의내리면 ‘조직된 강제력’2)이라고 하는 군사력을 기능적이고 목적있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군사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체계화한 것으로 군사전략을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군사전략이전에 자신의 안보 즉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목적(국가이익)가 우선이 된다. 그런 점에서 목적과 가치문제를 다루는 정치가 군사에 선행하는 것이다.

군사전략은 특수성과 일반적 원칙들의 결합이다.3) 특수성이란 그 나라의 정치목표, 지정학, 국제적 상황과 국내적 자원이나 산업발달정도나 구비무기의 특성이나 전략문화와 전쟁경험 등이 포함된다. 일반적인 원칙은 전쟁자체의 폭력성을 이성을 통해 통제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승리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사전략이란 이런 특수성과 일반성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결과물로 전쟁수행방식을 의미한다.

군사전략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키려는 방어적 목적으로 이루진다. 즉 방어적 군사전략이 보편적이다. 국가들은 자신이 가진 가치를 지키려고 하는 현상유지적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모든 국가가 현상유지적인 것은 아니고 현상타파적이고 팽창주의적 국가들이 있다. 현상타파적이고 팽창주의적인 국가들은 공격적인 전략을 구비한다. 북한 역시 현상타파적이고 팽창주의적인 군사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공격적인 군사전략을 택하게 되었는가?

북한의 군사전략을 알기 위해서는 북한 군사전략의 원형이 수립된 한국전쟁이전 시기의 북한의 군사전략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전쟁이전 시기 북한의 군사전략은 스탈린에게서 배웠다. 스탈린은 레닌에게서 영향을 받았으며 레닌은 클라우제비츠의 전략이론을 추종했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전략은 클라우제비츠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모택동으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이때 모택동의 전술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모택동의 인민혁명론은 클라우제비츠의 영향을 받고도 있지만 손자에게 이론적으로 기대어 있다. 클라우제비츠의 이론이 독일을 넘어서 스탈린의 소련을 거쳐 북한에 유입된 것이고 손자의 이론이 부분적으로 북한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스탈린의 군사전략

북한은 국가구성시기부터 현상타파적이었다. 북한이 현상타파적인 것은 북한 김일성이 추구한 목표가 소련이 추구한 목표와 동일했고 소련의 목적이 현상타파적이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의 확장을 한반도에서 추구하기 위해서 남한의 적화통일이 북한의 국가목적이 되었다. 이때 북한이 채택한 방식이 혁명전쟁(revolutionary war)이다. 혁명전쟁이란 무장세력을 이용해서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다.4)

북한이 혁명전쟁전략을 갖추게 된 것은 스탈린의 작품이다. 그가 김일성에게 전쟁에 대한 최종 승인을 했던 1950년 4월 이후 스탈린은 김일성이 실제 전쟁을 수행할 방식을 알려주었다. 또한 전쟁수행의 물자를 제공하였으며 전쟁에 중국을 개입시켰다.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주도했지만 스탈린의 군사전략에 기반한 것이었다. 중국에서 무장투쟁을 하던 이들이 북한군에 편입되어 모택동식의 전략을 강조하였지만 이들의 주장은 관철되지 못했고 스탈린의 지원을 받은 김일성파에 의해서 군대는 통제되었다. 이런 점에서 모택동식의 게릴라 전술이 아니라 소련식의 정규군 중심의 전략이 북한의 군사전략의 기초를 이룬다.5)

레닌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의 정의를 따라 “전쟁이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으로 파악했다. 또한 마르크스와 엥겔스로부터 권력정치의 현실에 대한 투쟁적 세계관을 습득했다. 그런 점에서 레닌은 전쟁을 군사적인 측면과 외교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의 종합적인 방식으로 이해했다. 또한 전쟁이야 말로 혁명의 산파가 될 수 있으며 전쟁과 정치가 동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6) 이러한 레닌의 생각은 소련정부수립이후 소련주민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쳤다.

레닌 이후 스탈린은 군사전략을 소련의 내전경험을 토대로 수립했다. 스탈린의 군사전략은 미카일 프룬제에 의해서 수립되었다. 이때 만들어진 전략은 기동전에 입각한 공세적 전략이었다. 러시아내전의 경험에서 혁명군은 기동전에서 우월했으며 러시아혁명의 정신으로부터 대담성과 게릴라작전 등을 배울 수 있다고 프룬제는 보았다. 스탈린 역시 공세전략의 중요성을 믿고 있었다.7)

스탈린은 레닌과 다른 점이 있었다. 레닌이 애국주의를 거부한데 비해서 스탈린은 국수주의자였다. 스탈린은 ‘일국사회주의’노선을 천명함으로서 사회주의의 세계적 전략에서 한발 비껴났다.

스탈린은 군사전략의 핵심 몇 가지를 세웠다. 첫째, 적의 가장 취약한 지점에 대항하여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자신의 주된 군사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둘째, 결정적 타격을 가할 순간을 선택하는 것이다. 셋째, 채택된 길을 일관되게 따르는 것이다. 넷째, 후퇴가 불가피하게 되면 질서있게 후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자신의 예비병력을 움직이는 것이다.8)

다음 시간에는 스탈린의 원칙을 좀 더 구체화하고 한국전쟁에서부터 수립된 북한의 군사전략의 역사를 다룬다.

 

각주)-----------------
1) 강성학, “8장. 북한의 안보정책과 군사전략”, 『카멜레온과 시지프스: 변천하는 국제질서와 한국의 안보』(서울: 나남, 1995)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2) Michael Howard, “ Relevance of Traditional Strategy, ” in The Causes of Wars(London: Temple Smith, 1983), p. 85. 강성학재인용.

3) 강성학, “제 23 장. 북한의 군사전략의 역사와 전망: 트로이 목마에서 러시안 룰렛으로?”, 『이아고와 카산드라 : 항공력시대의 미국과 한국』(서울: 오름, 1997)

4) John Shy and Thomas W. Collier, “Revolutionary War,” in Peter Paret, ed., Makers of Modern Strategy : from Machiavelli to the Nuclear Age(Oxford: Clarendon Press, 1986), p.817. 강성학 재인용.

5) Larry Niksch, North Korea, in Richard A Gabriel, ed., Fighting Armies, Westport, Conn: Greenwood Press, 1993, p.104. 강성학 (1997) 재인용.p.727.

6) 강성학, Ibid.,p.728.

7) Ibid.,p.730.

8) Wolfgang Leonhard, Three Faces of Marxism, New York: Paragon Books, 1974,pp.100-108. 강성학 1997, p.731.재인용.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