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행정사, 준비하지 않는 자 도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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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행정사, 준비하지 않는 자 도전하지 말라”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3.12.26 22:49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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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행정사 합격자 이우규씨 -
 

올해 첫 시행된 제1회 행정사 자격시험에 전국의 수만명이 몰렸고 결국 국내 단일 자격시험 시행 사상 한 해에 66,490명이라는 인원이 자격을 취득하게 됐다.

지난 5월 진행된 원서접수 결과, 시험전부면제자(경력공무원 출신) 66,278명, 1차 면제 경력공무원출신 206명, 일반인 지원자 11,712명, 총 78,196명이 지원해 수험가를 새삼 놀라게 했다.

이는 과거 일부 경력공무원들에게만 인정되고 또 허가를 통해서만 허용되던 자격이 올해부터 일반인들에게도 자격취득이 인정되는 공인자격시험으로 등극하면서, 또 특히 제1회 시험이라는 이유에서 지원자가 폭증했다.

6월 29일 시행된 제1차시험에서는 일반인 지원자 중 8,041명이 실제 시험에 응시했고 이 중 2,688명(33.4%)이 1차를 통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2차시험에는 일반인 2,229명과 1차면제자 206명이 실력경쟁을 펼친 결과 296명이 최종합격했다. 이외에도 시험전부 면제자 66,194명이 행정사자격을 취득하면서 제1회 행정사시험이 종료됐다.

이번 시험에는 사법시험, 법무사, 변리사, 공인노무사 등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도 ‘장롱 자격증’ 삼아 수천명이 지원했을 것이라는 수험가의 전언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흔히들 보장용으로 따두는 공인중개사 시험과는 차원이 달랐고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일반인 수험생들은 추풍낙엽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합격자들을 통한 전언은 “준비하지 않는 자는 도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녹록치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일반인으로 일반행정사에 도전해 합격한 이우규(45)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행정사시험은 어떠했고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이씨는 숭실대 정보통신 석사출신으로 한 때 컴퓨터프로그래머로 활동하다 공인중개사자격 취득 이후 부동산경매업을 했다.

그가 과거 공인중개사시험 역시 법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독학으로 준비했듯이 행정사시험에도 법에는 문외한인 셈이었지만 결국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1차시험, 공무원수험서 반복 학습”

“부동산경매업 등을 통해 주변인들에게 법률·행정 등 잡다한 상담과 민원을 많이 도와 준 적이 있었는데 적성이 맞을 것 같아서 도전했다. 특히 지인 강사분의 제1회 시험이어서 합격가능성이 높고 시장개척성도 좋을 것이라는 권유가 있었다”며 도전 계기를 말했다.

그는 일반인 지원이 3백명 선발에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또 시험 권위와 위상 고려에서, 문제 수준이 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결국 “1차는 너무 쉽고 2차는 예상을 넘은 높은 난이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1차시험 선택형은 행정사의 저변확대를 위해 출제기관이 쉽게 출제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독학하기로 마음을 먹고 수험가의 공무원시험 문제집을 각 과목별로 수회 반복해서 봤다.

민법은 공인중개사 출신으로서 기초적인 지식이 있던 터라 크게 준비를 하지 않았음에도 80점을 얻었다. 행정법은 기존 공무원시험 문제집만 5회독했다. 출제가 깊이 있는 내용 대신 폭넓은 지식을 물어 역시 80점을 획득했다.

행정학개론은 그나마 고생을 한 과목이다. 그에겐 워낙 생소한 과목이었던 터. 하지만 공무원시험 기출문제집을 서너권 사서 소설책 읽듯이 여러번 봤는데 그것이 주효했다. 이 역시 80점을 맞았다.

“2차, 수준 높여 준비했던 게 주효”

관건은 2차시험이었다. 그는 올초 시험을 준비하면서 1, 2차 동시 합격을 노렸다. 내년이면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난이도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배수의 진을 치려고 한 것.

그래서 그는 에너지를 1차 준비에 20%, 2차 준비에 80%를 쏟았지만 역시 2차는 녹록치 않았다. 법 문외한인데다가 2차는 논술형이고 또 법에 대한 맥락을 알아야 해서 학원을 2개월 다녔다. 특히 행정사는 행정심판법이 꽃이고 기존 민소법 등 쟁송법과 연관된 것이라는 판단에서, 기본부터 공부하자는 이유에서였다. 또 서점가의 사법시험, 행정고시, 공인노무사 등 행정쟁송법 관련 수험서도 학습했다.

“응시생들 대다수가 불의타 문제들이 출제됐다며 당황들 하는 분위기였다. 학원가에서는 1회 시험이어서 아주 쉬울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 외로 어렵고 지엽적인 출제도 제법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지만 대다수가 불의타 출제로 인해 손도 대지 못하는 모습들이 종종 보였다”며 2차시험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는 “1차시험은 60분간 치러지는 만큼 응시 중 포기하고 퇴실하는 자가 없었고 다만 2차시험에서는 한두명 포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1회 시험이어서 쉽게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그래도 대부분 끝까지 버티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의 공부방법은 그에게 합격을 가져다주었다. “1회 시험이고 또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시험으로, 또 응시자가 많아서, 제법 폭넓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맞게 준비했다. 특히 쟁송과 민법 등을 깊이 있게 대비했는데 덕분에, 남들이 불의타라고 하는 문제들도 모두 다 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와 출제수준을 비교한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 그는 1차는 “비슷” 2차는 “비교 불가”라며 일침을 놓았다. “주변 응시생들 역시, 1차시험은 공인중개사보다 더 쉬웠다는 평이 있었지만 2차는 ‘극한 난이도’ 평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1차시험을 단 3주만 준비해 합격할 수 있었지만 행정법, 행정학은 필히 별도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빠트리지 않았다.

“행정사, 결코 만만하게 보지 말라”

각종 고시생들이 이 시험에 도전한다면 합격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행정고시·사법시험·법무사·변리사 등 다른 시험 준비생들도 최소 1천명 이상이 이번 시험에 도전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의외로 붙은 이들은 거의 없는 듯하다”며 “기존 고시생들이 유리한 면도 있었겠지만 특히 사무관리론은 워낙 변수였고 서류 관리 등에 경험이 많은 일반 직장인 또 사회일반인들이 더 유리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 역시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고시관련 서적도 일부 일괄했고 나름 도움이 된 만큼 기존 고시생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시험은 시험이니깐 다른 요소도 분명 작용하므로 ‘무조건 합격론’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름 한층 수준을 높여 공부를 했는데도 결코 쉬운 문제들이 아니었다”며 “행정사의 위상 제고를 위해 2~3년 내에 공인노무사, 감정평가사 시험 이상으로 출제 수준이 높아 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1차시험이 너무 쉬었던 만큼 내년에는 조금 난이도가 올라갈 수 있지만 행정사의 저변확대라는 측면에서 난이도 대폭 상승은 어렵지 않겠나”라고 예측했다.

그는 사실, 이번 시험에 고생을 많이 했다. 발로 뛰면서 자료를 직접 찾고, 연구하는 등 거의 독학으로 진행했지만 다행히 합격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고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므로 각오를 크게 하고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행정사시험 준비생들에게 조언했다.

이어 “학원 수강도 장점이 있지만 행정고시나 공인노무사시험 등에서도 시사, 실무적 문제가 나오듯이, 지나치게 학원에 의지하지는 말고 스스로 준비할 것은 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열심히 했던 터라 자부심도 크다”

그는 “너무 어렵게 공부한 만큼, 우선적으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다”며 향후 계획도 밝혔다. 우선적으로 몇몇 수험생들과 스터디, 수험지도 등을 통해 정보 및 노하우 부재로 헤매는 이들에게 학습 도우미가 되고 싶다는 것.

또 행정사의 위상제고를 위해 행정사단체 활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1회 시우회 카페가 만들어 졌고 밴드도 결성된 상태다. 그는 “현재 행정사협회가 3개가 있지만 보다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경쓰고 시장개척에도 노력할 것”이라며 “경력자 출신자들과는 달리 열심히 공부해 합격한 만큼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행정사 업무영역이 출입국 관련, 민원, 인허가, 자동자등록, 주민등록 관련 등 매우 방대하고 폭도 넓다. 그는 “현업에 뛰어들려면, 사전 실무 경험을 많이 필요로 하다. 현시점에서는 실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이후 창업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시험에서 1차 평균 80점, 2차 59점으로 합격했다.

■ 2차시험, 어떤 게 나왔고 어떻게 풀었나

- 민법(계약)

17종 계약파트만 나왔고 불의타 문제들도 나왔다. 특히 도급제작 소유권을 묻는 문제에 응시생들 모두 당황해 하는 분위기였다. 저 역시 “어렵게 나오는 구나”라는 생각이 일순간 들었다. 다른 3문제는 어느 정도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이었지만 그렇다고 학원에서 예상한 문제는 아니었다. 지역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출제됐다.

- 행정절차론

역시 골고루 나왔다. 행정심판위원의 제척·기피·회피가 나왔는데 불의타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저는 충분히 답안을 작성할 수 있었다. 다른 문제들도 난이도가 높지는 않았고 폭 넓게 출제됐다. 

- 사무관리론

전자정부 3.0, 민원 24가 나왔는데 이 역시 예상 밖의 문제였다는 반응이었다. 학원 예상과 빗나갔고 수준도 상당히 높은 문제들이었다. 다만 저는 나름 예상하고 준비했던 문제여서 선방할 수 있었다. 사무관리론은 다른 시험에서도 기출문제가 전무(全無)해서, 저는 행정고시 합격생들의 중앙공무원교육원 교과목 자료를 이용했다. 관인 문제도 무난하게 작성했다. 사무관리론 교재 외에도 나름 개인적으로 많이 준비했다. 전자정부 관련해서는 반드시 한 문제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민원 24나 전자정부 사이트를 직접 접속을 해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체험했고 또 언론기사들도 많이 봤다.

-행정사실무법

행정심판 재결례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행정쟁송법을 준비했다. 특히 행정법원 재결례를 몇십권 샘플로 뽑아서 봤다. 학원에서는 단순하게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저는 사례형으로 준비하고 대응했던 게 주효했다. 다른 분들은 약술형으로 생각했지만 결국 사례형으로 나왔고 난이도도 높았다.

이성진 기자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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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14-04-25 18:30:08
중개사 준비하는 애들은 지 보는 민법이 1990년대 사시급이었다고 하고 행정사보는 애들은 공인중개사하고 천양지차라고 하고.. 아주 뭐 노무사나 법무사 정도 되면 신이 치는 시험이겠어..

2014-02-28 09:48:16
ㅋ 씨 : 혹시 한번이라도 수업들어보셨나요. 공인중개사 시험하고는 천양지차 입니다. 특히 2차 주관식은 무척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가볍게 보고 응시한 법학 전공 학원 교수들도 떨어 졌다고 합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시험 입니다.

넌 뭐니 2014-01-17 12:14:58
넌 행정사 자격증이라도 있니? ㅋㅋㅋㅋㅋ

2014-01-09 07:59:15
뭐 공인중개사급도 안되는 자격증이 법률저널올라오네 ㅋㅋㅋㅋ

ㅋㅋㅋ 2014-04-25 18:30:08
중개사 준비하는 애들은 지 보는 민법이 1990년대 사시급이었다고 하고 행정사보는 애들은 공인중개사하고 천양지차라고 하고.. 아주 뭐 노무사나 법무사 정도 되면 신이 치는 시험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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