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출신ㆍ25세 이하 편중 여전
사법시험 존치 주장 탄력 받을까
2014학년도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 153명 중 SKY 출신이 132명(86.2%)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새누리당 박창식(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은 지난 17일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2014년도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의 출신 학부를 확인한 결과, 서울대 100명(65.4%), 고려대 16명(10.5%), 연세대 16명(10.5%)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타 대학은 KAIST 5명, 경찰대 3명, 포항공대 1명, 서강대 1명, 중앙대 1명, 경희대 1명, 숙명여대 1명, 외국대학 7명으로 포항공대 등 특수 목적대학을 제외하면 지방대 출신은 단 1명도 합격하지 못했다.
전공별로는 법학과 35명, 경영학과 28명, 경제학과 28명으로 3개 학과 출신 합격자가 전체의 59.9%를 차지했다.
합격자들의 연령대는 다소 상향됐다. 합격자 153명 중 만 25세 이하는 113명(73.9%)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26~28세는 25명(16.3%), 29~30세는 7명(4.6%)으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 31~32세 5명(33.3%), 33~34세 2명(1.3%), 35세 이상 1명(0.7%)으로 확인됐다.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 6월 11일 서울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2013학년도 합격자 중 30세 이상의 합격자가 단 1명도 배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로스쿨 입학사정의 공정성이 도마위에 올랐던 바 있다.
또 25세 미만 합격자 비율이 무려 85.7%(132명)에 달해 서울대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지원자를 나이를 통해 가려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어 국정감사를 통해 2009년 로스쿨 설립 이후 입학자 767명 중 678명(88.4%)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또 한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SKY 출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은 포항공대, KAIST, 경찰대 등 특수목적 대학 출신(43명, 5.6%)과 외국대학 졸업생(25명, 3.3%)이 채웠다. 지방대 출신은 2009년에 3명, 2010년에 1명이 입학한 이래 단 1명도 입학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하듯 서울대는 지난 9월 23일 실시된 입학설명회에서는 지원자들의 우수성은 물론 다양성도 중요한 평가기준임을 강조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정성조 학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전형을 통해 나이, 직업 등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입학전형 결과를 보면 합격자 연령대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상향된 것을 제외하면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25세 이하 합격자의 비율은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Y 출신자의 비중은 국정감사를 통해 나타난 지난 5년간 평균 비율에서 소폭 하락한 수준이고 지방대 출신자는 올해도 배출되지 않았다. 법학과와 상경계열에 치중된 출신학부의 편중도 여전했다.
한편 이같은 결과가 알려지자 사법시험 수험생들과 로스쿨 준비생들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사법시험 수험생 A씨는 “사법시험은 성적이 좋으면 출신 학부에 상관없이 공직에 임용되거나 로펌 등에 취업할 수 있다”며 “하지만 로스쿨은 출신 학부에 따라 입학가부가 결정되고 이는 변시합격 후 취업에까지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로스쿨 입학으로 전환한 L씨는 “공부만 하다보니 다른 경력도 없고 나이도 적지 않다”며 “사법시험이 폐지돼 어쩔 수 없이 로스쿨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상위권 로스쿨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일부 수험생들은 이같은 논란을 통해 사법시험 존치 의견이 힘을 얻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사법시험 수험생 K씨는 “이번 결과는 사법시험이 반드시 존치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스펙이나 환경적 조건에 상관없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