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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안녕하세요 박근혜 대통령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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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9  11: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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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안녕하세요 박근혜 대통령님. 일상생활 가운데 가장 급한 일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화장실 가는 일과 배고프고 목마른 것을 해결하는 일, 아파서 병원 가는 것 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에 비해 정치인들이 아주 급한 척 서두르는 일치고 실제 급한 것은 별로 없지 않나 싶군요.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급하고 서둘러야 할 것인 양 야단들이지만, 실제로 정치라는 것은 어찌 보면 그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정치가 없었던 에덴동산의 꿈을 꾸어보기도 하지요. 하도 정치인들에게 휘둘리다보니 말입니다. 개인별로 보면 의식주만 해결되면 정치는 없을수록 좋은 것 아닐까요. 문제는 그러한 개개인의 의식주가 제대로 해결이 안 되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라는 수단을 동원하는 것인데, 사실 그 정치라는 게 차라리 없음만 못한 것이 오늘 대한민국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치가인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제발 이 말을 가슴 깊이 좀 새겨들었으면 합니다. 어찌 그리 소통부재, 불통이라는 말을 그렇게도 많은 국민들로부터 들으면서도 진정한 소통을 하려 하지 않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박 대통령은 진정 들을 귀를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요? 예쁘게 올림머리하면 두 귀가 참으로 예쁘게 잘 보이던데, 그 귀로는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기로 작정을 하셨나요?

요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중심의 천주교 일부 신부들이 시국미사를 통해 박 대통령 사퇴 요구를 한 것 때문에 세상이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개신교계와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종단에서도 시국종교행사를 갖겠다는 계획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 이르다 보니 이 난국타개를 어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우스갯소리이지만, 대통령 후보시절 국회의원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회견장에서 난 데 없이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발언한 후 순간적인 실수에 어이없이 하시던 박 대통령의 난처해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때야 순간적 실수였으니 그냥 모두 웃고 넘어갔습니다만, 국정원을 중심으로 한 국가기관의 불법관권선거가 자꾸 그 거대한 실체를 드러내어 감에 따라 일부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며 “대통령직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른 현재 상황은 조금은 심각한 상황이지 않나 싶습니다. 현상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식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여러 가지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타난 대응방안이라는 것이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박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박창신 신부를 향해 그가 행한 강론 중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된 부적절한 발언을 문제 삼아 단호한 대처를 하겠다는 것이 전부인 듯합니다. 덩달아 박 대통령 사퇴를 거론한 박창신 신부를 향해 여기저기에서 종북주의 신부라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소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법률가로서 조금 어안이 벙벙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접하면서 심히 우려스러운 것은 현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오직 한 단어 ‘종북’이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앵무새란 말인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빛의 속도로 말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5천만 국민이 5천만 개의 입을 가지고, 1억 개씩의 눈과 귀를 가지고, 5억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는 변화무쌍한 무한한 세상이지요. 그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손가락으로 찍어대는 문자의 속도는 가히 천라지망의 세상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리고 그 전파속도는 빛의 속도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박 대통령 정부와 여당은 소통을 요구하는 이 모든 화살을 향해 오직 “종북이라는 방패”만으로 대처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 안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래도 종북, 저래도 종북, 요래도 종북, 그래도 종북, 오직 종북, 종북 하니, 종북이라는 소리에 국민들은 신물이 날 지경에 이르렀지요. 그러기에 종북이라는 말에 국민들은 식상의 상태를 넘어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 한계효용 제로의 상태에 이르렀음을 제발 좀 아셨으면 합니다. 종북이라는 말에 “또 종북이냐?”하며 비아냥거리기까지 이르러 버린 것입니다. 이러다 진짜 거짓말쟁이 양치기소년 같은 사태가 올까 심히 우려스럽기조차 합니다.

인간이 합리적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만, 일단 공격과 방어, 논리의 장에 나서게 되면 모든 사람은 합리적 인간이 됩니다. 합리적 인간이 되지 못하면 스스로 논리의 벽에 부딪혀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매사에 “종북”이라는 한 단어만으로 대처하면서 이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박 대통령 정권은 저 말을 빼면 뭐가 남을까, 종북이라는 방어방법 말고는 과연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아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기력하게 보이는 것이지요.

현상황의 본질은 지난 제18대 대선에 “새누리당 정권에 의한 불법관권선거”가 있었는가 하는 것 아닌가요? 이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진실을 알고 싶다는 국민의 열망은 종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지요. 국민 중의 극소수 일부가 진정한 의미의 종북주의자이거나 간첩일 수도 있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국가보안법이나 형법으로 단호하게 처벌해야겠지요. 그런 당연한 국가안보문제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 기무사령부, 국가보훈처 등 수많은 국가기관들이 무언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추진세력의 지휘 하에 불법관권선거가 자행된 듯한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데, 이를 밝혀 다시는 이러한 불법관권선거가 자행되지 않게 해야겠다는 것은 종북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지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밝히고, 헌법을 수호하여 정통성을 확보할 것을 가치로 내세우는 보수 진영에서 오히려 앞장서서 주장해야 할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해 9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하여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지요. 그러한 회담결과에 대해 조선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박근혜 후보에 대한 대선승리에 협력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대서특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형법이론 중에는 “공모공동정범이론”이 있습니다. 이 이론은 주로 조폭두목과 같이 범죄 지시만 내리고 범죄행위에 직접 나서지 않는 자를 행위를 직접 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교사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국민의 법상식에 맞지 않기 때문에 직접행위범처럼 무겁게 정범으로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론이지요. 사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여당의 대선후보인 박근혜 후보의 대선승리를 돕겠다는 선언을 공공연히 하는 것 자체가 올바른 것은 아니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많이 당선될 수 있다면 합법적인 모든 방법을 다하겠다라는 말 때문에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었으니, 이에 비추어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후보의 위 회동은 상당히 문제가 있음은 사실이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위 시점을 기점으로 하여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에 의한 보다 더 구체적인 인터넷 여론조작행위가 광범위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물론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공소장 내용에 의하면 그 이전부터 여론조작행위가 있어 왔지만, 국정원의 심리전단의 확충,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조직 및 예산 확대 등이 위 시기를 전후하여 조직적으로 범 정부차원에서 전개되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선거법 위반 행위가 검찰의 수사에 의해 밝혀지자, 정부 여당은 아니라고 하지만 채동욱 검찰총장, 윤석열 여주지청장으로 상징되는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하기 시작한 황교안 법무부장관으로 상징되는 보이지 않는 정치권의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아니라고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고 피부로 체감하는 국민들의 저항이 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박 대통령 사퇴 요구”로 최종 귀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에 대해 또 다시 말꼬리를 잡아 “종북사제”라는 또 다른 신조어를 만들어 불법관권선거를 규명하라는 본질적 주장을 희석하거나 오히려 역공을 가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국민들의 제18대 대선불법관권선거에 대한 진실규명요구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면 거세질수록 진실규명의 국민적 요구는 더욱 강해지면 강해졌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정부가 양보하지 않게 되면 이를 억압하기 위해 긴급조치를 발하거나 계엄을 선포하는 수밖에 없게 되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불행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불행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불행이 될 것입니다.

이제 특검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듯합니다. 다시 말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조직적인 관권불법선거가 자행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직접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거법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직권남용이나, 공무원의 정치적중립위반 등의 범죄사실에 대한 공소시효는 남아 있으므로, 그러한 범죄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적 저항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종북이라는 이념몰이만으로 결코 덮어질 수 없는 세상인 것이지요. 5천만 개의 입이 살아 움직이는 대한민국, 5억 개의 손가락이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5천만 개의 입에 자갈을 물리거나, 5억 개의 손가락을 절단하지 않는 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소리 없는 함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그리도 사랑한다고 수없이 선포했던 국민들을 자꾸 종북이라며 적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의를 찾아 애쓰는 선한 국민을 왜곡되이 종북주의자로 만들게 되면, 이러한 대대적 정책의 영향으로 북한과의 대외적 관계가 결코 복원될 수 없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명박 정권에 이어 10년간 대북통일정책이 완전 고갈되어 버리게 될 것이어서 박 대통령께서 가장 크게 성취할 수 있는 한 축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종북이라는 딱지치기를 그만 멈추시고, 여야 합의 하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불법관권선거에 대한 특검을 실시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불법관권선거의 수혜자임을 부정하지 마시고, 국민 앞에 겸손히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부당한 관권선거가 이루어지지 않는 선거혁명을 이룩하겠다는 대국민선언을 하시는 것이 좋을 듯싶어, 필자의 마지막 편지에서 진심으로 권고 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박 대통령은 누구 어느 한 쪽 편이 되시면 안 됩니다. 지금 그 내 편의 함정이론에서 벗어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편이 되어야 합니다. 오직 하나, 국민의 편에서 정의와 공의가 생수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는 하나의 충정만으로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로 마지막 편지를 마칩니다. 내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의와 헌법정신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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