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 통역안내사 40대 노순진씨 법무사 수석 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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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 통역안내사 40대 노순진씨 법무사 수석 꿰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3.11.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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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중요”

“불안정한 직업보다는 장래를 위해 공부를 더 하고 싶었습니다” 26일 발표된 2013년도 제19회 법무사 제2차시험에서 수석의 영예를 차지한 주인공의 말이다.

화제의 인물은 만45세의 노순진(사진)씨. 경기대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일어통역가이드라는 자격증을 회득하고 본격적으로 일어 통역안내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굴지의 여행사에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일본어 통역안내사로서 한일 양국간의 문화적 가교역할을 한다는 자부심도 가졌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관광객 모두 통역가이드를 했기 때문에 몸은 힘들었지만 덕분에 수입도 꽤 좋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통역가이드의 일은 힘에 부치고, 수입도 들쭉날쭉 불안정하게 되면서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여년간 가졌던 직업을 선뜻 떨쳐내기는 어려웠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에 다른 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랜 고민 끝에 직장에 사표를 냈다. 통역가이드를 하면서 따 놓았던 공인중개사를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2008년 법무사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욱이 법학 전공자들이 주로 공부하는 법무사시험에 비전공자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2008년 9월 처음으로 1차 공부를 시작하여 2009년 6월 1차 시험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전공자가 1년만에 1차에 당당히 합격하면서 최종합격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2차시험은 기대와는 달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09년 초시와 2010년 재시에 연거푸 낙방했다. 이후 2012년에 다시 1차시험에 합격하고 올해 ‘재기득권’으로 2차시험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법학 비전공자에 게다가 40대 중반의 나이로 4년만에 당당히 합격을 꿰차면서 수석의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노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수석 합격이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이것이 현실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며 “지금까지 힘들었던 수험생활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무척 행복하다”며 합격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수석 합격의 통지를 받기 전까지도 그녀는 시험을 친 후, 스트레스 받을 것을 염려해 학원가에서 내놓은 모범답안도 맞춰보지 않았다. 그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이 있기만을 기원하며 발표 당일까지도 긴장과 불안한 마음으로 발표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녀의 고득점 비결은 학원에서 공부한 것을 충실히 복습하는 것이었다. 답안 작성에도 강사들이 가르쳐준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려고 했다. 또한 학원을 꾸준히 다니며 2차 시험을 위한 모의고사를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수석을 하기까지 비전공자로서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법적 개념에 대한 체계가 잡히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학원에 꾸준히 다니며 하나하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었다.

특히 법과목 중에서도 등기법과 형사소송법이 그녀를 괴롭혔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등기법은 매일 1시간 반씩 꾸준히 읽고 머리 속에 넣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 형사소송법은 강사의 수업을 충실히 들으면서 극복하려 했다.

늦깎이 수험생으로서 합격을 담보할 수 없는 불안한 수험생활이었지만 ‘나는 합격할 수 있다’는 신념이 그녀를 지탱하게 해줬다.

1차 공부방법은 우선 비전공자였기 때문에 학원 강의를 꾸준히 들으면서 기본기를 튼튼히 하고 1차 객관식시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본강의를 듣고 객관식문제를 병행하여 열심히 풀었다. 즉 1차시험의 전략은 기본서와 객관식문제 위주로 꾸준히 반복하여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2차 역시 학원을 다니며 모의고사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치렀다. 특히 잘못된 부분은 강의에서 바로 잡고,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또한 2차에서는 선별하여 공부하는 것이 위험한 공부방법이라 생각해 모든 과목을 충실히, 골고루 공부했다.

답안작성은 간단명료하게 했다. 논리적인 답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법조문, 판례, 사안포섭 순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공부하면서 마음이 답답할 때는 일주일에 한 두번 산책을 하면서 1시간 정도 소요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했다.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어 통역가이드 일을 했기 때문에 25년간 사용한 일본어를 이용하여 일본기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싶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현재 수험생들에게는 “수험생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고독하게 싸워야 하고 힘든 수험생활이 장기간 계속되므로 무엇보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또한 주위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목을 빠짐없이 이해하고 공부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혼자 공부하기 보다는 학원을 다니며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했다.

끝으로 그녀는 “뒤늦게 뛰어들어 힘든 공부를 그만두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으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저를 믿어주신 어머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훌륭한 가르침을 주신 학원의 여러 강사님들, 공부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준 동기들, 하기원씨, 영숙언니, 상난언니, 그리고 학원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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