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명의 경제학-경기변동과 주요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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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명의 경제학-경기변동과 주요 지수
  • 법률저널
  • 승인 2013.11.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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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사경제 해설 26
                               

글로벌 시사경제해설 이 번 주에는 경기변동과 몇몇 주요 지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경기변동(business cycle)이란, 실질GDP, 소비, 투자, 고용 등의 거시 경제의 주요 집계변수들이 장기 추세선을 중심으로 상승과 하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므로 경기변동과 관련한 거시경제학의 주요 관심은 경기변동의 원인과 그 파급경로를 규명하고, 경기변동에 따른 사회적 후생손실을 줄이기 위한 거시경제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1. 경기변동의 원인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경기변동을 경제에 가해진 충격에 대해 경제주체들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경기변동과 관련한 이론의 핵심은 1) 경기변동의 촉발원인과 2) 경기변동의 파급경로에 관한 것이 중심이 된다.

먼저 경기변동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기업의 투자지출변화가 총수요측면에 충격(aggregate demand shock)을 주어 경기변동을 야기한다. 이러한 관점은 주로 케인즈학파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경기변동이론에 나타난다. 케인즈학파 경제학자들은 1970년대 초까지 케인즈의 거시경제모형을 동태화하여 경기변동을 설명하는데 주력하였다. 즉 독립투자의 변화와 같은 총수요충격이 소득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승수이론과 소득변동이 다시 투자를 유발시킨다는 가속도원리를 결합하여 경기변동모형을 구성하는 것이 케인즈학파 경기변동이론의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둘째, 통화량과 같은 화폐적 충격(monetary shock)이 경기변동의 원인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주로 프리드만 등의 통화주의자들로, 이들은 시장경제는 본질적으로 안정적이지만 통화당국의 자의적인 통화량조정 때문에 경기변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 루카스 등은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으로 기대를 하더라도 불완전한 정보 하에서 예상치 못한 화폐금융정책으로 인한 물가수준의 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어 예상착오로 경기변동이 촉발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경기변동의 원인을 화폐적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주장을 화폐적 경기변동이론이라고 한다. 

셋째, 기술이나 생산성변화와 같은 공급측 요인을 경기변동의 중요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슘페터는 경기변동과 경제발전의 원인이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 또는 기술혁신(innovation)에 있다고 보았으며, 최근의 실물적 경기변동이론(real business cycle theory)도 경기변동의 주요 원인으로 기술변화와 같은 실물적 충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경기변동의 원인으로 실물부문을 중시하는 이론을 실물적 경기변동이론이라고 한다.

경기변동과 관련한 최근의 흐름을 보면, 세계 각 국의 경기변동이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경기변동의 국제적 전파(international transmission of business cycle)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경기변동의 원인으로 정치적 요인을 설명변수로 하는 정치적 경기변동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선거에 승리하기 위한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선거후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선거의 주기와 경기변동의 주기가 일치한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의 경기변동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한 것이며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상대적 기여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2. 경기변동의 종류와 주요국면

슘페터는 경기변동을 키친순환, 쥬글러순환, 콘드라티에프파동의 3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 키친순환(Kitchen cycle)이란, 축적된 재고의 변동에 따라 비교적 단기인 약 40개월을 주기로 발생하는 경기순환을 말하며, 둘째, 쥬글러순환(Juglar cycle)이란, 평균 9년 반을 주기로 기계발명과 같은 개별적 기술혁신에 의해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중기의 경기순환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콘드라티에프파동(Kondratieff wave)이란, 약 50년의 기간을 통해 관찰되는데, 철도, 전기 등과 같은 대발명에 기인하는 경기순환을 말한다. 또한 슘페터는, 세 개의 키친순환이 하나의 쥬글러순환을 형성하고, 다시 여섯 개의 쥬글러순환이 하나의 콘드라티에프파동을 형성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림2는, 일반적인 경기변동의 네 단계, 즉 추세선을 중심으로 확장.후퇴.수축.회복의 전형적인 단계를 개념화한 것이다. 추세선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A에서 출발하여 확장국면을 거쳐 고점을 지나 B에 이르는 구간을 호황기, B점에서 출발하여 수축국면을 거쳐 저점을 지나 C에 도달하는 불황기를 합쳐 하나의 순환주기라 한다. 그림2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개념화 한 것으로 현실에서는 추세선이 자본주의 경제의 장기적 경제성장을 반영하여 완만하게 우상향하는 형태를 보이며, 수축국면에 비해 확장국면의 기간이 길게 나타난다.

 

3. 경기변동과 필립스곡선

경기가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과정에서 호황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높게 나타나고 실업률은 낮으며, 불황기에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반면 실업률은 높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경기변동과정에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사이에 존재하는 역의 상관관계(trade-off)를 나타내는 곡선을 필립스곡선이라고 한다.

필립스곡선은 처음 영국의 실업률과 명목임금변동률에 대한 실증적 분석결과 이 둘 사이에 안정적인 역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필립스(A. W. Phillips)가 경험적으로 도출한 것이다. 이후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의 관계로 재해석하였고, 현재에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의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을 필립스곡선이라 부른다.

이러한 필립스곡선은 “높은 실업률과 낮은 물가상승률”, “낮은 실업률과 높은 물가상승률”의 관계를 의미하고 있어, 거시경제학의 주요목표인 물가안정과 고용은 동시에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시사점을 제공해주는 정책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필립스곡선의 기울기는 실업률이 높을 때는 기울기가 완만하고, 실업률이 낮을 때는 기울기가 급하다. 즉 실업률이 높을 때보다 실업률이 낮을 때 실업을 줄이기 위해 희생해야할 물가상승률의 증가가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1970년대 물가상승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며, 그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필립스 곡선의 우하향성과 관련하여서도 경제학파간의 오랜 논쟁이 있어 왔다. 고전학파계열의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물가에 대한 완전한 예상을 하므로 필립스 곡선은 항상 완전고용산출량수준에서 수직선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케인즈학파계열의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물가에 대해 완전히 예상할 수 없어 부분적인 화폐환상을 일으키므로 단기적으로는 필립스곡선이 우하향하여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사이에는 역의 관계가 존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도 장기에는 사람들이 화폐환상에서 벗어나 물가예상이 물가상승률과 같아지므로 필립스곡선이 수직이라는 점에 동의 한다.

 

 

4. 경기변동과 지수
경기변동의 주요 특성 또는 정형화된 사실들은 주로 변동성과 동조성으로 나타낸다. 변동성(volatility)이란 거시경제지표들이 장기적인 추세로부터 이탈해 움직이는 정도를 표준편차로 측정한 것을 의미하며, 동조성(comovement)이란 거시경제변수들이 총생산의 변화와 일정한 관계를 갖고 함께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거시경제변수들이 경기변동의 기준지표인 실질GDP변동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경기순응적(procyclical),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경기역행적(countercyclical)이라 하고, 실질GDP변동과 아무런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는 경우를 경기비순행적(acyclical)이라 한다.

또한 실질GDP의 변동시점과 거시경제변수들의 변동시점을 비교하여, 실질GDP보다 거시경제변수들이 먼저 변동하면 경기선행적(leading), 나중에 변동하면 경기후행적(lagging)그리고 동시에 변동하면 경기동행적(concurrent)이라 한다. 표1은 우리나라의 주요거시 경제변수들의 동조성과 변동성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경기변동과 거시변수들 간의 관계를 이용하여 여러 지표를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고통지수에 대한 설명으로 이번 칼럼을 끝맺기로 한다.

고통지수(misery index)란, 특정기간 동안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것으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어려움을 계량화해서 수치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자 오쿤(Arthur Okun)이 고안한 경제지표로, 고통지수는 인플레이션율, 실업률, 국민소득증가율 등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체감도를 수치화 한 것이므로, 국가간의 비교를 위해서도 널리 활용된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이 7%이고 실업률이 9%이면 고통지수는 16이 된다.

고통지수의 산정방식은 오쿤의 방식과 달리,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다음 소득증가율을 빼서 구하기도 하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빼기도 한다. 어느 방식을 취하던 고통지수의 수치가 높을수록 실업자는 늘고 물가가 비싸져 그 국가의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고통은 커지며, 반대로 수치가 낮을수록 국민들의 삶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고통지수는 다른 경제지표들과는 다르게 실제 국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삶의 질이 중시한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있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조가 확대되면서 그 활용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현재 각국의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고통을 계량화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이며, 산정방식의 용이성과 비교분석의 명쾌함으로 인해 각종 국제비교에 자주 활용된다.

그러나 국가별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계산하는 기준이 달라서, 절대적 국제비교의 수치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으므로, 이를 활용한 비교분석시에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현재 고통지수는 각국의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연구단체들이 주로 발표하고 있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가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산한 고통지수를 측정해 매년 국가별로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민간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이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라는 이름으로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데, 오쿤의 방식을 변경하여,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외에 어음부도율과 산업생산증가율을 추가한 네 가지 지표로 계산하고 있다. 즉 물가, 실업률, 어음부도율이 높을수록, 산업생산증가율이 낮을수록 경제 고통의 정도가 커진다.

이규명
베리타스 전임/합격의 터독서실 멘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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