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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명감 갖고 법률적 사고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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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사명감 갖고 법률적 사고 키워야”
  • 유현석
  • 승인 2003.09.02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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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합격 후 전문분야 공부에 매진해야

유현석
변호사
제34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


거인을 만난 느낌이랄까. 지난 25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수여하는 제34회 한국법률문화상 수상자인 유현석 변호사와의 만남은 한 시대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되새기는 자리였다.

1952년 제1회 판·검사특별임용시험에 합격한 이후 14년여간 대전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1966년 변호사 개업까지 50여년 동안 한국 법조계를 지켜온 까닭에 유현석 변호사의 이야기는 한편의 다큐멘터리 법조역사극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34회 한국법률문화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도 유현석 변호사는 “내가 이 상을 받을만큼 법률문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없는 데 이 상을 받아도 되는 지 모르겠다”며 “여생이 충분하면 앞으로 법률문화 창달에 기여하겠다는 말이라도 하겠는데 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겸손의 미덕을 보이기도 했다.

유현석 변호사를 대표하는 표현인 ‘시국공안변호사’, ‘인권변호사’라는 말도 유현석 변호사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갖은 이야기를 듣다보니 힘들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아 저절로 이 사람들을 도와줘야겠구나 하던 것이 우리나라 시국공안 사건과 많은 인연을 맺게 된 것 같아”라며 또 한발 물러난다.


◇ 박종철·강경대 사건 등 80년대 다수 변론 맡아

유 변호사가 시국공안 사건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74년 유신헌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학선 주교가 김포공항에서 당시 중앙정보부에 연행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 변호사가 맡게 되는 시국공안 사건들은 한 시대를 시끄럽게 했던 명동 구국선언문, 남민련, 김지하, 이상수?노무현, 김근태, 권인숙양 성고문 재정신청사건, 박종철?강경대 사망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등 당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모으는 사건들이었다.

특히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수많은 지식인들과 정치인들이 법정에 서게 됐지만 아무도 변론에 나서려 하지 않았다. 유현석 변호사는 법조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사건의 변론을 맡았고 이들의 무죄를 설득하기 위해 당시 재판장에게 “법관이 지녀야 할 덕목으로 용기를 갖고 양심에 맞게 판결해달라”고 말했지만 재판장이 “재판장에게 훈시냐”며 오히려 화를 내던 당시를 회상하며 씁쓸해 했다.


◇ 사명감 갖고 법률적 사고 키워야

사법개혁을 바라보는 유 변호사의 시각은 ‘제도’보다 ‘사람’에 가 있다. 로스쿨, 법조일원화, 대법원 제도 변화 등 제도의 변화가 마치 개혁을 이루기라도 하는 것처럼 착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유 변호사는 “개혁은 사법의 주체인 법관들의 의식이 깨어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갖다 놔도 결국 유명무실하게 된다”며 “법관 한명 한명이 사명감을 갖고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사법 서비스를 고민하는 데서 사법 개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변호사들도 보다 높은 직업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하면서 “최근 변호사 수가 증가하면서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는 점 때문에 변호사의 직업의식을 망각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법조인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 사법시험 합격 후 전문성 높여야

유 변호사는 사법시험 정원에 대해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100명이 됐든 1,000명이 됐든 양성된 예비법조인들을 어떻게 키워내 법조인의 위상에 맞는 법률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법연수원부터 진짜 공부가 시작된다며 자신의 전문분야를 연수원에서부터 키워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 변호사는 요즘 법조인들이 ‘법률’을 알기만 하지 실제 생활과 연관지어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왜 이런 법률이 나왔고 각종 법률 사례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원고와 피고 당사자들에게 분쟁의 해결을 도출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법률을 알기만 해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유 변호사가 강조하는 ‘법률적 사고’는 ‘인간’을 이해하고 ‘생활’을 이해하는 법률적 삶에서 가장 바람직한 법률서비스가 나온다는 평소 지론의 또다른 표현이다.

/김병철기자 bckim99@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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