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법시험 최연소 이공계 출신 김수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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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법시험 최연소 이공계 출신 김수현씨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3.11.15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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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공부와 규칙적인 생활이 합격 비법”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 내리는 판사 되고 싶어”

 
 
올해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법학 비전공자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전기공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현(사진)씨다. 김씨는 1992년 1월생. 만 21세의 나이로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인재다.
 
최연소로 합격한 김씨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공부를 시작한 후 합격수기를 읽어오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보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막상 최연소로 합격하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니 정말 실감이 나지 않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과학영재들이 입학하는 서울과학고 출신에다 대학도 전기공학부에 다니고 있는 그가 사법시험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적성’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과학을 계속 공부해왔기 때문에 전기공학부에 진학하였으나, 대학에 와서야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며 “이전부터 막연히 생각해 오던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로스쿨이라는 선택도 가능했지만, 사법시험 합격이라는 성취감을 맛보고 싶었고, 법학 공부에 대한 호기심이 사법시험에 도전한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사법시험에 도전장을 냈지만 전기공학도로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우선 처음에 법서를 접할 때 단락의 제목이나 법전이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한 후 한 달 정도는 옥편을 옆에 두고 모르는 한자를 찾아가며 공부하느라 진도도 밀리고 힘들었다. 게다가 처음 기본3법에 대한 기본강의를 수강할 때는 모든 것이 새로운 내용이라 막막했다. 하지만 오히려 백지 상태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갈수록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흥미도 붙일 수 있었다.
 
비법학도로 올해 재시로 합격한 그의 비법은 꾸준한 공부와 규칙적인 생활이었다. “매일매일 꾸준히 책상 앞에 앉아서 계속 책을 본 것이 합격의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몸이 아프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날에도 하루에 단 3시간이나마 계속 꾸준히 공부했던 것이 합격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합격하는데 가장 중요한 마음의 자세로는 긍정적인 자세를 꼽았다. 공부를 하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당연히 있게 마련이고, 그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남들도 다 같이 어려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수재인 그에게 어떤 과목이 어려웠는지 묻자 상법을 들었다. 회사법이나 어음수표법 같은 경우 생소하고 추상적인 개념들이 많아 처음에는 이해하기조차 버거웠다. 하지만 예비순환 때부터 최대한 기본서를 여러 번 반복하여 정독하려고 노력했고,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강사께 질문하여 의문을 해소했다. 또한 상법만큼은 사례집과 모의고사에 조금 더 투자하여 사례에 익숙해지도록 특별히 노력했다.
 
1차 공부의 비결을 물었다. 헌법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제일 중요시하여 공부했다고 했다. 특히 위헌인지 헌법불합치인지, 헌법불합치라면 잠정적용인지 적용중지인지, 그리고 한정위헌인지를 구분하여 정확한 판례의 결론과 판시사항을 암기하고자 노력했다.
 
민법의 경우 조문을 가장 중요시했다. 조문의 정확한 해석과 그에 따른 판례의 논리를 공부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회독수를 늘려가며 앞뒤 내용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형법은 특히 각론 부분은 거의 판례 위주로만 공부를 했고, 총론은 중요한 학설 대립 부분에서만 각 학설에 따른 결론을 기출을 통해 정리하고 암기하는 데 치중했다.
 
현 시점에서 1차 전략은 지엽적인 문제나 문구 등은 과감히 넘기고, 특히 판례의 결론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주관식인 2차는 물론 객관식인 1차에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기가 택한 책을 마지막에 한 권만으로 계속 반복,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시험 직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헌민형을 이틀로 나누어서 하루에 한 과목씩 기본서만 정독했다. 그 전에 미리 마지막 책을 기본서로 택하기로 마음먹어 꾸준히 단권화를 해 왔기 때문에 하루에 한 과목씩 밀리지 않고 끝낼 수 있었다. 특히 모든 과목에 판례는 두꺼운 분홍색 색연필로 밑줄을 그어놓아서, 마지막에는 판례의 결론을 빠르게 체크하는 방식으로 짚고 넘어갔다.
 
선택과목은 국제거래법이었다. 기본강의 수강 때 두문자 가필 조문집에 단권화를 해 두었고, 12월 이후에는 두문자와 함께 최근 5년 기출문제만 계속 반복했다. 막판 3주 정도는 하루 30분 정도를 두문자 가필 조문집만 반복 학습하는 데 투자하였고, 따로 모의고사를 풀지는 않았다.
 
2차 공부에서 예비순환은 각 과목의 기본서를 구입하여 강의를 들으면서 기본서 정리에 주력했고, 이해에 초점을 맞추면서 암기도 동시에 병행했다. 이 때 상당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초시임에도 불구하고 총점 3점 차이로 아쉽게 낙방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1순환은 학교에 복학하여 대부분의 과목은 학원수업만 듣고 복습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2순환에서는 정리가 많이 된 과목은 ‘sw반’을 통해 모의고사 및 문제해결에 주력하였고, 정리 및 이해가 부족한 과목은 ‘gs반’을 수강하여 이해에 치중하도록 노력했다. 3순환은 실전답안작성연습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자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 1시간짜리 답안을 연습했다. 답안작성 후에는 모범답안과 빠르게 비교한 후 나머지 시간에는 기본서 내용 암기에 주력했다.
 
단권화의 비결은 우선 기본서에서 문제점 부분의 키워드는 연필로, 결론으로 취할 학설에는 빨간색 밑줄을, 다른 학설은 연필로, 판례는 두꺼운 분홍색 색연필로 키워드 중심으로 밑줄을, 검토나 꼭 답안지에 현출하고자 하는 문구는 빨간색으로 밑줄을 그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틀의 이해가 중요한 부분은 제목들에 형광펜을 그어 한눈에 흐름을 파악하기 쉽도록 정리했다. 두문자들에 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 쳐 놓은 것은 마지막 정리에 도움이 되었다.
 
2차에서 중요한 과목에 대해는 역시 민법을 꼽았다. 민법의 경우 일단 학원 순환을 충실히 따라가며 답안작성을 빠지지 않고 했다. 그리고 2순환이 끝난 이후 3순환 전까지는 다른 과목을 공부하면서도 매일 1시간씩 기본서를 읽었다. 헷갈리는 부분은 1차 때 보았던 교과서를 종종 참고하면서 단권화했고, 마지막에는 역시 2차 기본서와 2, 3순환 모의고사만 반복하여 학습했다.
 
답안작성의 노하우는 문제의 제기 부분과 검토 및 사안의 해결에 집중한 것이었다. 문제의 제기 부분에서 사례에 주어진 상황과 甲, 乙등의 문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어떤 점이 문제되는지, 그 다음으로 왜 이런 쟁점을 적어야 하는지를 정확히 적시하고자 하였고, 검토 및 사안의 해결에서는 최대한 사례의 물음에 답을 내기 위해 자세히 작성하여 쟁점들 간에 흐름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 판례의 적시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리고 키워드 중심으로 원문 그대로 현출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두문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특히 판례를 쓰는 목차에는 한자로 ‘判例’라고 써서 채점위원들께서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기 쉽도록 했다.
 
면접은 특별히 준비하지 않고 법률저널에서 제공해준 ‘x파일’을 1회독하고 들어갔다.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는 최대한 쉬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다. 또한 부족한 잠을 늦잠으로 보충하고,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다. 체력적인 관리는 따로 운동은 하지 않았지만 학교 도서관에서부터 신림동 집까지 종종 걸어다녔다.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였고, 고기 등 단백질을 꾸준히 많이 섭취하면서 체력을 보강했다.
 
앞으로 진로를 묻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여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판사가 되어 모두가 수긍할 만한 정의와 형평에 맞는 판결을 내리고 싶습니다.”
 
그가 꿈꾸는 법조인 상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법조인이었다.
 
수험생에게는 “사법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무조건 합격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끝까지 정진하다 보면 어느새 합격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힘내십시오!”라고 응원했다.
 
끝으로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가족과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하루에도 몇 번씩 포기하고 싶다고 짜증내던 저를 달래주시고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더없이 감사드립니다. 예민한 저를 이해해주고 종종 말동무가 되어준 동생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나머지 친척분들, 특히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와 외삼촌께도 합격의 영광을 돌립니다.”
이상연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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